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석유화학 분야 친환경 소재 육성을 위해 2조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한다. 고부가 지속 가능성 사업과 친환경 소재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기 위함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지난달 14일에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혁신 신약 등 3대 신(新)성장 동력에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지 약 한 달 만이다. 
 
LG화학은 2028년까지 총 2조60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대산공장에 생분해성 PBAT(폴리부틸렌 아디페이트 코 테레프탈레이트) 및 태양광 필름용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 생산 공장 등 총 10개의 공장을 신설한다고 19일 밝혔다. PBAT는 자연에서 산소, 열, 빛과 효소 반응으로 빠르게 분해되는 플라스틱 제품으로, 농업용·일회용 필름 등에 사용된다. POE는 고무와 플라스틱의 성질을 모두 가진 고부가 합성수지로, 태양광 필름, 자동차용 범퍼 소재 등에 활용된다.  
 
LG화학은 올해 PBAT‧POE 공장 착공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대산사업장을 바이오 기반 원료 생산부터 친환경 소재, 폐플라스틱 재활용, 온실가스 저감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 사업의 중심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PBAT 공장은 연산 5만 톤, POE 공장은 연산 10만 톤 규모로 건설되며, 두 공장 모두 2024년 상업 생산이 목표다. 이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는 연간 4700억원 이상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등에 따르면 PBAT와 POE는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 요구와 이에 따른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으로 2025년까지 연평균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연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생분해성수지인 PBAT가 폐플라스틱 등 환경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POE는 절연성과 수분 차단성이 높고 발전 효율이 우수하다. 이에 따라 태양광 패널 보호와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POE 필름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LG화학은 현재 대산에 연산 28만 톤 규모의 POE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10만 톤 증설이 완료되면 POE 생산 능력은 연간 38만 톤으로 확대된다. 이는 생산 능력 기준 세계 2위 규모다.  
 
 
LG화학은 이번 투자 계획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충남도‧서산시와 투자 협약을 이날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LG화학은 기존의 대산공장 부지 외 약 79만㎡(24만 평)의 신규 부지를 추가로 확보했다. 추가로 확보한 부지는 신규 공장 설립과 친환경 소재·공정 분야 등에 활용된다.  
 
LG화학 측은 “이번 투자로 400여명의 직접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신학철 부회장은 “이번 투자 협약은 지속 가능 성장 전략의 일환이자 친환경 소재 비즈니스의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충남도 및 서산시와 오랜 동반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하는 것은 물론 협력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여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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