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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여성‧저학력‧고령층 소득 '더' 줄었다

소득 감소 응답률, 고졸 46%‧석사이상 21.7%
60대 이상 2명 중 1명은 경제적 타격
비대면 산업 성장에 택배원 소득 증가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이들은 여성‧저학력자 ‧고령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 배달원 모습. [중앙포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노동자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이들은 여성‧저학력자‧고령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약자로 평가 받는 이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셈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직업 종사자 1만6244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직업 영향 관련 재직자 조사’ 결과 전체의 35.8%가 코로나19 사태 후 임금‧소득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20일 밝혔다. 3명 중 한 명은 코로나19로 소득이 줄어 타격을 받았다는 뜻이다.  
 
눈여겨볼 점은 학력이 높지 않을수록 충격이 컸다는 점이다. 석사 이상 학력을 가진 사람은 21.7%가 소득이 감소했다고 답했는데, 대학 졸업자 가운데 임금이 줄었다고 응답한 사람은 34.4%로 집계됐다. 고등학교 졸업 이하 학력자들은 46%가 소득‧임금의 감소를 겪었다고 답했다. 성별로 따져보면 남성(34%)보다는 여성(39.9%)이 상대적으로 소득 감소의 타격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별로는 고졸 이하(46%), 대졸(34.4%), 석사 이상(21.7%) 순으로 임금이나 소득이 감소한 사람의 비율이 높았다. 저학력일수록 임금이나 소득이 줄어든 사람의 비율이 높았던 셈이다. 성별로는 여성(39.9%)이 남성(34%)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고령층일수록 소득이 줄었다고 답한 응답자가 많았다. 60대 이상에서 임금‧소득이 감소했다는 응답이 50.5%로 가장 많았다. 2명 중 한 명은 경제적 타격을 받았다는 뜻이다. 50대는 41.6%, 40대는 35.7%, 30대는 32%, 20대 이하는 34.5%를 기록했다. 30대가 20대보다 소득이 줄었다고 답한 비율이 낮았지만, 결과적으로 2030 세대가 충격을 덜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소비가 줄고 대면‧서비스 업종 산업이 위축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고 있다. 경기가 불황이면 기업들은 일자리를 줄이고 임금을 축소해 버티기에 돌입하는데, 상대적으로 기술이나 전문성이 부족한 일자리부터 줄인다는 것이다.    
 
직업별로는 음식 서비스 관리자가 코로나19의 가장 큰 희생양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 서비스 관리자라고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100%) 임금이나 소득이 줄었다고 답했다. 이는 5인 이상 모이는 것을 금하는 집합금지 정책 시행으로 모임이 줄고, 음식점 사업이 불황을 겪으며 나타난 결과로 해석된다. 이 밖에 연극·뮤지컬 배우(97.1%), 모델(96.8%), 선박 객실 승무원(96.8%), 예능 강사(96.7%)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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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원‧의사‧온라인 판매원은 소득 늘어

 
반면 코로나19 수혜 직업으로는 택배원, 의사, 온라인 판매원 등이 꼽혔다. 택배원 가운데서는 63.3%가 소득이나 임금이 늘었다고 답했고 가정의학과 의사는 60%가 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판매원도 46.7%가 소득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임금 근로자 가운데 임금이나 소득이 증가했다고 답한 비율(2.9%)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최기성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가 직업에 미치는 영향이 직무수행 시 대면 필요성, 생활의 필수요소 여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사무직, 기술‧기능직보다 서비스직이 더 많은 영향을 받은 가운데, 여행‧문화 등의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며 “일감과 수입이 줄고 있는 직업 종사자들에게 소득지원과 직업훈련 등을 통해 고용 안정성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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