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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라이프 출범 D-50③]보험사 합병, 미래에셋생명-PCA 어땠나

3년 전 출범한 통합 미래에셋생명
PCA 변액보험 강점에 '미래에셋 노하우' 녹이며 업계 강자 등극
합병 후 인력 조정 문제는 숙제

 
 
2018년 3월, 미래에셋생명 하만덕 부회장(오른쪽 두 번째), 김재식 당시 대표이사(오른쪽 세 번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통합법인 출범식이 진행됐다.[사진 미래에셋생명]
'신한라이프'(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생명)가 금융위원회 합병 인가를 받으면서 7월 1일 공식 출범한다. 이제 업계의 관심은 양사가 합병 후 어떤 시너지를 낼 지에 쏠린다.  
 
이와 관련 과거 보험사 인수합병(M&A) 사례도 주목받는다. 2000년 이후 신한라이프처럼 규모를 갖춘 각각의 보험사가 합병한 사례로는 미래에셋생명-PCA생명을 꼽을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PCA생명 인수를 통해 변액보험 부문 강점을 더욱 극대화시킨 케이스다.  
 

통합 후 변액보험 강자 '등극'

 
2016년 11월, 미래에셋생명은 PCA생명 지분 100%를 17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통합작업에 돌입했다.
 
통합법인 출범 약 1년 전 미래에셋생명은 하만덕 대표이사 겸 부회장(현재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대표이사)을 PCA생명 대표이사로 이동시키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통합에 앞서 두 회사의 원활한 상호소통을 강화하고 PCA생명의 내실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후 2018년 3월, 양사는 통합법인 '미래에셋생명'으로 공식 출범했다. 하 부회장은 두 회사의 통합을 마무리한 후 미래에셋생명으로 복귀했다.
 
당시 업계 중위권 보험사였던 양사는 합병 후 총자산(35조원) 규모에서 업계 5위로 올라섰다. 2018년 750억원 수준이던 순익은 이듬해 1000억원을 넘어섰다.  
 
표면상으로 보면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생명의 통합은 미래에셋생명-PCA생명 통합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생명 사옥.[사진 각사]
 
먼저 여러 금융계열사를 보유한 대형금융사가 외국계 생명보험사를 인수했다는 부분이 유사하다. 또 통합 대상 회사들이 모두 중형사라는 점, 합병 후 통합법인의 총 자산 규모가 업계 빅5로 올라선다는 점도 비슷한 부분이다.
 
특히 미래에셋생명은 합병을 통해 단순 실적 및 규모 확대가 아닌 특정 부문의 경쟁력을 극대화해 업계 리딩기업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양사 통합으로 가장 시너지가 난 곳은 변액보험 부문이다. 미래에셋생명은 2017년부터 변액보험과 연금보험을 집중 육성시켜 보험업계 '은퇴설계 명가'로 거듭난다는 로드맵을 마련했다.  
 
2016년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미래에셋생명이 2844억원, PCA생명이 1531억원으로 업계 1, 2위를 차지했다. 1위였던 미래에셋생명이 2위사였던 PCA생명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당시 PCA생명은 총 자산 중 70%가 변액보험일 정도로 이 부문에서 강점을 보였었다.  
 
이후 양사의 변액보험 운용 노하우가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고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한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신한라이프의 경우 양사가 가진 영업채널 강점이 달라 채널 다변화 측면에서 유리하다. 신한생명은 TM채널(텔레마케팅) 등 비대면 채널에서, 오렌지라이프는 TM채널을 운영하지 않는 대신 대면채널인 설계사 영업에서 경쟁력을 지녔다.  
 
상품 포트폴리오는 양사 모두 건강보험과 변액보험에 강점을 지녔다. 신한라이프는 통합 후에도 이러한 강점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업망도 양사의 지점이 전국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 신한생명의 지점은 주로 지방에, 오렌지라이프는 서울 등 수도권에 주로 배치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생명이 통합을 통해 기존 강점을 더욱 극대화했다면 신한라이프는 각사가 가진 경쟁력을 적절히 조화시켜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직원 수, 제자리 돌아간 미래에셋

 
통합 후 인력 조정 문제는 신한라이프의 숙제가 될 전망이다. 양사 합병시 신한라이프의 임직원 수는 2000명을 넘어서게 된다. 이미 양사는 다양한 업무 교류를 통해 1차적인 조직 재배치를 마친 상태지만 향후 추가적인 인력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생보사 중 임직원 수가 2000명이 넘는 곳은 빅3 생보사(삼성생명· 한화생명·교보생명)가 유일하다. 현재 신한라이프는 7월 1일 출범일에 맞춰 두자릿수 규모의 신입직원도 뽑고 있다.  
 
3년 전 통합 당시 미래에셋생명은 당시 전 직원을 고용승계했지만 이후 희망퇴직과 점포통폐합 등을 실시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18년 3월, 합병 후 미래에셋생명의 임직원수는 1265명이었지만 2018년 12월 1085명, 2019년 12월, 1050명, 올 2월에는 1023명으로 줄었다.  
 
3년간 보험업황 불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비용 줄이기 등을 감안해야겠지만 사실상 미래에셋생명 임직원 수는 합병 전인 2018년 2월(1024명)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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