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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SK디스커버리 바이오사업, SK플라즈마도 IPO 채비

혈액제제 전문기업으로 분사…한동안 기대 못미치는 성과
11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실시…NRDO 신사업에 집중할 듯

김윤호 SK플라즈마 대표(왼쪽 두번째)가 지난 7월 28일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대표(왼쪽 첫번째), 김훈택 티움바이오 대표(오른쪽 두번째), 박찬중 SK디스커버리 사장(오른쪽 첫번째)와 투자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SK플라즈마]
SK바이오사이언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 개발에 다가서며 SK디스커버리 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SK디스커버리그룹은 최근 또 다른 제약‧바이오 사업회인 SK플라즈마의 상장 전 투자를 유치하며 제약‧바이오 사업에서 또 다른 성공모델을 만들어낼 것이란 기대감을 키우는 상황이다.
 
12일 제약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플라즈마는 최근 투자를 유치하고 신규바이오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충하며 기업공개(IPO)를 위한 채비에 나섰다. SK플라즈마는 SK케미칼에서 분사한 혈액제제 전문기업이다. 혈액제제는 사람의 혈장을 수집해 특정 공정을 거쳐 생산되는 의약품을 뜻한다.
 
지난달 말 SK플라즈마는 1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고 밝혔다. 대주주인 SK디스커버리가 500억원, 바이오 R&D 전문기업인 티움바이오와 한국투자파트너스가 각각 300억원씩을 투입하기로 했다.
 
눈여겨볼 점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티움바이오에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이 주어졌다는 점이다. 5년 안에 SK플라즈마가 상장되지 않으면 티움바이오는 이번에 취득한 주식을 SK디스커버리에 되팔 수 있다. 유상증자에 포함된 풋옵션은 SK플라즈마가 5년 내 IPO를 완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방증한다.
 
SK플라즈마는 2015년 설립 당시부터 IPO를 계획하고 있었다. 설립 당시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하며 상장을 전제로 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당시 RCPS의 발행조건에 투자자들의 주식 전환 청구기간은 “발행일로부터 7년이 되는 날, 또는 적격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 청구일 중 빠른 날”로 명시했다. 빠르면 2022년을 IPO 시점으로 잡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설립 후 5년간 SK플라즈마의 사업 성장 속도는 예상보다는 느렸다. SK플라즈마를 분사하기 전 SK케미칼은 혈액제제 사업의 매출을 2020년까지 2000억원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 지난해 기준 SK플라즈마는 1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19년과 2020년 줄곧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녹십자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 혈액제제 시장에서 뚜렷한 입지를 다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유상증자는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단순히 기존 사업의 스케일업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신규 먹거리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나섰기 때문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1100억원 중 6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쓰이고, 나머지 500억원은 기타자금으로 분류됐다.
 
기타자금 500억원은 SK플라즈마가 점찍은 NRDO(신약 후보 물질 또는 기술의 도입 및 개발)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NRDO 사업은 별도의 연구실을 두지 않고 유망한 신약후보 물질을 발굴해 상업화하는데 집중하는 사업모델을 뜻한다. 국내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등이 이런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미국 등 제약‧바이오 산업 선진국에서 보편화한 사업이다. SK플라즈마는 이번에 유증에 참여한 티움바이오의 희귀난치질환 신약후보물질을 상업화하는 작업에 나설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하고 있다. SK플라즈마는 지난 6월 NRDO팀 채용공고를 내는 등 이미 사업 추진에 나선 상태다.
 
업계 일각에선 SK플라즈마가 NRDO 사업모델을 택한 것이 빠른 IPO를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보기도 한다. NRDO 사업은 외부의 유망 파이프라인을 발굴해 상용화하는 데 집중하기 때문에 신약개발에 비해 빠르게 사업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를 통해 SK플라즈마의 수익성에 빠르게 기여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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