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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20% 인하 결정했지만 유가 급등 이어지면 효과 반감

다음달 14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6개월 한시 적용
리터당 휘발유 164원·경유 116원·LPG 부탄 40원 인하
하루 40km 운행시 월 2만원 절감…체감은 약 2주 후부터
동절기 영향 등 유가 고공행진 전망에 인하 효과 반감 우려

 
 
정부가 유류세 20% 인하를 결정했다. 사진은 24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6일 휘발유·경유·LPG 부탄 등에 붙는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20% 인하한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 인하 폭이다.  
 
당·정은 이날 물가 대책 관련 당·정 협의에서 다음달 12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6개월 동안 휘발유·경유·LPG 부탄에 대한 유류세를 20% 인하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부는 지난 2000년, 2008년, 2018년에도 국제유가 상승 압력으로 유류세를 내린 적 있다. 가장 최근인 2018년 11월 6일부터 2019년 5월 6일까지 15%, 이후 8월까지 7%를 인하했다.  
 
애초 정부 검토안은 역대 최대치와 같은 수준의 15% 인하 방안이었지만 당의 추가 요청을 정부가 수용하면서 인하 폭이 커졌다고 민주당은 설명했다. 이번 유류세 인하 조치를 통해 휘발유 가격은 L당 최대 164원, 경유는 116원, LPG 부탄은 40원까지 인하가 가능하다.  
 
유류세 인하로 하루 40㎞ 정도 운행하는 운전자의 경우 월 2만원 정도 기름값이 절약될 것으로 보인다. 유류세 전체로는 2조5000억원 수준이다.  
 
액화천연가스(LNG) 할당 관세도 기존 2%에서 0%로 한시적으로 인하한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천연가스 가격 상승 대응을 위해 현재 할당 관세 2%를 적용 중인 LNG에 대한 할당 관세율을 인하하기로 했다”며 “상업용 LNG 사업 기업들의 부담을 완화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류세를 인하하더라도 당장 효과를 체감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주유소별 재고 소진 시기에 따라 실제 가격 반영에는 다소 시차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제품이 정유공장에서 나와 저유소를 거쳐 주유소로 유통되는 과정이 통상 2주 정도 걸린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소비자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가격 하락으로까지 이어지려면 2주는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에너지경제연 “겨울 수요 해소 후 내년 봄 유가 안정 예상”

유가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유류세 인하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도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지난 25일 공개한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경제·에너지 시장의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계속된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세가 동절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난 7월과 8월 각각 배럴당 72.9달러, 69.2달러를 기록했던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72.6달러까지 반등했고, 이달 들어서는 80달러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가격이 배럴당 80달러를 넘은 것은 7년 만이다.  
 
전망도 밝지 않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북반구의 겨울 한파가 예상보다 강할 경우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역시 최근 석유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말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종전 80달러에서 90달러로 상향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10월 국제유가와 LNG 현물가격은 지난해 평균 대비 각각 2배, 10배 가까이 늘었다”면서도 “다만 아시아·유럽의 동절기 피크 수요가 해소되고, 주요 생산설비가 재가동되면 LNG 수급 불균형이 내년 봄 이후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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