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이 1조원 팔아치운 카카오, 개미가 다 받았다
개인투자자, 지난 5거래일 간 카카오 주식 1조37억원 순매수
지난주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팔아치운 카카오 주식의 상당수를 개인투자자가 사들였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10일 카카오 주가가 17.9% 하락했지만, 개인투자자는 1조3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특히 주가가 전일 대비 10.06% 급락한 8일 하루동안 개인은 6262억원을 사들이며 순매수 금액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개인이 사들인 카카오 물량은 대부분은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물량이다. 5거래일간 외국인 투자자는 7457억원어치, 기관투자자는 2928억원어치의 카카오 주식을 팔아치웠다. 공매도액도 2964억원을 기록, 전주(8월 30일~9월 3일·286억원) 대비 807% 늘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사서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주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활용한다. 지난주 카카오의 공매도액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최근 카카오 주식이 폭락한 건 정부의 빅테크 규제 때문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카카오페이 등 온라인 금융 플랫폼의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위반 우려가 있다며, 위법 소지를 시정하지 않으면 엄정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그간 카카오페이는 피플펀드, 투게더펀딩 등 개인간거래(P2P) 업체의 상품을 소개하고 투자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금융당국은 이런 온라인 투자 연계 서비스가 단순 광고가 아닌 중개에 가까운데, 카카오페이가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자로 등록돼 있지 않아 금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봤다.
이러한 규제 논의에 외국인과 기관은 카카오 주식을 대거 매도했으나, 개인은 정반대의 매수 행보를 이어갔다. 개인들이 이번 주가 급락을 카카오 주식의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카카오의 주가 회복을 점치는 전망이 우세하다.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가 인허가를 받는 쪽으로 기존 온라인 투자 연계 서비스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고, 콘텐트 사업의 해외 진출 등 주가 상승 요인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이미 P2P 서비스에 대해서 금소법 위반소지가 있다고 보고 서비스를 중단했다”면서도 “향후 인허가를 받거나 금융상품 판매(대리·중개)업자로 등록해 기존 플랫폼 비즈니스 영업을 지속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카카오웹툰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해외 진출 등 콘텐트 부문의 상승 모멘텀 등 주가를 견인하는 힘이 규제 우려보다 더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1시 50분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5% 내린 12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강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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