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의 증시 맥짚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둔화 우려 커져
[이종우의 증시 맥짚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둔화 우려 커져
‘한국판 뉴딜’ 수혜주 주목… 전력인프라·재생에너지 상승 가능성 있어 코로나19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세계 전체로는 하루 확진자 수가 25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일간 확진자 수가 7만명을 넘었다.
그래도 주식시장은 이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양호한 지표가 잇달아 발표되고,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데다 7월 내로 미국에서 5차 경기 부양책이 나올 거란 기대가 투자심리에 힘을 실어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호재들이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초기에 이미 예상됐다는 점이다. 이제 다음 국면으로 넘어가 주가 상승으로 가려졌던 위험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주식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7월 첫번째 주 미국의 경제 활동성지수(MEI)가 1월 평균대비 43.1% 감소했다. 6월 세번째 주 42.3% 감소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미국 오픈테이블의 레스토랑 예약률 역시 6월 20일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서 경제 활동이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2차 확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경제봉쇄가 아니다. 활동이 줄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경제의 모양은 N자 형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여러 정부의 지원책도 마무리됐기 때문에 둔화를 되돌릴 방안이 마땅히 없는 상태다. 미국의 3대 경제지표인 ISM(구매관리자) 지수와 고용, 소매판매는 3~4월의 급랭과 5~6월의 가파른 회복을 경험했다. 앞으로 관심사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이 반영된 7~8월 경제지표의 향방인데, 좋지 않을 걸로 전망된다.
주간 신규실업자 수가 빠르게 회복될 거란 기대와 달리 매주 100만명을 꾸준히 웃돌고 있다. 7월 중순부터는 아예 전주보다 숫자가 늘고 있다. 조만간 악화된 지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시장이 유동성에 의존해 오름세를 계속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주식을 매도해 보유 규모를 줄이는 게 상책이다.
정부가 2025년까지 총 160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190만 개를 만드는 구상을 담은 한국판 뉴딜 계획을 발표했다.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고용 안전망 구축 등 3개 내용으로 하는데 디지털 뉴딜의 경우 58조2000억원을 투자해 일자리 90만3000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생태계 강화 차원에서 공공데이터 14만 개를 공개해 데이터 댐을 구축하고, 8400개 기업 데이터의 바우처를 제공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그린 뉴딜 정책에는 2025년까지 73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시·공간·생활 인프라의 녹색 전환을 위해 노후 건축물 23만호의 제로 에너지화에 나서고, 스마트 그린도시 25곳을 조성할 예정이다.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을 위해 전기차와 수소차 보급은 물론 태양광, 풍력,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도 확대할 계획이다.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 차원에서 스마트 그린 산단 10곳을 조성하고 스마트 생태 공장과 클린 팩토리도 계획하고 있다.
한국형 그린 뉴딜은 자동차 주식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줬다. 앞으로 전기차를 포함한 차세대 자동차의 수요가 증가해 2025년에는 전기차가 세계 자동차 판매의 주축이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기차가 이렇게 각광을 받는 건 배터리의 영향이 크다. 전기차용 배터리 팩 가격이 2010년 ㎾h(킬로와트시)당 1183달러에서 지난해 156달러까지 87% 하락했다. 연평균 19%씩 가격이 떨어진 건데 이 추세대로라면 2024년에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이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다. 반면 배터리의 평균 에너지밀도는 매년 5~7%씩 늘었다. 크기가 작지만 오래 쓸 수 있는 배터리가 나옴으로써 전기차 발전이 전환점을 맞게 된 것이다.
자동차에서 ‘창조적 파괴’가 일어날 시간이 멀지 않은 것 같다. 블룸버그는 2010년 수천 대에 불과하던 전 세계 전기차 판매가 2025년에는 1000만대로 늘어나고 2030년에는 2800만 대, 2040년에는 5600만 대를 돌파할 걸로 추정했다. 2040년 판매되는 승용차의 57%, 전 세계 승용차의 30% 이상이 전기차가 될 거라는 얘기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가장 빨라서 2025년 승용차 판매의 19%를 전기차가 담당하고, EU와 미국은 14%와 11%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연기관차량이 전기차로 본격 대체되는 시간이 멀지 않았다. 테슬라의 주가 상승은 이런 전망을 기초로 하고 있는데 그린 뉴딜을 계기로 자동차에서 본격적으로 꿈이 주식에 반영되는 상황이 벌어질 걸로 보인다. 그린 뉴딜은 앞으로도 계속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다. 시장에서는 배터리, 전기차, 전력 그리드, 재생에너지를 그린 뉴딜 관련 업종으로 꼽고 있다. 이중 전력 인프라와 재생에너지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배터리는 이미 주가가 크게 올랐고, 전기차는 현대차 그룹이 내연기관차를 주력으로 하고 있어 이들이 어떻게 전기차로 전환될 건지를 먼저 보여줘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반면 전력 인프라와 재생에너지는 그 동안 주가가 오르지 않았고 재료도 오래 전에 나온 게 전부여서 신선하다.
문제는 집중력이다. 전력 인프라와 재생에너지가 주가를 올리는 역할을 하더라도 배터리와 같은 힘을 발휘하기는 힘들다. 배터리는 세계 10대 기업 중 우리 기업이 3개를 차지할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난 반면 전력 인프라와 재생에너지는 그 정도는 아니다. 태양광의 경우 도입 초기에 각광받은 적이 있지만 이후 중국산에 밀려 OCI 같은 경우 주가가 최고점보다 90% 넘게 하락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아직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만큼 배터리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 같다. 녹색성장이 한창 얘기가 될 때 LED(발광다이오드)가 각광을 받았지만 테마가 빠르게 사라진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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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주식시장은 이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양호한 지표가 잇달아 발표되고,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데다 7월 내로 미국에서 5차 경기 부양책이 나올 거란 기대가 투자심리에 힘을 실어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호재들이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초기에 이미 예상됐다는 점이다. 이제 다음 국면으로 넘어가 주가 상승으로 가려졌던 위험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주식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7월 첫번째 주 미국의 경제 활동성지수(MEI)가 1월 평균대비 43.1% 감소했다. 6월 세번째 주 42.3% 감소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미국 오픈테이블의 레스토랑 예약률 역시 6월 20일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서 경제 활동이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2차 확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경제봉쇄가 아니다. 활동이 줄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경제의 모양은 N자 형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여러 정부의 지원책도 마무리됐기 때문에 둔화를 되돌릴 방안이 마땅히 없는 상태다. 미국의 3대 경제지표인 ISM(구매관리자) 지수와 고용, 소매판매는 3~4월의 급랭과 5~6월의 가파른 회복을 경험했다. 앞으로 관심사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이 반영된 7~8월 경제지표의 향방인데, 좋지 않을 걸로 전망된다.
주간 신규실업자 수가 빠르게 회복될 거란 기대와 달리 매주 100만명을 꾸준히 웃돌고 있다. 7월 중순부터는 아예 전주보다 숫자가 늘고 있다. 조만간 악화된 지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시장이 유동성에 의존해 오름세를 계속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주식을 매도해 보유 규모를 줄이는 게 상책이다.
정부가 2025년까지 총 160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190만 개를 만드는 구상을 담은 한국판 뉴딜 계획을 발표했다.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고용 안전망 구축 등 3개 내용으로 하는데 디지털 뉴딜의 경우 58조2000억원을 투자해 일자리 90만3000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생태계 강화 차원에서 공공데이터 14만 개를 공개해 데이터 댐을 구축하고, 8400개 기업 데이터의 바우처를 제공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그린 뉴딜 정책 발표로 자동차 주식 상승
한국형 그린 뉴딜은 자동차 주식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줬다. 앞으로 전기차를 포함한 차세대 자동차의 수요가 증가해 2025년에는 전기차가 세계 자동차 판매의 주축이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기차가 이렇게 각광을 받는 건 배터리의 영향이 크다. 전기차용 배터리 팩 가격이 2010년 ㎾h(킬로와트시)당 1183달러에서 지난해 156달러까지 87% 하락했다. 연평균 19%씩 가격이 떨어진 건데 이 추세대로라면 2024년에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이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다. 반면 배터리의 평균 에너지밀도는 매년 5~7%씩 늘었다. 크기가 작지만 오래 쓸 수 있는 배터리가 나옴으로써 전기차 발전이 전환점을 맞게 된 것이다.
자동차에서 ‘창조적 파괴’가 일어날 시간이 멀지 않은 것 같다. 블룸버그는 2010년 수천 대에 불과하던 전 세계 전기차 판매가 2025년에는 1000만대로 늘어나고 2030년에는 2800만 대, 2040년에는 5600만 대를 돌파할 걸로 추정했다. 2040년 판매되는 승용차의 57%, 전 세계 승용차의 30% 이상이 전기차가 될 거라는 얘기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가장 빨라서 2025년 승용차 판매의 19%를 전기차가 담당하고, EU와 미국은 14%와 11%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연기관차량이 전기차로 본격 대체되는 시간이 멀지 않았다. 테슬라의 주가 상승은 이런 전망을 기초로 하고 있는데 그린 뉴딜을 계기로 자동차에서 본격적으로 꿈이 주식에 반영되는 상황이 벌어질 걸로 보인다.
전력인프라·재생에너지에도 관심 가져야
문제는 집중력이다. 전력 인프라와 재생에너지가 주가를 올리는 역할을 하더라도 배터리와 같은 힘을 발휘하기는 힘들다. 배터리는 세계 10대 기업 중 우리 기업이 3개를 차지할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난 반면 전력 인프라와 재생에너지는 그 정도는 아니다. 태양광의 경우 도입 초기에 각광받은 적이 있지만 이후 중국산에 밀려 OCI 같은 경우 주가가 최고점보다 90% 넘게 하락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아직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만큼 배터리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 같다. 녹색성장이 한창 얘기가 될 때 LED(발광다이오드)가 각광을 받았지만 테마가 빠르게 사라진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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