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난은 아파트 때문인데 정부는 다가구 공급
주택 거래 늘면 주변 집값에도 영향 우려
전국 주택시장 상승세 여전, 4월 상승률 0.71%
정부가 다세대·다가구 주택 등을 매입해 2022년까지 서울에 3만2000가구의 반값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공공 전세의 경우 시세 대비 90% 수준으로 공급한다는 방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잠잠한 주택 시장까지 들썩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반 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거래량이 적은 편인데 매매가 갑자기 늘면 인근 주택의 호가가 오르는 등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위클리 주택 공급 브리핑을 열고 전국 8만 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중 4만4000가구는 다세대·다가구를 매입해 공급하는 신축 매입약정이다. 민간사업자가 건축할 주택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매입하기로 사전에 약정하고, 다 지어지면 매입해 공급한다.
문제는 실효성 여부다. 단기간에 대규모 임대주택 공급을 늘린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전세난 해소, 집값 안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전세난과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 역세권 아파트 부족 현상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평가를 고려하면 다가구·다세대 주택 공급이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 빌라와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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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매입임대주택 6개월 이상 공실 증가세
실제 신혼부부 등 주거 안정을 위해 정부는 다가구·다세대를 활용한 임대 공급 정책을 펴고 있지만 매년 공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8월 LH에서 제출 받은 자료를 보면 6개월 이상 빈집으로 방치된 다가구 매입 임대주택은 4044가구로 집계됐다. 2017년에 1822가구였던 점을 고려하면 3년 만에 공실이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전세난이 심각해도 수요자들의 욕구를 충족하지 않으면 빈집만 증가할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근거다.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는 잠잠하던 주택시장도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파트값 폭등 이후 다가구·다세대 주택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평가되는 상황에서 신축과 매매가 늘면 인근 지역의 부동산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의 취지와는 관계없이 투자자들은 집값이 오를 것인지, 떨어질 것 인지만 본다. 수요 집중과 매매량 증가로 집값 상승이 예상되면 다가구 주택 시장도 들썩이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바람과는 반대로 올해 들어 집값은 계속 상승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전국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 4월 상승률은 0.71%로 집계됐다. 1∼4월 누적 상승률은 3.16%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3%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주택공급을 기다리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차질 없이 공급대책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위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정부와 서울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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