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고요 찾아 떠나는 여행
평화와 고요 찾아 떠나는 여행
미국 콜로라도주 산골의 온천부터 에콰도르의 ‘세상 끝 그네’까지, 지구상에서 ‘나’의 존재의미 일깨워줄 6곳세상이 갈수록 바빠지면서 조용한 시간이 절실한 사람이 늘어난다. 귀찮게 울려대는 휴대전화 벨 소리부터 끊임없이 이어지는 자동차 소음까지 온갖 소리의 불협화음이 우리를 둘러싸 평화롭게 쉬고 싶은 마음을 괴롭힌다.
2011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과도한 소음이 인간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친다고 보고했다. 지나친 소음은 스트레스부터 집중력과 생산성 저하, 심장질환, 인지장애, 어린이의 읽기 및 이해 능력 부진까지 많은 신체적·정신적 문제를 일으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다른 형태의 공해는 감소하는 반면 소음 공해는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평화와 고요를 찾아 탈출을 꿈꾸는 사람이 늘어나는 건 놀랄 일이 아니다. 여행은 이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에서 고요를 찾는 많은 사람에게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여행은 마음의 균형을 찾아주고 영혼을 위로해준다.
지구상에는 아직 야생 상태로 남아 있는 곳이 많다. 그런 곳에서는 고립감과 고요를 새롭게 발견하고 자신이 지닌 힘과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거친 자연의 아름다움이 우리의 존재 의미를 일깨워준다. 자연에 파묻혀 자신을 되찾을 수 있는 여행지 중 6곳을 소개한다. 텔루라이드 공항에서 아름다운 산길을 따라 2시간을 달리면 콜로라도주 로키 산맥 깊숙이 자리 잡은 던튼 온천이 나온다. 폐광 후 유령 마을처럼 버려졌던 곳이 낭만적인 휴가지로 탈바꿈했다. 강물이 흐르는 계곡 곳곳에 지어진 통나무집엔 아름다운 가구가 비치됐다. 실내 온천탕이 있는 웰 하우스(Well House)나 폭포가 보이는 비요르크만스(Bjoerkmans) 캐빈을 추천한다. 렌소이스는 포르투갈어로 ‘침대 시트’라는 뜻이다. 아마존강 유역에서 살짝 벗어난 지역의 해변과 내륙에 걸쳐진 이 국립공원엔 흰 모래언덕이 많다. 매년 1월부터 6월까지 호우로 수천 개의 맑은 석호가 생성되며 7월에 수위가 절정에 이른다. 아틴스 마을에는 바닷바람에 야자수가 하늘거리는 해변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술집과 소박한 음식점이 많다. 캘리포니아 북부의 로스트 코스트는 캘리포니아 해안도로를 우회하는 해변의 하이킹 트레일이다. 자동차 도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배낭을 메고 걸을 수 있는 트레일은 여러 갈래다. 낮에는 햇볕이 내리쬐는 야생 그대로의 해변을 걷고 밤에는 버려진 오두막에서 자거나 인적이 없는 푼타 고다 등대에서 야영해도 괜찮다. 칠레 남부의 보석으로 불리는 이 국립공원에서 여행객 인파를 피하려면 짧고 접근하기 쉬운 ‘W’자 트레일보다 커다란 ‘O’자 형태의 트레일을 택해 3~6일 동안 걸어라. 남부 파타고니아 빙원의 거대한 바위들을 처음 본 순간의 감동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네버싱크 피트는 앨러배마주 잭슨 카운티에 있는 석회암 싱크홀이다. 관리 당국의 허가를 받은 암벽등반 전문가는 나뭇잎이 우거진 절벽에서 건물 16층 깊이의 싱크홀 바닥까지 하강하며 지질학적 경이를 체험할 수 있다. 봄철에는 입구 주변의 바위에 양치식물이 무성하다. 선반 모양의 석회암 지층을 따라 폭포가 흐르고 희귀한 식물들이 자라난다. 이곳은 멸종위기에 처한 생태계로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다.
여름밤에는 생물 발광 곰팡이의 일종인 뽕나무버섯이 절벽을 장식해 개똥벌레 유충(땅속에서 희미한 빛을 낸다)으로 오인하기 쉽다. 이 석회암 싱크홀은 입구 부분의 폭이 약 23m이며 깊이는 49m다. 바닥까지 내려가면 마치 지구의 창자 속에 들어온 느낌이 들며 위쪽의 하늘이 까마득하게 멀어 보인다. 이 지역은 경치가 아름답고 다양한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지표 밑에 이렇게 놀라운 자연 세계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공성 석회암 지층이 흔한 앨러배마주 북부엔 네버싱크 피트 같은 싱크홀과 동굴이 많다. 네버싱크 피트에 가려면 이름도 없는 도로 주변의 작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30분 정도 힘들게 걸어 올라가야 한다. 에콰도르의 깊은 협곡 절벽 꼭대기에 있는 한 나무에 긴 그네가 걸려 있다. ‘세상 끝의 그네’라고 불리는 이 그네는 카사 델 아르볼 화산감시탑 근처에 있다. 발아래 광활한 자연을 내려다보며 하늘을 나는 듯한 자유를 만끽하고 싶은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 빅토리아 워드
※ [필자는 음식·여행 전문 기자 겸 작가로 이 기사는 그녀의 신저 ‘버킷 리스트: 평화와 고요를 찾아서’( The Bucket List: Places to Find Peace and Quiet)’에서 발췌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1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과도한 소음이 인간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친다고 보고했다. 지나친 소음은 스트레스부터 집중력과 생산성 저하, 심장질환, 인지장애, 어린이의 읽기 및 이해 능력 부진까지 많은 신체적·정신적 문제를 일으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다른 형태의 공해는 감소하는 반면 소음 공해는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평화와 고요를 찾아 탈출을 꿈꾸는 사람이 늘어나는 건 놀랄 일이 아니다. 여행은 이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에서 고요를 찾는 많은 사람에게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여행은 마음의 균형을 찾아주고 영혼을 위로해준다.
지구상에는 아직 야생 상태로 남아 있는 곳이 많다. 그런 곳에서는 고립감과 고요를 새롭게 발견하고 자신이 지닌 힘과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거친 자연의 아름다움이 우리의 존재 의미를 일깨워준다. 자연에 파묻혀 자신을 되찾을 수 있는 여행지 중 6곳을 소개한다.
던튼 온천(Dunton Hot Springs) | 미국 콜로라도주
렌소이스 마라넨지스 국립공원(Lençóis Maranhenses National Park) | 브라질 바헤이리냐스
로스트 코스트(The Lost Coast) | 미국 캘리포니아주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Torres del Paine National Park) | 칠레 파타고니아
네버싱크 피트(Neversink Pit) | 미국 앨러배마주 잭슨 카운티
여름밤에는 생물 발광 곰팡이의 일종인 뽕나무버섯이 절벽을 장식해 개똥벌레 유충(땅속에서 희미한 빛을 낸다)으로 오인하기 쉽다. 이 석회암 싱크홀은 입구 부분의 폭이 약 23m이며 깊이는 49m다. 바닥까지 내려가면 마치 지구의 창자 속에 들어온 느낌이 들며 위쪽의 하늘이 까마득하게 멀어 보인다. 이 지역은 경치가 아름답고 다양한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지표 밑에 이렇게 놀라운 자연 세계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공성 석회암 지층이 흔한 앨러배마주 북부엔 네버싱크 피트 같은 싱크홀과 동굴이 많다. 네버싱크 피트에 가려면 이름도 없는 도로 주변의 작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30분 정도 힘들게 걸어 올라가야 한다.
세상 끝의 그네(The Swing at the End of the World) | 에콰도르 바뇨스
- 빅토리아 워드
※ [필자는 음식·여행 전문 기자 겸 작가로 이 기사는 그녀의 신저 ‘버킷 리스트: 평화와 고요를 찾아서’( The Bucket List: Places to Find Peace and Quiet)’에서 발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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