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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 퀵커머스②] ‘갓팡’‧‘쓰윽’ 물류드림팀 출격…기대와 우려 교차

퀵커머스 시장 핵심은 ‘물류 인프라 구축’…경쟁 치열
쿠팡vs신세계vs네이버 공격 투자…스마트하게 진화
배달대행업계도 MFC 구축 나서, ‘빠른 배달’이 강점
경쟁 치열·환경문제 등 부작용 우려도…규제도 강화

 
 
아마존 물류센터 중 가장 최근 조성된 독일 도르트문트 센터. [사진 연합뉴스]
 
“15분 내 배송 완료”. 유통업계 배송 속도전에 불이 붙고 있다. 배달앱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유통업체가 ‘퀵커머스 시장’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최대한 빨리 고객에게 상품을 배달하는 것이 퀵커머스의 핵심이다.  
 
이 경쟁에서 우위 점하기 위한 전략은 ‘물류 인프라 구축’이다. 더 빠르고 원활한 배송이 가능한 풀필먼트 센터를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가 이 시장의 최대 경쟁력이 되기 때문. 풀필먼트는 제품의 보관부터 포장, 배송, 재고관리, 교환까지 모든 물류 과정을 담당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초대형 물류센터 선점”…인프라 전쟁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쇼핑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업체들이 물류 인프라 확보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주요 상권에 초대형 물류센터를 만들고 최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추기 위한 ‘쩐의 전쟁’을 벌이는 식이다.  
 
쿠팡물류센터의 물품 적재 및 배치 순서를 정확히 알고 있는 건 오직 쿠팡의 인공지능(AI) 뿐이다. [사진 쿠팡]
 
가장 공격적인 곳은 쿠팡이다. 현재 쿠팡은 전국에 80개가 넘는 풀필먼트센터와 170여개의 일반 물류 센터를 운영 중이다. 쿠팡은 뉴욕 증시 상장 이후 3월부터 매월 1곳씩 대규모 물류센터 확충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17만㎡(약5만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건립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부산광역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과 체결했다. 이를 위한 투자 금액만 2200억원에 달한다.  
 
 
신세계그룹도 물류 센터 확보와 신규 투자에 적극적이다. 신세계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의 온라인 전용 풀필먼트센터(NE.O 물류센터)는 총 3곳(용인 1곳, 김포 2곳). 향후 1조원을 투자해 5호점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또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기존에 동탄, 백암, 인천에 위치하던 이베이 물류센터 3곳도 풀필먼트 거점으로 확보했다.  
 
이마트는 전국 140여개 매장 중 110여개의 매장에 PP센터(Picking & Packing)를 운영 중이다. PP센터는 SSG닷컴에서 주문 받은 상품을 선별·포장·배송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물류 센터다. 이마트는 PP센터를 통해 지방 물류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올해 전국 120여곳 이상으로 PP센터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물류 인프라 확대를 위해 CJ대한통운과 손잡았다. 양사는 현재 곤지암, 군포, 용인 등에 풀필먼트 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곳 외에 추가로 66만1157㎡(약 20만평) 규모 이상의 풀필먼트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네이버 군포 e-풀필먼트센터. [사진 CJ대한통운]
 
추가로 지어질 풀필먼트 센터는 더 스마트해지지게 진화한다. AI와 로봇, 클라우드 등 차세대 미래 기술을 바탕으로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 지어지는 풀필먼트는 센터는 AI 수요예측, 물류 로봇 등 첨단 장비들로 물류 체계를 실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퀵커머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물품을 빠르게 배송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과 물류센터의 진화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심 공략’ 나서는 배달대행업계  

배달대행업계도 퀵커머스 열풍에 합류하고 있다. 이들은 대규모 투자 유치를 통해 도심형 물류거점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 구축에 나섰다. 기존 풀필먼트센터들은 주로 외곽에 위치해 있는 반면 MFC는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도심 내 더 빠른 배달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배달대행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는 지난 4월 GS홈쇼핑과 전략적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 4월 MFC 강남 1호점, 6월 송파 2호점을 열어 도심형 물류거점을 확보했고, 올해 하반기에는 서초 3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는 약 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11번가와 CJ그룹이 전략적 투자자로 나섰다. 바로고는 해당 투자금으로 배달 수요 집중 지역인 강남, 서초, 송파 지역을 중심으로 25개의 MFC를 열 계획이다.  
 
업계에선 앞으로도 도심 뿐 아니라 전국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물류센터나 물류단지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빠른 배송을 위해서는 무리적 거리가 중요한 만큼 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 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부작용도 제기된다. 이미 물류센터 거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지역은 땅값이 치솟고, 산업안전, 교통‧환경문제 등 각종 부작용이 나오고 있어서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경기 광주을)은 ‘물류시설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일부 개정법률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고, 해당 법안은 지난해 통과됐다. 임 의원실의 설동찬 보좌관은 “물류 시설로 인해 화물차들이 증가하다 보니 도로가 자주 망가지고, 소음이나 교통사고 문제도 심각해진다”며 “물류 센터 확대가 지자체 입장에서 마냥 반갑지는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관리 체계 부족…개발 규제도 강화  

일부 법안이 통과됐지만 갈 길은 멀다. 증가하는 물류센터에 비해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책은 사실상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인천광역시 서구에 소재한 쿠팡메가물류센터. [사진 쿠팡]
 
인천 항동 일대만 하더라도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 화재 사고처럼 대형 화재 위험에 노출 돼 있을뿐더러 대형 소송차량들과 인천항을 오가는 활어차 행렬 등으로 인한 도로 파손이 빈번하고. 주변에 주거지역과 학교가 있어 주민들의 보행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로 물류센터 안전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물류센터를 새롭게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성이나 업무환경 등도 갖춰야 할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수도권 물류센터 개발 규제도 동시에 강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개정된 물류시설법에 따르면 신규 물류단지 조성에 필요한 행정절차 이행시 초기 단계부터 해당 시장·군수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기존에는 상당부문 행정절차가 진행된 후에 시장 군수의 의견을 묻도록 해 사업취소나, 추진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 최근 분위기를 타고 개정된 물류법은 더 힘을 받는 분위기다.  
 
경기도 관계자는 “법률 개정으로 시·도지사가 실수요검증 권한을 갖게 된 만큼 물류단지 조성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진입로 등 교통대책, 환경적 측면에서 입지가능 여부를 사업초기 단계부터 철저히 검토할 수 있게 되었다”며 “해당 시군 입장이 배제된 가운데 물류단지가 결정되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이현정 인턴기자 lee.hyunj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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