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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수급 숨통 트이나…TSMC 증산, NXP 재가동

IHS마킷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올해 4분기 이후 해소될 것”
“업계가 반도체 공급난이 줄었다고 느끼려면 2022년은 돼야”

 
 
15일(현지시간) TSMC가 "자동차에 사용되는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생산량을 전년 대비 60% 이상 늘리기 위한 단계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과 일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도 연초 공장을 재가동한 만큼 하반기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대만 TSMC가 생산량을 늘렸고, 사고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던 네덜란드 NXP와 일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등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생산기업들도 다시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반도체 국가주의와 국내 재고 소진으로 수급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TSMC 생산 증설, 르네사스· NXP 공장 재가동

TSMC는 15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TSMC가 지난해부터 추진한 애리조나 공장은 반도체 원료인 실리콘 웨이퍼를 월 2만장 이상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TSMC는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생산량도 지난해 대비 60% 이상 늘리기로 했다. MCU는 기기를 제어하기 위해 사용되는 반도체로 자동차 1대에만 200~300개가 들어가는 주요 제품이다.
 
사고로 중단됐던 글로벌 MCU 공급도 살아날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 생산기업인 네덜란드 NXP는 연초 한파로 멈췄던 공장을 재가동했고 생산량도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 일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도 이번 달 말부터 MCU 공장의 생산능력이 정상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화재 피해 공장을 복구한 상태로, 3~4주 후에는 이전 생산 능력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기업의 글로벌 MCU 시장 점유율은 각각 20%, 15% 수준이다.
 
인텔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에 뛰어들며 생산량 증대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글로벌 파운드리(GF)를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규모는 300억 달러로 원화 기준 34조3000억원 수준이다. 인텔은 앞서 4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행정요청에 맞춰 차량용 반도체를 6개월 내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하반기 차량용 반도체 공급 완화…정상화는 '2022년' 가능

국내 완성차 제조업계는 차량용 반도체의 추가 생산을 반기고 있다. 넘치는 유동성에 신차가 연달아 출시되면서 국내외 자동차 구매 수요가 급증해서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 생산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1.5% 늘어 181만4510대, 수출 대수는 27.9% 늘어 104만9658대를 기록했다. 수출 대수는 반도체 품귀 현상에도 불구하고 2012년 상반기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늘었다.
 
하지만 완성차 제조업계는 반도체 부족으로 공장을 멈추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오는 20일까지 이틀간 부산공장을 멈춘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출시한 SUV XM3 생산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XM3는 올해 상반기 해외로 2만305대 팔리며 르노삼성 실적을 이끌었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 한국GM도 반도체 공급난으로 공장을 멈춘 적이 있다.  
 
파운드리 업체가 제품을 추가 생산한다면 하반기부터 자동차 반도체 수급은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이 연내 생산하겠다고 밝힌 차량용 반도체는 빠르면 10월 생산에 돌입한다. TSMC가 생산하는 차량용 반도체 역시 올해 수요를 파악하고 연내 생산량을 정상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홍창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분기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정점을 기록하고 하반기에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지연된 생산량만큼 차량용 반도체가 추가로 공급된다면 자동차 산업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했다.
 
올해부터 MCU를 중심으로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우선 생산하고 있는 TSMC는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전반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은 내년까지 이어지겠지만 수개월 내 완화될 것”이라고 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IHS마킷 역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올해 4분기 이후에는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반도체 수급은 내년에나 완화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반도체기업이 당장 생산을 시작해도 6개월~1년이 걸린다. 파운드리기업이 늘린 생산량이 완성차를 제조하는 데 반영되는 데만 2개월이 필요하다. 주요 반도체기업이 가동률과 생산량을 늘리고 있지만, 업계가 반도체 공급난이 줄었다고 느끼려면 2022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은 2020년이 돼야 가능해 보인다”고 했다.

선모은 인턴기자 seon.m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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