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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스토리가 쏘아 올린 '구내식당 부당지원'…대기업들 '벌벌'

4대 그룹으로 번지는 공정위의 단체급식 조사
급식사업 내부거래 비중 삼성이 가장 높아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2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삼성웰스토리에 사내 급식을 몰아준 삼성그룹 부당지원행위 제재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웰스토리로 촉발한 ‘그룹 내 급식 부당지원’ 논란이 주요 대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삼성그룹 단체급식 부당지원 과징금 부과에 나서자 현대자동차그룹 직원들이 자사 급식 지원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급식 부당지원 논란이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을 넘어 SK그룹 그리고 LG그룹으로까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4대 그룹으로 번지는 공정위 조사

8일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부처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현대차의 사내급식 관련 불공정 행위 의혹 조사 시행을 검토했다. 지난 6월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현대차그룹의 단체급식 부당지원을 조사해달라”는 게시글이 계기가 됐다. 자신을 현대차그룹 직원이라고 설명한 청원인은 “현대차그룹이 왜 꼭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그린푸드에서 급식을 공급받아야 하는지 이유를 알려 달라”고 주장했다.
 
현대차그룹 이전 삼성그룹은 이미 공정위로부터 2300억원대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 명령을 통보받았다. 공정위는 삼성그룹 계열사의 급식 물량을 독점하다시피 한 삼성웰스토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가의 ‘캐시카우’가 됐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2013년 4월부터 8년 이상 미래전략실 주도로 삼성전자·삼성SDI 등 계열사 사내급식 물량 전부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웰스토리에 몰아줬다.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끝이 아니다. 공정위의 대기업 단체급식 조사가 전방위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공정위는 지난 5월 말 SK에너지·SK하이닉스 등 SK 주요 계열사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섰다. 이들 기업이 단체급식 업체 ‘후니드’와 맺고 있는 수의계약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니드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5촌인 최영근씨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로, 현재 SK그룹 계열사의 사내급식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LG그룹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단체급식 업계 2위인 아워홈은 오랜 기간 LG그룹·LS그룹과 수의계약을 맺고 거래해 왔기 때문이다. 2019년 기준 아워홈 매출액의 26.5%가 이들 그룹과의 계약에서 발생했다. 아워홈은 2000년 LG유통(현 GS리테일)에서 분리된 회사로 구인회 LG그룹 창업자의 손자인 구본성 부회장이 지분 38.6%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내부거래 비중 40% 넘어

현대차·SK·LG그룹은 공정위 조사 검토·시행에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 계열사 혹은 관계사인 그룹 내 급식업체의 내부 거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공정위가 처음 칼끝을 겨눈 삼성웰스토리는 2020년 기준 내부거래 비중이 41.4%에 달했다. 총매출액 약 1조9701억원 가운데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로 발생한 매출액이 8165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와는 4605억원대, 삼성바이오로직스와는 932억원대 거래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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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양재 사옥 지하 구내식당은 현대그린푸드가 맡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로 현대자동차그룹과 분리돼 있지만, 범현대가(家)로 분류된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현대그린푸드의 단체급식 매출액(6287억원) 중 현대차그룹 계열사 비중은 50%를 상회했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중공업그룹과 HDC그룹 등 다른 범현대가의 사내급식도 담당하며 매출을 올리고 있다.
 
LG와 SK그룹의 사내급식을 각각 담당하는 아워홈과 후니드 역시 범LG, 범SK가로 잡혀 그룹 지원을 받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5촌인 최영근 부회장이 2004년 대주주로 설립한 후니드는 설립 후 SK그룹의 급식 서비스를 독식, 2005년 115억원이었던 매출을 2018년 2002억원까지 올린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후니드, 아워홈 모두 그룹 지원을 받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직원들 밥 주는 것 가지고” VS “명백한 일감 몰아주기”

긴장하는 대기업 그룹은 또 있다. 신세계그룹과 CJ그룹도 사내급식 지원에서 자유롭지 않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는 그룹 내 사내급식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으며, 지난해 신세계건설·신세계인터내셔널 등과 거래했다. 덕분에 매출액(1조2262억원)의 약 35%(4291억원)를 그룹 내 내부거래(스타벅스, 이마트24 등 특수관계자와 거래 포함)를 통해 얻은 것으로 확인된다. CJ그룹 계열사인 CJ프레시웨이의 내부거래 비중은 18.5%로 파악됐다.
 
재계에선 “직원 복리후생을 나쁘게 보고 있다”며 반발하지만, 전문가들은 공정위 조사 확대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분석한다. 대기업의 급식사업은 직원 복지를 가장한 일감 몰아주기에 다름없다는 판단에서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대기업 구내식당이 정말 직원들의 복지를 위한 것이라면, 사업을 통해 이익을 내고 그 이익을 친족에게 보장해 줘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개 입찰을 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직영으로 운영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정지원 인턴기자 jung.jee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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