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VVIP’ 오은영, ‘인간 샤넬’ 제니…‘에루샤’ VIP 되는 법
담당 셀러 있는 ‘에루샤’ 고객들…연간 1억 이상 소비
가방보단 의류‧신발 등 소비 ‘우대’…브랜드 충성심 중요
핵심은 ‘가치 소비’…한 브랜드 한 셀러에만 ‘올인’ 하라
438만원짜리 신상 가디건에 브랜드 감성이 고스란히 담긴 실크 100% 팬츠는 328만원. 한 손에 우아하게 들려진 백은 4000만원을 호가한다. 주얼리와 신발까지 더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장착한 금액이 최소 1억원이다. 말 그대로 ‘억’ 소리 나는 슈퍼리치의 세계.
최근 이 ‘슈퍼리치’ 입길에 오르내린 주인공은 ‘국민 육아’ 멘토로 대활약 중인 오은영 박사다. 하루를 초 단위로 쪼개 지낼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오 박사의 상담료가 지나치게 고가라는 주장에서 비롯됐다. 상담료 논란은 오 박사의 ‘에르메스 VVIP’ 소문으로 이어졌다. 그가 방송에 입고 나오는 모든 옷이 에르메스 브랜드 제품이며, 고가 상담료를 받아 명품 중에서도 초고가인 에르메스에 투자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
에르메스에 오 박사가 있다면 뒤를 잇는 브랜드 샤넬에는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인 제니가 있다. 제니는 ‘인간 샤넬’이라 불리며 샤넬의 모든 시즌 옷을 찰떡같이 소화하는 인물. 그는 샤넬 뮤즈로 활약하면서 무대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샤넬 상품을 자주 애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패션이나 소품 등 공식 석상이든 아니던 제니가 입은 패션 룩은 늘 화제에 올랐다.
에르메스 VVIP썰이 돌고 있는 오은영 박사와 샤넬 마니아 제니. 이들처럼 3대 명품이라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VIP 되려면 대체 얼마만큼의 돈을 써야 하는 걸까. 그리고 이들이 누리는 혜택이 무엇일지 [이코노미스트]가 명품 브랜드 종사자와 관련 업계 취재를 통해 확인해봤다.
VIP 고객들…브랜드 한 해 매출 80% 쥐락펴락
“명품 브랜드 VIP는 처음 되기가 어렵지, 일단 되고 나서는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크게 듭니다. 부자들은 단순 옷값을 지불하기보다 대접받는 듯한 느낌과 그 문화에 대한 일종의 가치소비를 하기 때문이죠.”
에루샤 'VIP' 고객에 대한 얘기다. 브랜드 내부 직원들조차 정확한 기준을 알지 못하며 그마저도 매장별로 상이한 경우가 다 반수라는 설명이다. 에루샤 담당 셀러를 통해 특별 관리를 받는 VIP 고객들. 이들의 구입액이 한 해 브랜드 매출 80%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품업계에 따르면 ‘에루샤’ VIP는 대략 해당 브랜드에만 1억 이상을 소비하는 고객들이다. 에르메스의 경우 연간 30여개의 에르메스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이 VIP로 특별 관리된다. .
에르메스는 그중에서도 의류와 신발, 가방, 그릇, 쥬얼리 등 에르메스 제품을 다양하고 폭넓게 사는 고객을 진정으로 ‘에르메스’를 사랑하는 고객이라 여겨 최고의 VIP로 선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비통은 한 시즌마다 3000만원 이상, 연간 1억원 이상 구매 고객들이 통상 VIP로 분류된다. 샤넬의 경우 월 최소 1회 이상을 구매해야 하고 1회 구매 시 300만원~500만원 이상씩 구매하는 고객을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여기에 ‘샤넬 오픈런 사태’의 주범인 가방류는 포함되지 않는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샤넬은 가방, 지갑 등 잡화보다는 의류와 액세서리, 신발 등을 구매하는 고객을 더 VIP 고객으로 보고 우대한다”며 “가방은 일회성, 단발성에 그칠 확률이 높지만, 의류나 신발 구매자는 계속해서 브랜드 충성심을 유지한다는 점에 차이를 둔 것 같다”고 귀띔했다.
VIP에 50% 쏘는 에르메스‧밀착 케어 루이비통
평소 노세일 전략에 아웃렛 판매도 하지 않는 에르메스는 VIP들을 특별 초대해 프라이빗 세일 행사를 갖는 것이 가장 큰 혜택이다. 에르메스 의류와 신발, 모자, 장갑류가 이날 행사에선 최대 50%까지 파격 할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비통 셀러들은 VIP 고객들을 세심하게 케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VIP 고객의 생일과 결혼기념일 등을 챙겨주거나 서울 5성급 호텔에 호캉스를 보내주는 이벤트 등도 종종 진행한다. 특히 VIP 방문 시 루이비통 스타일리스트가 직접 나와 스타일링을 돕는 밀착 케어도 대표적인 VIP 혜택 중 하나다.
한 루이비통 VIP 고객은 “프랑스에서 신상이 오자마자 담당 셀러가 사진과 함께 이미지를 먼저 보여주고, 평소 스타일과 잘 어울릴만한 제품들을 추천해 주거나 마음에 드는 제품을 홀딩해 주기도 한다”면서 “한 매장 한 브랜드만 주로 애용하다 보니 담당 셀러와 친구처럼 가깝게 지내고 있는데 관계가 좋고 대접이 좋은 만큼 돈은 더 쓰게 된다”고 말했다.
샤넬은 VIP 고객들에게 쁘띠지갑이나 복조리가방, 샤넬 로고가 박힌 전동칫솔 등 노벨티 제품을 증정해 인기가 좋다. 이 외에 수시로 VIP 대상으로 식사 초대장을 보내거나 프라이빗 파티, 패션쇼에 초대하기도 한다.
가치소비 중요한 슈퍼리치…VIP 되는 꿀팁은?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큰 폭 안에서 VIP들 씀씀이가 비슷하다면 하루에 1억을 쓰게 할지 1000만원을 쓰게 할지는 담당 셀러와 그 서비스 때문에 좌우될 가능성이 큰 것”이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VIP를 등급별로 특별관리하고, 진심이 담긴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브랜드 VIP가 쉽게 될 수 있는 꿀팁도 전했다. 여러 백화점의 브랜드를 분산해서 가는 것 보다 백화점 한 곳을 정해놓고 그곳 브랜드 매장에 있는 셀러와 소통하면서 매출 이력을 쌓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1억 이상이 VIP 기준점이라고 해도 자주 들리는 브랜드 매장과 담당 셀러가 있는 경우 8000~9000만원을 쓰고도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VIP 고객들의 또 다른 특징은 그들만의 세계, 즉 신비주의다. 명품 브랜드 관계자들 역시 VIP 관련 기준과 혜택에 대해서는 하나 같이 ‘답할 수 없다’는 수동적인 태도를 보였다. VIP 고객들이 신분 공개나 숫자적 노출을 꺼린다는 게 그 사유다. 샤넬 관계자는 “본사에 확인한 결과 민감한 부분이라 관련 정보는 어렵게 됐다”고 말했고 에르메스, 루이비통 관계자 역시 비슷한 답을 내놨다.
다만 이들이 결코 놓칠 수 없는 브랜드 ‘큰 손’인 점은 부인하지 않았다. 브랜드사 한 관계자는 “현재 브랜드 상위 10% VIP 고객들이 백화점 지점 매출을 쥐락펴락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 비중은 더 늘어나고, 그에 따른 혜택도 더 늘어날 것”이라며 “진심이 담긴 서비스가 곧 VIP들의 마음과 지갑을 동시에 열게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김채영 인턴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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