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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국감] 강한승·김범수·한성숙 등…플랫폼 기업 정조준

골목상권 침해, 갑질 논란이 불러온 빅테크 국감
SKT‧KT‧LGU+ 대표도 5G 논란의 증인으로 채택
재계 “기업 총수 망신 주기용 국감은 이제 그만”

 
 
김범수 카카오 의장 등 증인들이 2018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선서하던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임기 중 마지막 국회 국정감사(국감)가 10월 1일부터 시작된다. 국회는 이번 감사에서 네이버‧카카오‧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정조준 할 것으로 전망된다. 플랫폼 기업과 관련해 불거졌던 ‘갑질 논란’과 골목상권과 충돌 논란을 빚은 ‘문어발식 사업 확장’, 과거 재벌의 모델을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분위기는 특정 상임위원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공통 현상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는 지난 27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최종 확정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다음달 5일 예고된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박대준 쿠팡 대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국토교통위원회도 28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비롯해 강한승 쿠팡 대표 등을, 환경노동위원회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골랐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정감사에도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급성장한 플랫폼 기업, 책임은 다했나 

이번 국감에서 증인으로 나오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은 대부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히 성장한 곳이다.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하는 과정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무기로 사용자들을 끌어안고 수익을 독식했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기업은 소상공인들이 많은 산업에 진출하거나, 특정 산업을 장악한 뒤 수수료를 올려 돈을 버는 방식으로 사업 전략을 펼치다 역풍을 맞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감에서도 관련 쟁점 사안들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주목받는 기업과 기업인은 카카오다. 최근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관련해 세간의 비판을 받으면서 정부와 국회도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3년 만에 국회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가장 큰 쟁점으로는 과도한 플랫폼 수수료 논란과 계열사 신고 누락 등이 있다. 
 
여·야 정치권은 카카오가 과거 비판받았던 재벌의 성장 방식을 답습한다는 지점을 파고들 전망이다. 카카오는 2016년 45개 계열사를 보유했지만 2020년 말 기준 국내 계열사만 118개를 거느린 거대 기업으로 거듭났다. 71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계열사 수 증가율 1위라는 지적 때문에 ‘신 재벌’이라는 꼬리표도 붙게 됐다. 
 
김 의장은 카카오의 최대주주이면서 사실상 카카오의 지주회사로 평가받는 케이큐브홀딩스도 소유하고 있는데 케이큐브홀딩스 자료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김 의장에 대한 조사를 예고한 바 있다. 
 
상장을 앞둔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택시 ‘콜비’를 인상해 수익을 증대하려 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택시 시장을 90% 이상 장악한 뒤 이용자들의 호주머니를 쌈짓돈 삼아 손쉽게 돈을 벌려 했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카카오 측이 일부 사업을 철회하거나 상생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등의 계획을 내놨지만,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에게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질문은 직장 내 괴롭힘 등 조직문화와 관련한 사항이다. 지난 5월 네이버에서 근무하던 한 직원이 직장 내 갑질 등에 따른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네이버 노조는 한 대표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포함한 일부 경영진이 이런 괴롭힘 문화를 묵인하고 방조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논란이 확대되자 이해진 GIO는 임직원들에게 “가장 큰 책임은 회사를 창업한 저와 경영진에 있다”며 경영 체계를 쇄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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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국감이 기업 문제 개선에 순기능 돼야”

이 밖에 문재인 정부의 수소경제‧탄소중립 정책과 관련한 사업을 하는 SK E&S의 유정준 대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증인으로 채택됐다. 
 
5세대 이동통신(5G) 관련 불공정 약관에 대한 문제를 질문하기 위해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도 정무위 증인으로 확정됐다.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홍보했다가 비판을 받자 회사 매각 방침을 밝힌 뒤 이를 철회한 홍원식 남양유업의 회장도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 나올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감이 매년 되풀이되는 기업 망신 주기용으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구체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끌어내기보다 답변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면박만 주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탓에 많은 인원이 모이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기업의 대표급 증인을 직접 불러 온종일 대기하게 하는 것도 합리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코노미스트]와의 통화에서 “국정감사는 국회의원이 기업의 문제를 지적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순기능이 있다”면서도 “기업 총수나 대표급 임원이 일부 의원들의 자기 이름 알리기용 증인으로 이용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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