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윤의 브랜드 스토리] ‘배달의민족’의 ‘잼난’ 문화 브랜딩
[허태윤의 브랜드 스토리] ‘배달의민족’의 ‘잼난’ 문화 브랜딩
‘치믈리에’ 자격 시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취재… B급 문화, 키치 문화 기반으로 브랜딩 배달의민족이 하는 브랜딩은 재미있다. 배달앱과는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폰트(서체)를 제작해서 무료로 배포하고, 한때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패러디한 ‘블랙 프라이드데이’를 만들어 장안의 치킨을 동나게 했다. 또 사전에도 없는 치킨 맛 감별사라는 ‘치믈리에’ 자격시험을 만들어 치킨깨나 먹는다는 장안의 치킨 고수들을 모아 대회를 치렀다. 참가자들이 시험 준비를 하느라 치킨은 또다시 팔렸고, 소믈리에도 아닌 ‘치믈리에’라는 희한한 자격시험은 SNS는 물론, 공중파 TV를 포함한 모든 언론사에 기삿거리를 제공했다. 심지어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현장 취재를 올 정도였다.
그런가 하면 배민 신춘문예라는 행사를 통해 전국 수만의 재기발랄한 젊은이들을 위한 장을 만들어 배달음식을 소재로 한 기발한 말장난에 상을 준다. “아빠 힘내세요, 우리고 있잖아요.-사골국물”… 이런 식이다. 상품은 대상에 치킨 365마리, 최우수상에 치킨 50마리. 수상작은 젊은이들이 많은 지하철 역사에 전시되어 지나는 20~30대 젊은이들의 피곤한 출퇴근길에 ‘풋’하는 실소를 자아내게 하며 ‘배민다움’을 각인시킨다.
음식 배달하는 업체가 서울 패션위크에 참가해 자신들의 한글서체를 이용한 패션을 소개하기도 했다. 겨울용 점퍼의 지퍼 부분엔 ‘난방 중에는 문을 꼭 닫아주세요’ 라는 문구를 넣는 등 옷의 기능성과 언어의 맛을 절묘하게 결합해 ‘배민다움’을 잊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배민은 이러한 브랜딩을 통해 특별한 기술적 차별화도 없고, 서비스의 차별화도 없으면서 업계 2위와 엄청난 격차로 독보적 1위로 올라섰다. 올 초, 세계적인 독일계 배달기업 딜리버리 히어로(DH)에 4조8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으론 국내 최대의 M&A로 기록되는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배달의민족’이라는 브랜드로 브랜딩 하면서 ‘배다른 민족’인 외국계 기업에 매각 협상이 진행되면서 그 브랜드의 진정성이 다소 훼손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배달의 민족이 만든 ‘B급 문화’와 ‘키치 문화’를 기반으로 한 문화 브랜딩을 살펴보는 것은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다. 배달의민족이 탄생하던 2010년대 초반은 소위 신자유주의 경제 담론이 사회를 지배했다. IMF의 위기를 막 벗어난 기업은 주주이익의 극대화와 효율을 기업경영의 최고의 가치로 떠받들었다. 이로 인해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사회는 엘리트중심의 문화가 형성됐다. 당시 이명박 정권의 내각은 이른바 ‘고소영(고대·소망교회·영남) 내각’, ‘강부자(강남·부동산·자산40억원) 내각’이라 불릴 정도로 한국사회의 주류문화는 엘리트주의가 만연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적 통설(Cultural Orthodoxy)에 대항하는 반문화 현상들이 사회 이곳저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2011년에는 엘리트정권의 권위와 부조리를 유쾌하게 조롱하는 ‘나는 꼼수다’라는 팟캐스트 프로그램이 사회현상으로 번지고 있었다. 지금은 세월이 바뀌어 이 방송의 진행자들이 주류방송의 진행자로 자리를 잡았지만, 당시 진행자 4인방은 비주류·반문화의 상징이었다. 인터넷언론 ‘딴지일보’의 창립자, 권력과 재벌 관련 고발 기사를 쓰는 중소 시사잡지의 기자, 비주류 야당 정치인, 그리고 마이너리티 방송인 극동방송의 PD 출신까지 4명은 당시 세계 1위의 팟캐스트 다운로드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만들며 유쾌한 반란을 만들어 갔다. 거기에 방송의 형식과 컨셉트는 권위적인 주류 방송과 완전히 다른 B급 코드를 버무린 키치 문화를 표방, 비록 1년여밖에 이어가지 않았지만, 당시 젊은 층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은 것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이 시기에 또 다른 반문화의 상징적 사건이 일어났다. 2012년 한국가요 처음으로 빌보드 핫100에 진입한 ‘강남스타일’이 한국 내 히트를 넘어 세계적 환호를 받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까지 봐왔던 세련된 영상의 뮤직비디오와 거리가 먼 낯설고 이질감이 느껴지는 영상, 우스꽝스러운 영상 속에 날씬한 외모의 훈남과는 전혀 반대의 스스로를 ‘쌈마이’라고 얘기하는 가수. 그가 던진 B급 문화를 통한 대중적 카타르시스는 그 반향이 엄청났다.
2014년에는 TVN이 방영한 ‘미생’이라는 드라마가 한국 사회에 신드롬을 몰고 왔다. 원래 2012년 웹툰으로 연재됐던 원작의 이 드라마는 2014년 공중파, 종편을 포함한 모든 프로그램에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 우리 사회가 양산한 비정규직의 애환과 조직 말단사원의 현실이 리얼하게 그려지면서 직장에서의 비주류에 대한 관심이 환기되고 있었다.
한편, 대학가의 2010년대 초반은 이른바 ‘홍대 문화’라고 하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와 대중문화가 아닌 비주류의 음악, 언더그라운드 예술의 감성이 번성하던 시기였다. 홍대 클럽에 가면 다른 곳에서 접할 수 없는 음악과 공연이 있고 거리에서는 비슷한 감성을 지닌 동호회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서브컬쳐(하위문화)가 성장해 나갔다.
배달의민족이 답십리의 카페 한구석에서 전단지를 모아 그것을 스마트폰에 정보화시키는 작업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했던 시기, 한국의 사회문화적 환경은 그러했다.
하버드대학과 옥스퍼드대학의 마케팅 교수를 역임한 더글라스 홀트(Douglas Holt)는 이러한 현상을 ‘사회적 파괴(social disruption)’라고 했다. 일종의 주류 문화에 대한 반문화적인 현상들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던 이 시기는 새로운 브랜드들에는 이념적 기회(ideological opportunity)로 다가오는 시기이다.
배달의민족은 이 사회의 비주류지만 배달음식의 주문처를 결정하는 사람들은 조직의 막내라는 것에 주목했다. 이들이야말로 배민이 모셔야 할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이들이 좋아하고 열광할 만한 일들을 벌인 것이다. 홍대의 비주류 청년문화의 주인공들, ‘미생’의 ‘장그래’를 자신의 페르소나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배달음식은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행복한 시간’을 주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배민은 그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주는 매개가 되겠다는 약속을 한다. 그리고 ‘나꼼수’ ‘강남스타일’의 키치 문화를 통해 확인한 유쾌하고 발랄한 B급 키치 문화로 도발을 한다. 배민 신춘문예, 치믈리에 시험, 서울패션위크, 블랙 프라이드데이 등이 그것이다. 배민은 B급 감성에 의존하지만 매우 영리한 나름대로의 브랜드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다. 우선 고객과 교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고객인 조직의 막내, 이 시대의 20~30대들과 소통할 수 없는 메시지는 철저히 배제한다. 두 번째, 비상업적 접근을 추구한다. 고객은 똑똑하기에 대놓고 장사하는 메시지에는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세 번째, 고객이 궁금증을 가질만한 일을 만든다. 호기심을 가져야 메시지를 보고 그래야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이다. 고객은 진화하고 그러한 고객을 위해서 접근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녹아 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세 가지의 가이드라인을 단 두 개의 의성어로 정리한 것이다. ‘풋’ 하는 실소와 ‘아~’하는 공감의 감탄사이다. 모든 아이디어는 ‘풋’하는 실소를 자아내는 재미와, ‘아~’ 하는 공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배민의 브랜딩인 ‘배민다움’을 만드는 요체이다.
2011년에 시작해 불과 10년 만에 이뤄낸 ‘배달의민족’의 성과는 놀랍다. 매년 100% 이상의 성장을 이뤄내면서 기업가치 5조에 달하는 기업을 만든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식당의 전단지를 정보화하기 위해 발로 뛰며 수많은 점주를 만나고 설득하는 과정이 있었을 것이고, 영세 식당들을 상대로 수수료를 뜯어낸다는 흑색선전에 대응해 비즈니스 모델을 수없이 고민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어떻게 고객이 브랜드를 사랑하게 하느냐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것에 점수를 주고 싶다. 플랫폼 시대의 브랜드 경쟁력은 그 브랜드를 사랑하는 소비자가 얼마나 많은가에 있다. 그들은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그 브랜드를 믿고, 그 플랫폼에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담더라도 믿고 따르는 팬덤인 것이다.
배민에는 배짱이(배민을 짱 좋아하는 이들)라는 팬클럽이 있다. 매년 20~30만명이 지원하고 그중에 수백 명만을 선발한다. 그들은 입을 모아 ‘나를 이해하는 배민’을 외치고 ‘배민의 B급 문화’에 열광한다.
브랜드가 처한 시대의 문화를 읽고 그 속에서 브랜드의 이념적 기회를 발견, 고객을 팬으로 만든 배민의 성공은 분명 이 시대 플랫폼 브랜딩의 롤 모델이다.
※ 필자는 제일기획과 공기업에서 30년간 광고와 마케팅을 경험했다. 제일기획 인도법인을 설립했으며, 미주총괄 임원을 역임했고 이후 공기업의 마케팅본부장을 맡아 공공부문에 민간의 마케팅 역량과 글로벌 역량을 접목시키는데 기여했다. 한국외대에서 광고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한신대 평화교양대학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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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배민 신춘문예라는 행사를 통해 전국 수만의 재기발랄한 젊은이들을 위한 장을 만들어 배달음식을 소재로 한 기발한 말장난에 상을 준다. “아빠 힘내세요, 우리고 있잖아요.-사골국물”… 이런 식이다. 상품은 대상에 치킨 365마리, 최우수상에 치킨 50마리. 수상작은 젊은이들이 많은 지하철 역사에 전시되어 지나는 20~30대 젊은이들의 피곤한 출퇴근길에 ‘풋’하는 실소를 자아내게 하며 ‘배민다움’을 각인시킨다.
음식 배달하는 업체가 서울 패션위크에 참가해 자신들의 한글서체를 이용한 패션을 소개하기도 했다. 겨울용 점퍼의 지퍼 부분엔 ‘난방 중에는 문을 꼭 닫아주세요’ 라는 문구를 넣는 등 옷의 기능성과 언어의 맛을 절묘하게 결합해 ‘배민다움’을 잊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배민은 이러한 브랜딩을 통해 특별한 기술적 차별화도 없고, 서비스의 차별화도 없으면서 업계 2위와 엄청난 격차로 독보적 1위로 올라섰다. 올 초, 세계적인 독일계 배달기업 딜리버리 히어로(DH)에 4조8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으론 국내 최대의 M&A로 기록되는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배달의민족’이라는 브랜드로 브랜딩 하면서 ‘배다른 민족’인 외국계 기업에 매각 협상이 진행되면서 그 브랜드의 진정성이 다소 훼손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배달의 민족이 만든 ‘B급 문화’와 ‘키치 문화’를 기반으로 한 문화 브랜딩을 살펴보는 것은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다.
반문화 속 ‘배달의민족’ 탄생
그러나 이러한 문화적 통설(Cultural Orthodoxy)에 대항하는 반문화 현상들이 사회 이곳저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2011년에는 엘리트정권의 권위와 부조리를 유쾌하게 조롱하는 ‘나는 꼼수다’라는 팟캐스트 프로그램이 사회현상으로 번지고 있었다. 지금은 세월이 바뀌어 이 방송의 진행자들이 주류방송의 진행자로 자리를 잡았지만, 당시 진행자 4인방은 비주류·반문화의 상징이었다. 인터넷언론 ‘딴지일보’의 창립자, 권력과 재벌 관련 고발 기사를 쓰는 중소 시사잡지의 기자, 비주류 야당 정치인, 그리고 마이너리티 방송인 극동방송의 PD 출신까지 4명은 당시 세계 1위의 팟캐스트 다운로드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만들며 유쾌한 반란을 만들어 갔다. 거기에 방송의 형식과 컨셉트는 권위적인 주류 방송과 완전히 다른 B급 코드를 버무린 키치 문화를 표방, 비록 1년여밖에 이어가지 않았지만, 당시 젊은 층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은 것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이 시기에 또 다른 반문화의 상징적 사건이 일어났다. 2012년 한국가요 처음으로 빌보드 핫100에 진입한 ‘강남스타일’이 한국 내 히트를 넘어 세계적 환호를 받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까지 봐왔던 세련된 영상의 뮤직비디오와 거리가 먼 낯설고 이질감이 느껴지는 영상, 우스꽝스러운 영상 속에 날씬한 외모의 훈남과는 전혀 반대의 스스로를 ‘쌈마이’라고 얘기하는 가수. 그가 던진 B급 문화를 통한 대중적 카타르시스는 그 반향이 엄청났다.
2014년에는 TVN이 방영한 ‘미생’이라는 드라마가 한국 사회에 신드롬을 몰고 왔다. 원래 2012년 웹툰으로 연재됐던 원작의 이 드라마는 2014년 공중파, 종편을 포함한 모든 프로그램에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 우리 사회가 양산한 비정규직의 애환과 조직 말단사원의 현실이 리얼하게 그려지면서 직장에서의 비주류에 대한 관심이 환기되고 있었다.
한편, 대학가의 2010년대 초반은 이른바 ‘홍대 문화’라고 하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와 대중문화가 아닌 비주류의 음악, 언더그라운드 예술의 감성이 번성하던 시기였다. 홍대 클럽에 가면 다른 곳에서 접할 수 없는 음악과 공연이 있고 거리에서는 비슷한 감성을 지닌 동호회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서브컬쳐(하위문화)가 성장해 나갔다.
배달의민족이 답십리의 카페 한구석에서 전단지를 모아 그것을 스마트폰에 정보화시키는 작업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했던 시기, 한국의 사회문화적 환경은 그러했다.
하버드대학과 옥스퍼드대학의 마케팅 교수를 역임한 더글라스 홀트(Douglas Holt)는 이러한 현상을 ‘사회적 파괴(social disruption)’라고 했다. 일종의 주류 문화에 대한 반문화적인 현상들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던 이 시기는 새로운 브랜드들에는 이념적 기회(ideological opportunity)로 다가오는 시기이다.
배달의민족은 이 사회의 비주류지만 배달음식의 주문처를 결정하는 사람들은 조직의 막내라는 것에 주목했다. 이들이야말로 배민이 모셔야 할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이들이 좋아하고 열광할 만한 일들을 벌인 것이다. 홍대의 비주류 청년문화의 주인공들, ‘미생’의 ‘장그래’를 자신의 페르소나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배달음식은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행복한 시간’을 주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배민은 그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주는 매개가 되겠다는 약속을 한다. 그리고 ‘나꼼수’ ‘강남스타일’의 키치 문화를 통해 확인한 유쾌하고 발랄한 B급 키치 문화로 도발을 한다. 배민 신춘문예, 치믈리에 시험, 서울패션위크, 블랙 프라이드데이 등이 그것이다.
B급 감성, 그러나 매우 영리한 브랜드 가이드라인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세 가지의 가이드라인을 단 두 개의 의성어로 정리한 것이다. ‘풋’ 하는 실소와 ‘아~’하는 공감의 감탄사이다. 모든 아이디어는 ‘풋’하는 실소를 자아내는 재미와, ‘아~’ 하는 공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배민의 브랜딩인 ‘배민다움’을 만드는 요체이다.
2011년에 시작해 불과 10년 만에 이뤄낸 ‘배달의민족’의 성과는 놀랍다. 매년 100% 이상의 성장을 이뤄내면서 기업가치 5조에 달하는 기업을 만든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식당의 전단지를 정보화하기 위해 발로 뛰며 수많은 점주를 만나고 설득하는 과정이 있었을 것이고, 영세 식당들을 상대로 수수료를 뜯어낸다는 흑색선전에 대응해 비즈니스 모델을 수없이 고민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어떻게 고객이 브랜드를 사랑하게 하느냐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것에 점수를 주고 싶다. 플랫폼 시대의 브랜드 경쟁력은 그 브랜드를 사랑하는 소비자가 얼마나 많은가에 있다. 그들은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그 브랜드를 믿고, 그 플랫폼에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담더라도 믿고 따르는 팬덤인 것이다.
배민에는 배짱이(배민을 짱 좋아하는 이들)라는 팬클럽이 있다. 매년 20~30만명이 지원하고 그중에 수백 명만을 선발한다. 그들은 입을 모아 ‘나를 이해하는 배민’을 외치고 ‘배민의 B급 문화’에 열광한다.
브랜드가 처한 시대의 문화를 읽고 그 속에서 브랜드의 이념적 기회를 발견, 고객을 팬으로 만든 배민의 성공은 분명 이 시대 플랫폼 브랜딩의 롤 모델이다.
※ 필자는 제일기획과 공기업에서 30년간 광고와 마케팅을 경험했다. 제일기획 인도법인을 설립했으며, 미주총괄 임원을 역임했고 이후 공기업의 마케팅본부장을 맡아 공공부문에 민간의 마케팅 역량과 글로벌 역량을 접목시키는데 기여했다. 한국외대에서 광고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한신대 평화교양대학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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