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우리의 낮은 당신의 밤보다 아름답다” 반나절 호캉스로 고객 잡을까?

호텔업계 '내맘대로 6시간'부터 '레이트 체크인'까지 선보여
고객 잡기 위한 긴급 취소·환불 서비스도 한시적 운영

 
 
SSG닷컴 호텔 리조트 선착순 릴레이 특가 프로모션. [사진 SSG닷컴]
 
오전 10시에 일찍 체크인해 다음날 오후 4시 늦게 체크아웃하기, 숙박하지 않고 반나절만 즐기는 ‘데이유즈’, 긴급 취소·환불 정책까지. 

 
코로나19 직격탄으로 호텔업계가 초토화되면서 여름철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패닉’에 빠졌다. 연장된 수도권 4단계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예약이 취소되는 등 '성수기 특수'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이에 호텔업계는 ‘맞춤형’ 프로모션을 출시했다. 서울 지역 호텔은 외국인 손님 비중이 상당한데 하늘길이 막혀 ‘호캉스’ 등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눈길을 돌렸다.  
 

호텔에서 숙박하지 않고 12시간 보내는 '데이유즈' 

여기어때 앱에서 예약할 수 있는 '데이유즈' 패키지. [사진 여기어때 캡처]
 
대표적인 것이 낮에만 호텔을 이용하는 ‘데이유즈(Day-use)’ 프로모션이다. 데이유즈는 호텔에 숙박하지 않고 최대 12시간 가량 호텔에 머물며 수영장 등 주요 시설을 이용하는 상품이다. 해외에선 일반적이지만 국내 호텔업계는 모텔의 ‘대실’ 이미지와 맞물려 출시를 꺼려했다. 객실 이용률을 높여 수익성을 확보하더라도 이미지 하락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서울 신라호텔은 하루 중 12시간만 야외수영장과 키즈 플레이룸을 이용할 수 있는 ‘데이타임 키즈 플레이룸’ 패키지를 진행하고 있다. 오전 8시에 체크인해 당일 오후 8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 해당 패키지는 오는 8월까지 월요일부터 목요일 중 예약 가능하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하루에 두 팀만 이용 가능한 프라이빗 패키지이다보니 휴가철을 맞은 가족 단위 고객의 수요는 꾸준히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신라스테이를 포함해 밀레니엄 힐튼호텔, 글래드호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등 서울에 위치한 유명 호텔들도 ‘데이유즈’ 상품을 출시했다. 야놀자, 여기어때 등의 플랫폼을 통해 ‘내맘대로 5시간 STAY', '반나절 호캉스’ 등으로 예약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거리 두기 4단계 등 멀리 갈 수 없는 상황에 짧은 시간이라도 ‘숏캉스’를 즐길 고객들이 데이유즈 패키지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일 낮 34도를 넘나드는 폭염과 길어진 ‘집콕’에 피로를 느끼는 고객들이 호텔에서 배달 음식 등을 주문해 즐기는 것이다.    
 
밀레니엄 힐튼 관계자는 “데이유즈 프로모션은 지난해 가족 단위 고객을 타깃으로 런칭했으나 숙박 부담 없이 가볍게 부대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에 재택 근무하는 회사원은 물론 주부들의 이용률도 늘었다”고 말했다.  
 
글래드 여의도 슈페리어 더블 객실. [사진 글래드 호텔]
 
서울 글래드 호텔에서도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데이유즈 ‘6시간 숏캉스’를 즐길 수 있다. 서울 지역 4개 글래드 호텔(글래드 여의도, 글래드 마포,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 글래드 라이브 강남)에서 운영되고 있다. 글래드 호텔에선 숏캉스 패키지는 물론 ‘호캉스족’을 겨냥한 ‘30시간 휴식 패키지’를 출시했다고 27일 밝혔다. 해당 서비스는 오전 10시에 일찍 체크인하여 다음날 오후 4시로 여유롭게 체크아웃할 수 있다. 해당 패키지는 주중 한정으로 이용 가능하며 가격은 8만원(10% 세금 별도)부터다.  
 
글래드 호텔 관계자는 “숏캉스 패키지는 올해 2월 출시했다가 반응이 좋아 재출시했다”며 “30시간의 휴식 패키지 역시 꾸준히 인기 있는 상품으로 예약률이 40%에 달하는 등 주로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가 이용한다”고 전했다.  
 

'마켓컬리'는 숙박권 팔고, '여기어때'는 하루 전 취소 가능   

홈쇼핑을 포함한 이커머스에서 ‘호텔 숙박권’은 당초 보기 힘든 상품이었다. 특급호텔은 브랜드 가치를 위해 특가 할인을 비롯하여 홈쇼핑 등의 유통 채널을 통한 숙박권 판매를 꺼려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운영 가능 객실이 전체의 3분의 2 정도로 제한되고 취소가 잇따르자 ‘돌파구’를 찾기 위한 호텔업계 마케팅은 확대되고 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지난 5월 객실 특가 상품을 GS홈쇼핑을 통해 판매했다. 시내 5성급 호텔이 홈쇼핑에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SSG 닷컴은 지난 7월 1일부터 7일까지 ‘그랜드 조선 부산’,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드래곤시티’와 같은 5성급 호텔 등의 ‘호캉스’ 관련 상품을 최대 78%까지 할인해 선착순 판매했다. 카카오커머스에서도 오는 29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숙박권을 최대 81% 할인 판매한다.
 
호텔 숙박권을 판매하고 있는 마켓컬리 홈페이지 [사진 마켓컬리 홈페이지 캡처]
 
신선상품 온라인 쇼핑몰 마켓컬리도 호텔 숙박권 판매에 나섰다. 마켓컬리는 올해 4월 여행상품 판매를 시작한 후 현재까지 25개의 호텔 패키지를 선뵀다. 지난 5월엔 소노호텔앤리조트와 함께 비발디파크 숙박 상품을 선봬 약 3600실을 팔았다. 마켓컬리는 또 5성급 호텔의 다이닝 서비스를 포함한 숙박 패키지 상품인 ‘컬리가 제안하는 호텔 다이닝 패키지’를 출시했다. 최근 인터파크투어를 신규 호텔 상품 공급사로 선정하며 입지를 넓힐 전망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마켓컬리에서 판매되는 신선식품 상품들로 캠핑과 호캉스를 즐기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숙박·여행상품을 선보이게 됐다"며 "생각보다 예약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숙박 플랫폼 여기어때는 긴급 취소·환불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운영한다. 이는 코로나19로 여행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 소비자에겐 안전을, 성수기 어려움에 처한 호텔‧숙박업계와 상생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고객이 체크인 하루 전에 취소하더라도 수수료 0원을 적용한다. 취소 정책이 적용된 제휴점은 여기어때 앱에서 '체크인 하루 전 100% 환불 가능'이란 배지로 표시된다.
 
적용 제휴점은 '무조건 취소'에 사전 동의한 제휴점 993곳이다. 취소 정책은 제휴점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제휴점에 일괄 적용은 어렵다는 게 여기어때 측 설명이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풀빌라를 포함해 펜션과 호텔, 리조트 등 다수의 제휴점들이 긍정적으로 이번 긴급 취소·환불 정책에 동참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홍다원 인턴기자 hong.dawo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취업 준비하다 봉변...日 대학생 인턴, 10명 중 3명 성희롱 피해

2주유소 기름값 또 하락...내림세 당분간 이어질 듯

3아이폰 더 얇아질까..."프로맥스보다 비쌀 수도"

4 걸그룹 '뉴진스', 모든 멤버 법원에 탄원서 제출

5 尹 "대한민국은 광주의 피·눈물 위 서 있어"

6성심당 월세 '4억' 논란...코레일 "월세 무리하게 안 올려"

7 尹,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유가족과 입장

8심상치 않은 친환경차 부진...“그래도 대안은 있다”

9잠실구장에 뜬 신동빈 회장…선수단에 '통 큰' 선물

실시간 뉴스

1취업 준비하다 봉변...日 대학생 인턴, 10명 중 3명 성희롱 피해

2주유소 기름값 또 하락...내림세 당분간 이어질 듯

3아이폰 더 얇아질까..."프로맥스보다 비쌀 수도"

4 걸그룹 '뉴진스', 모든 멤버 법원에 탄원서 제출

5 尹 "대한민국은 광주의 피·눈물 위 서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