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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습관이 진짜부자, 가짜부자 결정한다"

[투자 고수에게 듣는다①]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2
부자되는 법? 찐부자는 '명품 가방' 대신 '명품 주식'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지미연 객원기자]
※ 투자 광풍이다. 주변에 넘쳐나는 투자 무용담에 너도나도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아는 만큼 버는 법이다. [이코노미스트]가 투자 고수들의 혜안을 들어봤다. 첫 번째는 동학개미의 선봉장으로 불리우는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다. [편집자]
 
“비싼 명품이나 자동차를 사면서 부자인 척 하지 말고, 투자를 통해 본인의 돈이 계속 일을 하도록 해야죠. 진짜 부자가 돼야 합니다. 저는 아직도 자가용 대신 버스를 타고 스테이크 대신 김치찌개를 먹어요. 필요하지 않은 소비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난 20일 [이노코미스트]가 만난 존리 메리츠 투자운용 대표는 부자가 되는 방법으로 똑똑한 소비와 부지런한 투자를 꼽았다. 또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이슈 등 개인이 제어하기 힘든 요소로 증시가 폭락할 때엔 자본주의에 대한 믿음을 갖고 회복을 기다리는 것이 투자 성공률을 높인다는 게 그의 팁이다. 
 

저도 부자가 되고 싶어요

  
월급의 최소 10% 투자는 필수, 외부요인에 흔들리지 말고 장기전으로 보세요  
  
부자들의 공통점이 있나요?
네, 있습니다. 특히 미국 부자들에게서 제일 중요하면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도덕성입니다. 이건 제 얘기가 아니라, 그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더니 나온 결과에요. ‘당신이 왜 부자가 됐다고 생각하나’를 물었더니, 가장 많았던 대답이 도덕성이었고, 그 뒤가 호기심, 근면성 등이었습니다. 투자를 일찍부터 시작했다는 대답도 있었어요. 그런데 공부를 잘했다고 한 사람은 없었다고 해요.
 
지금껏 만난 부자들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누구신가요?
기억에 남는 부자들이 많아요. 누구 한 명이 아니라, 많은 부자들을 보면서 제가 느낀 거는 ‘정말 부자처럼 보이지 않는구나’라는 겁니다. 부자라고 해서 비싼 명품으로 치장하지 않더라고요. 그들도 지하철을 타고, 옷도 평범하게 입어요. 그런 사치를 안했기 때문에 부자가 됐겠죠. 요새 보면 너무나 많은 젊은이들이 부자처럼 보이기 위해 비싼 가방을 사고 비싼 차를 사는데요, 결국엔 그런 소비습관 때문에 오히려 가난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돈을 어떻게 소비하는 지도 중요한 포인트일 것 같아요. 대표께서 한창 투자에 적극적이었을 당시엔 소비 비중을 각각 어떻게 두셨는지 궁금합니다.
돈은 버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쓰는 방법도 굉장히 중요하죠. 그래서 저는 수입·지출 표를 만들어서 본인의 재무현황을 구체적으로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본인이 어떤 경제생활을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문제점을 개선해야만 순자산의 가치가 늘어날 수 있거든요. 과거 제가 한창 젊었을 땐 월급이 워낙 적어서, 기본적인 생활비 외엔 어디에 쓸 만 한 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과소비는 생각도 못했고 꼭 써야만 하는 교통비나 식비 정도에만 소비를 했어요. 대신 월급의 10%를 이용해 투자는 꾸준히 했죠. 미국은 퇴직연금제도가 잘 되어져 있어서 월급의 10%는 강제적으로 주식에 투자를 했어야 했거든요. 저는 퇴직연금제도의 덕을 참 많이 봤어요. 한국에도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긴 했지만 적용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확정기여형(DC)형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정책적 보완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그래도 요새는 소비습관이 좀 변하셨을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당시보다는 약간의 여유가 생겼지만, 필요 없는 과소비는 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버스를 타요. 급할 때는 택시를 타지만요. 저는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사실 잘 이해가 가질 않아요. 버스 교통망이 너무 잘 되어 있는데, 굳이 본인이 운전해서 다녀야 하나요? 기자분도 절대 차는 사지 마세요. 차를 사는 순간 돈을 모으기는 참 어려워집니다. 밖에서 식사를 할 때도 비싼 것은 거의 사먹지를 않아요. 6000원에서 7000원 정도 하는 김치찌개나 짜장면, 짬뽕이 좋아요.
 
투자성공률은?  
계산하기가 힘들 것 같아요. ‘성공’이라고 하는 걸 어떻게 정의를 내리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 같아서요. 10배를 벌었다는 것인지, 5배를 벌었다는 것인지, 망하지 않았다는 것인지 기준이 애매해서요. 다만 이 것은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코리아펀드를 운용했을 때 15년간 코스피 대비 10% 가량 초과수익을 냈어요. 그때는 굉장히 운도 좋았죠.
 
투자에 실패하신 적도 있으신가요?
어려웠던 적은 있었죠. 나 자신이 어떻게 컨트롤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특히 IMF나 금융위기 혹은 테러가 발생했을 때 등이요. 그런데 이렇게 개인이 컨트롤 할 수 없는 것들을 컨트롤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는 게 중요해요.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 오래 투자를 하는 것 등이거든요. 자본주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가야 할 필요가 있어요. 최근의 투자 트렌드를 보면, 주식을 보유하는 평균 기간이 7일 가량이라고 합니다. 7일이 아니라 7년이 돼야죠.
 
금융위기나 국내외 이슈 등으로 증시가 폭락했을 때 멘탈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믿음이죠. 결국은 다 회복되게 돼 있어요. 그럴 때 오히려 사는 게 좋아요. 지난해 초 코로나19로 한창 주식이 하락할 때 제가 ‘지금 사야한다’고 말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에요. 결국은 회복하게 돼 있거든요.
정리=강민경 기자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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