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UP | 구현모 KT 대표] 현대HCN 품고 더욱 공고해진 유료방송 지배력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공정위 조건부 승인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높아져 미디어 사업 경쟁력 강화
구현모 KT 대표의 디지코 전환 전략이 속도를 내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건이 당국의 승인을 받으면서다. 지난 2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주식취득을 두고 조건부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심사만 거치면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HCN의 새 주인이 되는데, 큰 걸림돌은 아니다. 과기정통부가 그간 유료방송 시장 재편에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쳐왔기 때문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KT그룹은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점유율은 KT 계열(KT·KT스카이라이프) 31.72%, LG유플러스 계열(LG유플러스·LG헬로비전) 25.16%, SK텔레콤 계열(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24.65% 등의 순이었다. 여기에 현대HCN의 시장 점유율 3.74%를 더하면 KT의 점유율은 35.46%로 더 높아진다.
이들 사업자가 속한 미디어·콘텐트 시장은 KT 디지코 전환의 주력 사업이다. 구현모 대표는 지난 3월 KT의 콘텐트 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미디어·콘텐트는 고객 삶의 변화를 끌어내는 가장 중요한 축이자 KT가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면서 “디지코를 추구하는 KT의 가장 강력한 성장엔진”이라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콘텐트 제작부터 방영, 국내외 판매로 이어지는 선순환 사업 구조를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HCN을 KT스카이라이프가 삼키면 유료방송 시장 내 지배력이 높아지는 만큼, 미디어·콘텐트 사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발판이 될 수 있다.
당장 KT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과 케이블TV, 초고속인터넷, 알뜰폰 등을 결합한 신규 결합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 또한 가입자 저변 확대를 통해 콘텐트 공급에 더 많은 역량을 쏟을 수 있게 됐다.
다만 공정위는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며 인수에 몇 가지 조건을 달았다. 2024년까지 수신료 인상률을 물가상승률 이하로 제한하고 채널 공급 수도 줄이지 못하게 하는 등 7개 조처를 이행하도록 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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