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늘자 여행 심리 회복…국내선 줄고, 국제선 활기 되찾나
국내선 여객 수 4개월째 감소…사이판·괌·하와이 노선 재개 시동
#. 12월 결혼을 앞둔 김다혜(30)씨는 신혼여행으로 제주도 대신 괌을 택했다. 바다가 보이는 5성급 리조트와 항공권이 포함된 4박5일 괌 패키지여행 상품이 2인 200만원대로 나왔기 때문이다. 김씨는 "제주도는 독채 펜션도 1박에 30만~50만원을 줘야 한다"며 "한 번뿐인 신혼여행을 해외에서 보내고 싶은 마음도 크기 때문에 코로나19 PCR 검사를 받더라도 괌이나 하와이, 사이판으로 신혼여행을 알아보는 예비부부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국내선 여객 수는 4개월째 감소하는 반면 국제선은 모처럼 활기를 되찾는 모양새다.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인 사이판을 시작으로 여행 심리가 회복되고 있고, 백신 접종이 증가하면서 2년간 억눌렸던 해외여행이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말까지 국외선 항공권 예약이 증가하자 항공업계도 다시 날 준비를 하고 있다.
4일 국토교통부 항공포털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9월 국내선 여객 수는 252만5000명으로 8월 270만2000명보다 7% 감소했다. 추석 연휴(9월17∼22) 엿새간 인천공항을 제외한 국내 14개 공항의 여객 수가 131만3000명으로 지난해 추석 때보다 25.5% 늘었지만, 오히려 월별 국내선 여객 수는 줄었다. 올해 초부터 국내선 여객 수는 꾸준히 증가하다가 5월 최고 수치인 311만5000명을 기록한 이후 4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7월까지는 월별 국내선 여객 수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수준을 넘어설 만큼 국내 여행에 대한 수요가 넘쳤지만 8월부터는 2019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예약률이 가장 높은 제주노선도 항공 여객이 줄어드는 추세다. 제주공항 이용 월별 탑승객은 3월 이후 매달 100만명대를 유지하다가 지난달 95만3000명으로 떨어졌다.
국내 항공사들은 국내선 여객 수가 줄고 있지만,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올라감에 따라 국제선 재개에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트래블버블을 시행 중인 사이판 예약자가 늘자 항공사들은 하와이와 괌 등 휴양지를 중심으로 노선을 재개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3개 항공사는 올 추석 연휴 기간 사이판 단체여객이 모두 증가했다. 마리아나관광청은 현재까지 산정한 사이판 여행 한국 예약자 수가 400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추석 연휴 이후에도 예약 증가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까지 1000명 이상의 예약 유치를 달성했다. 7~8월 트래블 버블 여행객 수요가 한 편당 10명 이하였지만 추석 연휴 이후 매편 100명 이상의 예약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트래블버블 시행 초기에는 사이판 현지 교민 이동 수요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국내 백신 접종 증가와 여행 심리 회복이 맞물리면서 여행객 예약이 증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사이판에 이어 12월 23일부터 주 2회 일정으로 인천-괌 노선도 운항할 계획이다. 현재 국토교통부로부터 운항 허가를 받았고, 방역 당국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항공도 추석 이후 사이판행 예약자가 1200여명에 달한다. 제주항공은 연말까지 주 1회 토요일에 인천-사이판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 역시 인천-사이판 노선 예약률이 10월에는 70~80%, 11월에는 95%로 알려졌다. LCC 대부분은 연말부터 동남아, 괌 노선을 중심으로 국제선 운항을 재개할 방침이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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