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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mRNA' 만능 치트키 될까

mRNA 플랫폼 기술 장점 살리고 확장 나서
포스트 코로나 대비…다양한 ·치료제· 백신 개발 기대

29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 출범식'에서 주요참석자들이 협약서 서명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허경화 KIMCo 대표,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 김경진 에스티팜 사장, 허은철 GC녹십자 사장,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엄보영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본부장 [사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이 변이 대비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백신 개발에 mRNA(메신저리보핵산)를 주목하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꼭 코로나19 백신뿐 아니라 다양한 치료제, 바이오의약품, 신약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시장 선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한미약품과 에스티팜, GC녹십자 등 3개 기업이 주축이 되고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이하 KIMCo)이 지원하는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이하 K-mRNA 컨소시엄)을 결성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컨소시엄은 원료와 백신 제조, 신약개발 등 각 분야에 강점을 지닌 기업들이 하나의 팀을 이뤄 mRNA 코로나19 백신의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춰 백신 자급화와 글로벌 수출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에서 구성됐다.  
 
K-mRNA 컨소시엄은 백신 개발을 위한 플랫폼 기반기술과 LNP(지질나노입자) 생산 등 원천기술과 원료, 대량 생산 부문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한미약품, 에스티팜, GC녹십자 등의 역량을 한데 모아 2년 내에 자체적인 백신 개발 및 생산을 현실화할 계획이다.
 
K-mRNA 컨소시엄은 총 2단계에 걸쳐 mRNA 백신 개발 및 생산을 가시화할 예정이다. 먼저 오는 2022년까지 국산 mRNA 백신기술을 확보해 전 국민이 1인당 2회 접종 가능한 1억 도즈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계획이다. 비임상 단계의 후보물질을 임상단계로 진입시켜 국내 백신 개발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2023년까지 mRNA 플랫폼기반 백신 대량 생산 체계를 확립, 10억 도즈 이상을 생산해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날 출범식에 참여한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모더나나 화이자 백신과 동등 이상 수준의 예방효과를 타겟으로 하고 있다"며 "변이 바이러스까지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백신을 너무 늦지 않게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mRNA 플랫폼 장점 주목…시간·비용↓

업계는 mRNA 플랫폼이 바이러스 벡터(전달체)·재조합 백신 플랫폼보다 개발 속도전에서 유리하고 생산설비 구축에 드는 비용이 저렴하다고 보고 있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가 직접적으로 체내에 주입되지 않기 때문에 기존 백신보다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가다. 백신을 만들 때 바이러스 항원 배양 시간이 들지 않아 만들기가 쉽고 시간이 절약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mRNA 플랫폼은 코로나19 백신 이외에도 암이나 인체면역결핍 바이러스(HIV) 치료제 등에 활용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컨소시엄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는 2025년까지 mRNA 백신 플랫폼 기반의 항암백신·차세대 혁신신약을 개발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은 "이미 mRNA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고 있지만 이 컨소시엄은 백신 개발만이 목표가 아니라 mRNA 플랫폼 확보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진 에스티팜 대표이사는 "(mRNA 플랫폼은) 화이자와 모더나가 8개월만에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만큼, 코로나 뿐 아니라 다른 질환에서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설비투자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mRNA 플랫폼 확장…다양한 백신·치료제 연구 기대  

실제 국내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코로나19 백신을 넘어 mRNA 플랫폼 확장을 위한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우선 에스티팜은 이날 포스텍 지능형 미세유체 의약합성 연구단과 미세유체공학 기술을 적용한 지질나노입자(LNP) 구조체의 제조장치 및 공정기술 개발에 관한 자문 연구협약을 체결했다. mRNA 백신 원액의 대량생산을 위해서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미세유체공학 기술을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도 항바이러스 및 항암백신, 개인맞춤형 정밀의약 분야에도 확대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더나의 mRNA코로나19 백신 완제품(DP) 생산으로 주목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RNA 백신 원액(DS) 생산을 위한 공장 설비도 증설하기로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mRNA 생산에 적극적인 이유는 당장은 코로나19 백신 생산 통한 팬데믹 극복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향후 mRNA를 활용한 다양한 치료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판교 연구소에 mRNA 백신 등 플랫폼 확장과 관련한 연구 개발을 진행할 바이오3실을 신설했다. 또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1500억원을 들여 안동 백신 제조공장을 증설하고 신규 설비 구축에 나섰다. 이를 통해 mRNA, 차세대 바이러스벡터(Viral vector) 등 신규 플랫폼 시설을 구축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하지 않고 있는 (바이러스벡터 방식) 또는 mRNA 방식을 통해서 백신이든 바이오 의약품 등을 연구개발하고 생산설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발했다. 꼭 코로나19 백신이 아닌 포괄적인 연구라고 설명했다.
 
GC녹십자가 설립한 비영리 연구재단인 목암생명과학연구소는 ‘2021 오픈이노베이션 연구 과제’ 공모에 선정된 서울대학교 및 가톨릭대학교 교수팀과 mRNA 기반 백신·치료제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신규 LNP 개발에 나섰다. 또한 GC녹십자는 올릭스의 자회사 엠큐렉스와 호흡기계 감염 질환 등의 mRNA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해 지난달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목암생명과학연구소 등) 코로나가 발발하기 전부터 이미 과제로 해서  mRNA를 연구해 왔다”며 “(꼭 코로나19 백신에 한정된 것이 아닌) 희귀질환이나 감염성 질환 등 다양한 질환에 적용해서 신약개발에 나서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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