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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와 다른 길 택한 ‘오아시스’] 영업이익 10배, 적자 ‘컬리’와 달랐다

[‘컬리’와 다른 길 택한 ‘오아시스’] 영업이익 10배, 적자 ‘컬리’와 달랐다

매장 판매 방식으로 온라인몰 재고율 0% 만들어
사진:오아시스마켓
‘적자’로 메마른 신선식품 새벽배송업계에 오아시스마켓이 ‘오아시스’로 떠오르고 있다. 마켓컬리가 신선식품 새벽배송업계 선두에 서 있지만 물류센터 확장 등의 이유로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마켓컬리는 적자 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지난해 116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반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오아시스마켓은 1년 새 영업이익이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9년 9억6000만원에서 지난해 97억원으로 껑충 뛴 것. 지난해 매출액 역시 전년 대비 2배 성장한 2386억원을 기록했다. 투자 유치로 인한 호재도 강력하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 12월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부터 50억원의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머스트자산운용 자회사 머스트벤처스와 호반그룹 계열의 코너 스톤펜타스톤2호신기술조합에서 150억원을 추가로 유치했다. 지난해 2230억원이던 기업가치는 현재 3150억원으로 뛰었다.
 전국에 39개 직영점 운영
새벽배송 시장의 신흥 세력으로 떠오른 오아시스마켓은 전략은 무엇일까. 눈에 띄는 점은 경쟁사이자 업계 선두기업인 ‘마켓컬리’와는 정반대 길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시작한 컬리와 달리 오아시스마켓은 오프라인 매장으로부터 나왔다. 오아시스마켓을 운영하는 오아시스는 2011년 우리네트웍스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소비자 생활협동조합 출신들이 모여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신선식품을 판매했다.

온라인몰 새벽배송 운영은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현재는 온라인몰을 비롯해 오프라인 직영점 39개점을 운영 중이다. 전국 60여 곳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점은 온라인몰만 운영하는 컬리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제품을 직접 확인하는 역할을 넘어 재고 최소화에도 도움이 된다. 온라인에서 판매되지 않은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 진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일종의 온라인몰 물류센터처럼 활용해 온라인몰 재고율을 0%로 유지한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의 재고가 존재하지만, 온라인몰만 운영하는 다른 회사들에 비해 재고 걱정이 비교적 적다”고 설명했다.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기업’이라는 마케팅 전략도 차별화 요소다. 최근 신선식품 배송이 증가하며 제품의 과다포장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여러 상품을 구입해도 한 박스에 모두 담아 포장해 쓰레기를 최소화한다는 전략을 펼친다.

반면 마켓컬리는 상온·냉장·냉동제품을 각각 따로 담아서 최소 세 박스로 포장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컬리는 상온·냉장·냉동제품을 보관하는 물류센터를 각각 다르게 운영하고 있다. 이와 달리 오아시스는 한 창고에서 모두 보관하다 보니 각각 다른 온도의 제품도 한곳에서 한 박스에 포장할 수 있는 것이다.

마켓컬리는 지금처럼 냉동(영하 18도)과 냉장(영상 4도), 상온 물류센를 각각 구분해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제품 포장까지 각 물류센터에서 각기 진행되기 때문에 상품의 신선도를 최대한 지킬 수 있다는 것이 컬리 측 입장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한 물류센터에서 한 박스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선별, 포장시간이 길어져 냉동·냉장식품이 외부 온도 영향을 받기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과다 포장 문제에 대해선 다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내세우며 이름을 알린 마켓컬리와 달리 오아시스마켓은 이용자들의 입소문 마케팅에 주력한다. 컬리와 오아시스가 쓴 광고·마케팅 비용에서부터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에 따르면 컬리가 2019년에 사용한 광고선전비는 439억원에 이른다. 2018년 148억원이었던과 비교하면 3배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성장세와 동시에 공격적인 홍보 투자에 아끼지 않았다. 반면 오아시스는 6억원에 그쳤다.

그럼에도 오아시스마켓은 가성비 전략을 펼쳐 고객을 모은다. ‘세상에는 없는 가격’을 내세울 만큼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데는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며 산지 직매입 방식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오아시스마켓은 중간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산지와 직거래하는 비중이 전체 상품의 70%에 달한다.

반대로 마켓컬리는 2015년 오픈 당시부터 ‘프리미엄’ 이미지를 고수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판매하는 모든 제품을 직접 받아 자체적으로 상품 소개 사진을 촬영하고, 마켓컬리만의 포맷에 맞춰 편집한다.
 중개수수료 없애, 입점 브랜드 강화
또 마켓컬리가 앞으로 강화하려는 상품군이 ‘PB상품’이라면 오아시스마켓은 ‘비식품군’이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첫 PB상품, 컬리스 동물 복지 우유를 선보이고 바로 이어서 마켓컬리가 자체적으로 제작한 돈육햄, 열무김치, 만두, 돈까스, 치즈롤까스 등을 출시하는 등 PB상품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형태다.

오아시스마켓이 내건 카드는 비식품군 확대다. 지난 3월 25일 오아시스마켓은 “최저 가격으로 승부하는 오아시스 브랜드몰 서비스를 열었다. 판매자들에게 결제 수수료 이외의 비용을 일체 받지 않음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최저 가격 브랜드 제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오아시스마켓 내에 신설한 ‘브랜드몰’을 알렸다.

수수료 책정 부분은 ‘상위노출 수수료’ ‘광고 수수료’ 등과 같은 추가적인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고 소비자 결제 수수료만 받아, 입점 브랜드를 더욱 확보하려는 방안으로 분석된다. 현재까지 오아이스마켓 브랜드몰에 입점한 브랜드는 나이키, 아디다스와 같은 스포츠 브랜드부터 피죤, 워시앤드조이 등 세제 브랜드까지 총 47개 브랜드가 있다.

하지만 업계 반응은 차갑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를 입점해 물건을 판매하는 것은 기존 쿠팡, 지마켓과 다를 게 없다. 유기농 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는 초기의 전략과 달리, 그저 저렴한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라는 이미지로 묻히기 쉽다”고 우려했다.

-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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