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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방 1호팬’ 정용진,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못 버린 이유

스타벅스코리아 신세계 자회사로 편입, 지분 17.5% 추가 인수
이마트 약 4700억원 투입…운영 지배권 확보·재무 부담 우려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스타벅스 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 '스벅TV'에 출연했다. [사진 스타벅스코리아 유튜브 '스벅TV' 캡처]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신세계그룹 자회사로 편입됐다. 신세계 이마트를 통해 스타벅스 미국 본사로부터 지분 17.5%를 추가 인수하면서다. 국내에 스타벅스 1호점을 들여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결단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운영계약 만료…매수 시점 저울질 

이마트는 27일 스타벅스커피 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지분 50% 중 17.5%를 추가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신세계그룹은 기존 지분 50%를 포함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지분 67.5%를 보유하게 된다. 나머지 지분 32.5%는 싱가포르 국부 펀드인 싱가포르 투자청(GIC)이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인수하기로 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추가 지분 인수는 지난 22여년간 미국 스타벅스와 함께 쌓아온 성과와 신뢰의 결과이자 성장의 시발점”이라며 “우리는 미국 스타벅스, GIC와 함께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확대하고 사회적 가치를 높여 새로운 미래를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이대1호점 [중앙포토]
스타벅스코리아는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스타벅스인터내셔널이 지난 1999년 100억원씩 출자해 세운 합작법인이다. 이대 앞 스타벅스 1호점을 연 뒤 미국 본사와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해오며 발전시켜왔다. 두 회사가 보유한 지분은 50대 50으로 같았으나 지난해 말 양사간 운영계약이 만료됐다.  
 
이후 계약 연장을 위한 협의 과정을 진행해 오면서 양사가 잔여 지분에 대한 매각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 신세계가 스타벅스코리아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설이 돌기도 했지만 적절한 매수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었다는 게 더 맞을 것”이라며 “국내에서 스타벅스의 영향력과 존재가치는 상상 이상 이라 신세계 입장에선 팔 이유가 전혀 없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코로나19에도 최대 실적…캐시카우 톡톡  

실제 ‘별다방’이라 불리는 스타벅스 성장세는 놀랍다. 국내 커피 시장 성장을 주도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국내 시장 진출 17년 만인 지난 2016년 매출 1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이 침체했던 때에도 매출 1조9284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냈다.  
 
관건은 자금 확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전 세계 매출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10%를 넘는다. 스타벅스코리아의 기업 가치는 2조원 후반대로, 나머지 지분 50%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했던 셈이다.  
 
서울 명동의 한 스타벅스 매장. [연합뉴스]
안팎의 상황도 어지럽게 돌아가고 있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아무리 캐시카우 역할을 하더라도 W컨셉과 이베이코리아 등 공격적인 M&A 추진으로 수조원대 실탄을 써 온 신세계그룹이 추가로 감당할 여력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부호가 붙어왔다.  
 
이 고민은 신세계 이마트가 싱가포르 투자청과 손을 잡으면서 한 번에 털었다는 후문이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운영 지배권을 확보하면서 현금투입을 줄이기 위한 일종의 인수 전략이다. 이마트가 실제 스타벅스코리아 지분에 투입된 자금은 약 4700억원 정도. 약 1조3000억원으로 평가된 50% 지분 가치에 GIC의 약 8000억원 자금이 더해졌기에 가능해 진 그림이다.  
 
신세계와 GIC 측은 향후 스타벅스코리아의 상장(IPO) 등 회수 방안에 대해서도 잠정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가 향후 스타벅스 운영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대신 GIC 측은 일정기간 이후 상장과 관련된 의사결정 권한을 갖는 식이다.  
 
스타벅스 SNS. [사진 스타벅스]
업계에서는 신세계 이마트가 배당 수익을 통한 수익성 개선과 스타벅스코리아의 사업 확장성, 캐시카우로서의 역할 등에 주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 로고만 붙였다 하면 완판 행렬이 거듭되는 등 브랜드 파워가 막강하다는 점에서 그룹 내 다른 사업들과 연계하거나 독점 굿즈 판매 등 보다 다양한 사업을 제약 없이 꾸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재무적 부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올해 들어서만 M&A에 4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으면서 관련 시장 큰 손으로 떠올랐다”며 “급변하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지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추가적인 조달이 계속해서 필요한 상황이 만큼 재무 부담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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