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유료멤버십 도입 3년 성과는] 네이버도 뛰어든 구독 서비스 ‘차별화가 관건’
[e커머스 유료멤버십 도입 3년 성과는] 네이버도 뛰어든 구독 서비스 ‘차별화가 관건’
당일배송·적립금·콘텐트로 ‘충성고객 모시기’… 아마존, 연회비 수익만 21조원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 네이버가 6월 1일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매월 4900원의 구독료를 내면 쇼핑·음악·웹툰 등 네이버의 주요 콘텐트를 쓸 수 있는 유료 멤버십 제도다. 이용자들이 가장 큰 혜택으로 꼽는 것은 네이버페이 결제시 돌아오는 적립금이다. 멤버십 가입자가 네이버 플랫폼 내 가맹점에서 네이버페이로 구매하면 결제금액의 5%를 캐시백 포인트로 돌려받을 수 있다. 이렇게 쌓은 적립금은 다시 쇼핑할 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의 간편 결제방식인 네이버페이 이용자는 월 1000만 명이 넘는다. 네이버는 2015년 네이버페이 출시 후 온라인 가맹점 30만개, 오프라인 가맹점 10만개와 연동했다. 가맹점 수가 많아 적립금을 다양한 결제에 활용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쇼핑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트 서비스와 연동된 것이 여타 e커머스(전자상거래)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와 비교되는 장점이다. 네이버가 가세하며 e커머스 업계의 유료 회원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일정한 금액을 내고 멤버십에 가입하면 쇼핑 등 여러 가지 콘텐트를 이용하는 혜택을 주는 ‘디지털 구독경제’의 일환으로, 국내외 IT업계에서 각광 받고 있다. 미국 아마존이 2004년 처음으로 선보인 유료 멤버십 ‘아마존 프라임’이 성공 모델이다.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는 매월 12.99달러(약 1만6000원)를 내면 빠른 배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아마존의 음악·영화 등 각종 콘텐트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 17개국에서 1억5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들이 내는 연회비만 21조원에 달한다. 이를 벤치마킹해 국내에선 G마켓·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2017년 처음 유료 회원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베이코리아의 유료 멤버십인 ‘스마일클럽’은 연회비 3만원을 내면 가입 가능하다. 가입 즉시 스마일캐시 3만7000점을 적립해주고, 무료 배송 서비스와 할인 쿠폰 등의 혜택을 준다. 도입 3년이 지난 현재 스마일클럽 누적고객은 200만명에 달한다. 전체 회원(3000만명)의 약 6.7% 수준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최근 유료 회원들에게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빅스마일데이’를 진행했다. 최대 30만원의 할인쿠폰 3종을 총 3회에 걸쳐 제공하자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행사기간 9일 동안 누적 판매량은 3070만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늘면서 온라인 쇼핑몰의 유료 회원제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오프라인 수요가 e커머스로 몰리자 충성고객을 늘릴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찍이 아마존 프라임을 롤모델로 해 서비스 도입 시기를 엿보던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이 크게 늘자 멤버십을 강화해 고객 끌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네이버플러스 출시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e커머스기업이 중심이 돼 유료 회원을 끌어 들이고 있다. 쿠팡과 티몬·위메프는 각각 ‘로켓와우클럽’ ‘슈퍼세이브’ ‘특가클럽’ 등 유료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 10월 유료 멤버십을 도입한 쿠팡은 현재까지 5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매달 내는 회비 수익만 150억원에 달한다.
쿠팡은 ‘로켓배송’ 노하우를 살려 차별화된 배달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월 2900원을 결제하면 당일 혹은 익일 배송을 보장한다. 5월부터는 오전 10시 이전에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그날 오후 6시까지 배송해주는 ‘로켓프레시 당일배송’도 유료 회원을 대상으로 선보였다. 또 반품 기간도 30일(비회원은 14일)로 길어 고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3개월째 로켓와우클럽을 이용하는 김서진(29)씨는 “한달 동안 무료체험 후 만족스러워서 매월 결제를 하고 있다”며 “단돈 1000원짜리 물건 하나를 사도 빠르면 당일에 배송이 되는 점에 편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이 내는 가입비도 큰 수익이긴 하지만 그보다는 가입된 업체를 계속 이용하게 되는 ‘락인(Lock-In·묶어두기)’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료 멤버십에 한 번 가입한 고객은 그 업체를 계속 이용하게 돼 충성고객이 되는 경향이 크다. 비슷한 가격이라면 유료로 가입한 회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업체를 이용하는 게 회원 입장에서는 이익이기 때문이다.
충성고객일수록 구매력도 커진다. 롯데홈쇼핑은 2018년 홈쇼핑 업계 최초로 유료 회원제 ‘엘클럽’을 선보였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엘클럽 회원의 연간 구매액은 평균 147만원으로, 일반 회원(30만원)의 5배에 육박한다. 이에 힘입어 롯데홈쇼핑은 6월부터는 프리미엄 회원제를 도입했다. 기존 엘클럽 회원 가운데 이용 실적이 높은 1500여명을 대상으로 해 가입비 10만원을 받는 VIP멤버십 제도다. 이들에게는 할인쿠폰, 무료배송,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을 비롯해 회원 등급 따라 6성급 호텔 숙박권과 문화공연 등이 추가 제공된다. 이처럼 유료 회원제를 강화하는 것은 기존 유료 멤버십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유료 멤버십 혜택이 도입 초기와 달리 줄었다는 비난도 나온다. 이베이코리아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초창기부터 이용하고 있는 박현아(30)씨는 “대규모 할인 행사를 앞두고 판매가를 슬며시 올리는 방식으로 할인쿠폰을 적용해도 이전 판매가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제품이 대다수”라며 “유료 회원으로 가입할 때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일단 가입하고 나면 혜택을 점점 줄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커머스에 앞서 유료 회원제를 도입한 창고형 대형점포의 현주소도 눈여겨 볼만하다. 국내 16개 매장을 운영 중인 코스트코코리아는 국내 진출 초기 유료 멤버십 제도를 선보이며 성장을 거듭했다. 개인 회원용 골드스타 카드 연회비는 현재 3만8500원이다. 코스트코는 지난해 매출 4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유료 회원제로 운영한 롯데그룹의 빅마켓은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7월 1일부터 5개 점포에서 유료 멤버십 제도를 폐지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경영학)는 “유료 멤버십을 필두로 한 구독 서비스는 이용자가 서비스에 한번 발을 들이면 혜택이나 편리함 때문에 지속적으로 이용하게 만드는 중독적인 요소나 장치가 필수”라며 “너도나도 유료 회원제를 선보이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내놓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고객을 묶어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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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간편 결제방식인 네이버페이 이용자는 월 1000만 명이 넘는다. 네이버는 2015년 네이버페이 출시 후 온라인 가맹점 30만개, 오프라인 가맹점 10만개와 연동했다. 가맹점 수가 많아 적립금을 다양한 결제에 활용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쇼핑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트 서비스와 연동된 것이 여타 e커머스(전자상거래)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와 비교되는 장점이다.
코로나19 사태 기회 삼아 유료회원제 강화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는 매월 12.99달러(약 1만6000원)를 내면 빠른 배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아마존의 음악·영화 등 각종 콘텐트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 17개국에서 1억5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들이 내는 연회비만 21조원에 달한다. 이를 벤치마킹해 국내에선 G마켓·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2017년 처음 유료 회원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베이코리아의 유료 멤버십인 ‘스마일클럽’은 연회비 3만원을 내면 가입 가능하다. 가입 즉시 스마일캐시 3만7000점을 적립해주고, 무료 배송 서비스와 할인 쿠폰 등의 혜택을 준다. 도입 3년이 지난 현재 스마일클럽 누적고객은 200만명에 달한다. 전체 회원(3000만명)의 약 6.7% 수준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최근 유료 회원들에게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빅스마일데이’를 진행했다. 최대 30만원의 할인쿠폰 3종을 총 3회에 걸쳐 제공하자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행사기간 9일 동안 누적 판매량은 3070만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늘면서 온라인 쇼핑몰의 유료 회원제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오프라인 수요가 e커머스로 몰리자 충성고객을 늘릴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찍이 아마존 프라임을 롤모델로 해 서비스 도입 시기를 엿보던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이 크게 늘자 멤버십을 강화해 고객 끌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네이버플러스 출시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e커머스기업이 중심이 돼 유료 회원을 끌어 들이고 있다. 쿠팡과 티몬·위메프는 각각 ‘로켓와우클럽’ ‘슈퍼세이브’ ‘특가클럽’ 등 유료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 10월 유료 멤버십을 도입한 쿠팡은 현재까지 5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매달 내는 회비 수익만 150억원에 달한다.
쿠팡은 ‘로켓배송’ 노하우를 살려 차별화된 배달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월 2900원을 결제하면 당일 혹은 익일 배송을 보장한다. 5월부터는 오전 10시 이전에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그날 오후 6시까지 배송해주는 ‘로켓프레시 당일배송’도 유료 회원을 대상으로 선보였다. 또 반품 기간도 30일(비회원은 14일)로 길어 고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3개월째 로켓와우클럽을 이용하는 김서진(29)씨는 “한달 동안 무료체험 후 만족스러워서 매월 결제를 하고 있다”며 “단돈 1000원짜리 물건 하나를 사도 빠르면 당일에 배송이 되는 점에 편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이 내는 가입비도 큰 수익이긴 하지만 그보다는 가입된 업체를 계속 이용하게 되는 ‘락인(Lock-In·묶어두기)’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료 멤버십에 한 번 가입한 고객은 그 업체를 계속 이용하게 돼 충성고객이 되는 경향이 크다. 비슷한 가격이라면 유료로 가입한 회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업체를 이용하는 게 회원 입장에서는 이익이기 때문이다.
충성고객일수록 구매력도 커진다. 롯데홈쇼핑은 2018년 홈쇼핑 업계 최초로 유료 회원제 ‘엘클럽’을 선보였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엘클럽 회원의 연간 구매액은 평균 147만원으로, 일반 회원(30만원)의 5배에 육박한다. 이에 힘입어 롯데홈쇼핑은 6월부터는 프리미엄 회원제를 도입했다. 기존 엘클럽 회원 가운데 이용 실적이 높은 1500여명을 대상으로 해 가입비 10만원을 받는 VIP멤버십 제도다. 이들에게는 할인쿠폰, 무료배송,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을 비롯해 회원 등급 따라 6성급 호텔 숙박권과 문화공연 등이 추가 제공된다. 이처럼 유료 회원제를 강화하는 것은 기존 유료 멤버십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풀이된다.
최대매출 코스트코 vs 유료회원제 폐지 빅마켓
e커머스에 앞서 유료 회원제를 도입한 창고형 대형점포의 현주소도 눈여겨 볼만하다. 국내 16개 매장을 운영 중인 코스트코코리아는 국내 진출 초기 유료 멤버십 제도를 선보이며 성장을 거듭했다. 개인 회원용 골드스타 카드 연회비는 현재 3만8500원이다. 코스트코는 지난해 매출 4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유료 회원제로 운영한 롯데그룹의 빅마켓은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7월 1일부터 5개 점포에서 유료 멤버십 제도를 폐지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경영학)는 “유료 멤버십을 필두로 한 구독 서비스는 이용자가 서비스에 한번 발을 들이면 혜택이나 편리함 때문에 지속적으로 이용하게 만드는 중독적인 요소나 장치가 필수”라며 “너도나도 유료 회원제를 선보이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내놓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고객을 묶어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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