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공시 피한 '48억 승부수'…최태원 책임 베팅에 SK하이닉스 29% 폭등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자사주 매입 사전공시 제도의 사각지대를 치밀하게 활용한 '48억 원대 기습 베팅'으로, 패닉 상태에 빠졌던 반도체 시장을 일거에 평정했다. 최 회장이 개인 명의로는 처음으로 SK하이닉스 주식을 매입했다는 사실이 변동 신고를 통해 알려진 31일, 시장은 전례 없는 폭발적인 매수세로 응답했다. 이날 오전 10시 04분 기준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보다 무려 28.90%(382,000원) 폭등한 1,704,000원에 거래되며 증시를 그야말로 평정했다. 최근 반도체 업황 우려 속에 바닥이 어디인지 모를 하락세를 이어가던 주가는 총수의 확실한 시그널 한방에 수직으로 솟구쳤다.
이번 매입의 핵심은 최 회장이 철저하게 계산된 금액으로 제도적 제약을 오히려 '무기'로 치환했다는 점이다. 현행 내부자거래 사전공시 의무 규정에 따르면 대주주가 50억 원 이상의 주식을 사고팔 경우, 거래를 시작하기 최소 30일 전에 구체적인 매매 계획을 의무적으로 미리 공시해야 한다. 만약 최 회장이 자금력을 앞세워 이 기준을 넘겼다면, 한 달 이상의 대기 기간 동안 시장의 불필요한 억측이 난무하고 주가 변동성만 키우는 부작용이 속출했을 것이다. 최 회장은 이 같은 규제의 허점을 꿰뚫고 사전공시 의무가 면제되는 한도 바로 직전인 47억 8,600만 원으로 금액을 딱 맞춰 잘라냈다. 이를 통해 대기 기간 없이 즉시 장내 매수를 감행하여 시장에 가장 신속하고 강력한 책임경영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특히 해당 제도는 직전 6개월간의 매매 내역까지 모두 합산하여 규정 적용 여부를 따지기 때문에, 여러 번에 걸쳐 나누어 사는 얄팍한 '쪼개기 매입'으로 공시 의무를 피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최 회장이 향후 반년 동안 사전 통보 없이 주식을 추가로 살 수 있는 여유 자금은 이번에 쓴 47억 원대를 제외한 소액으로 묶인다. 결국 이번 거래는 최 회장이 현행 법 규정의 테두리 안에서 별도의 사전 절차 없이 동원할 수 있는 '가장 영리하고도 완벽한 최대치'의 승부수였던 셈이다. 법적 정당성은 충실히 갖추되, 책임경영의 속도와 강도는 극대화하겠다는 계산된 결단이 돋보인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역사적 신고가인 298만 7,000원을 기록한 이후 불과 한 달여 사이에 132만 2,000원까지 곤두박질치며 시장에 깊은 공포감을 드리웠다. 최 회장은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메모리는 필수재라 시간을 두면 결국 우상향한다"라며 주주들을 향해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가만히 쥐고 있는 것이 재산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공포감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 본인의 장담을 직접 행동으로 증명하듯 정면 돌파를 감행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는 규제의 제약을 오히려 기회로 바꾼 최 회장의 과감한 결단력과 치밀한 전략에 압도적인 매수세로 화답했다. 총수의 책임경영 의지가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시장의 맹점을 찌르는 신속한 행동으로 증명되자, 얼어붙었던 주주들의 신뢰가 눈 깜짝할 사이에 되살아났다. 단 하루 만에 주가를 38만 원 넘게 끌어올린 이번 역대급 상승 랠리는, 총수의 영리한 한 수가 위기에 처한 반도체 증시를 구하고 시장의 판도를 단숨에 뒤바꾼 결정적인 승부수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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