포에버 21의 파산보호 신청과 매장 축소가 전통 소매업의 몰락 의미하지 않는 이유 3가지 포에버 21의 파산보호 신청은 온라인 쇼핑으로 구식 오프라인 소매 매장이 설 자리를 잃어간다는 우려를 되살렸다 / 사진:CHRIS HELGREN-REUTERS/YONHAP중저가 패션 브랜드 포에버 21의 파산보호 신청과 수백 개 매장 폐점 결정은 온라인 쇼핑으로 구식 오프라인 소매 매장이 설 자리를 잃어간다는 우려를 되살렸다. 전자상거래의 강한 성장에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둔화가 맞물려 전통적인 소매업의 몰락을 예고한다는 평가도 있다. 오프라인 철물점, 독립 서점, 쇼핑몰이 모두 사라진다는 주장이다.
나는 2004년부터 대형마트에서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소매유통의 경제학을 조사해 왔다. 전자상거래가 미치는 파괴력에 한계가 있다고 본다. 다음은 오프라인 상점이 온라인 전문 매장보다 유리한 점 3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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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지고 느낀다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은 상품 없이 패션 조언, 매장 픽업 서비스에 드라이클리닝까지 도와주는 ‘쇼룸 매장’을 열었다. / 사진:RICHARD DREW-AP/YONHAP아마존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는 당일 배송을 약속하더라도 아주 빠르지 않거나 많은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다. 자녀를 위해 새로 구입한 아동용 완구에 배터리가 필요하다고? 커피를 마시고 싶다고? 어디에나 집 앞 모퉁이나 큰길에 편의점이 있는 듯하다. 그만큼 소비자가 당장 상품을 살 수 있는 곳에 전략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세븐 일레븐의 전략만 봐도 잘 드러난다. 이들은 특히 유동인구와 이동 중인 소비자가 많은 도시 지역에서 사업을 확장하면서 신규 점포를 열고 있다.
온라인 슈퍼마켓 피팟닷컴(Peapod.com)은 2000년대 초 문을 열었지만 미국인은 여전히 식료품의 98%를 오프라인에서 구매한다. 이를 설명하는 한 가지 논리는 농산물을 두 눈으로 살펴보는 것보다 확실한 방법이 없고 냉장식품이 도착할 때 상하지 않았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더 넓은 의미에서 소비자는 종종 구매하기 전에 만져보고 느껴보거나 사용해 보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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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의 장점 살린다
어떻게 보면 의류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대부분 새 바지나 블라우스를 입어보기 전까지는 마음에 드는지 알기 어렵다. 그러나 식료품 사업과 달리 이는 온라인 소매업체들이 뚜렷한 이점을 지닌 분야다. 소비자가 인터넷에서 셔츠를 주문해 집에서 입어본 뒤 잘 맞지 않을 경우 반품하기 쉽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온라인 의류 매출이 급증하면서 미국 내에서 판매된 전체 의류 중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 까닭이다. 그러나 수익이 확대되는 것은 온라인 전용 소매매장만이 아니다. 바나나 리퍼블릭, J. 크루, 유니클로 같은 전통 브랜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장의 통합에 성공했다. 그들이 신규 온라인 브랜드보다 유리한 점은 소비자가 오래전부터 알고 신뢰한다는 점이다. 둘을 결합하면 고객이 새로 나온 시즌 상품을 매장에서 보고 만져본 뒤 온라인에서 살 수 있다.
고급 의류 소매시장에서 이와 관련된 트렌드는 재고 없는 매장이다. 예컨대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은 패션 조언, (온라인 주문 상품의) 매장 픽업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심지어 드라이클리닝까지 도와주는 ‘쇼룸 매장’ 라인을 개발했다. 노드스트롬 입장에선 너무나도 많은 숫자의 의류 품목에 압도당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온라인 경쟁사가 많을수록 경쟁우위가 커진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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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에서의 인적교류
그러나 전통 쇼핑몰의 전망은 여전히 밝지 않다. 올해 초 지방 쇼핑센터의 공실률은 약 8년래 최고 수준인 9.3%에 달했다. 2022년까지 4개 쇼핑몰 중 1개가 문 닫을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을 많이 이용한다고 해서 쇼핑몰을 이용할 때의 인적교류 체험을 즐기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리고 이는 전자상거래가 필적할 수 없는 영역이다.
오늘날의 수익성 높은 대다수 쇼핑몰은 이런 우위를 활용하기 위해 ‘라이프스타일 센터’라는 브랜드를 내세운다. 쇼핑뿐 아니라 삶의 일부를 체험하는 장소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목적이다. 이런 트렌드의 초기 선구자는 로스앤젤레스의 더 그로브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쇼핑몰 중 하나다. 전자상거래가 막 탄력이 붙던 2000년대 신설돼 온라인 쇼핑몰이 지배할 때도 번창해 왔다.
라이프스타일 센터의 이면에는 유명 브랜드 패션을 대폭 할인가에 판매하는 아웃렛 몰이 있다. 이들의 입점률은 약 98%다. 종종 도시에서 멀리 위치해 유명 브랜드 제조업체들은 도시에 있는 주력 매장의 명성을 해치지 않고 덤핑제품 쇼핑객 대상의 ‘바겐세일’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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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본능
온라인 쇼핑이 편리하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런 소매유통 트렌드는 편리성 외에도 소비자의 선택을 유발하는 요인이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이민 한국인 부부가 일군 성공신화 포에버 21 특히 쇼핑몰을 배회하는 십대를 겨냥한 브랜드의 파산신청은 패션 트렌드의 사이클이 잔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단순한 사실로 귀결되는 듯하다. 그들은 최선을 다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했지만 그 정도로는 분명 충분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소매업의 종말’에서 살아남는 전통 소매업체도 있겠지만 상당수는 그러지 못할 것이다.
- 앤서니 듀크스
※ [필자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의 마케팅 교수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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