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까맣게 '탄 것' 아닌 '색'다른 메뉴…블랙에 빠진 외식업계
검은색 치킨·떡볶이·햄버거…블랙 메뉴 잇따라 출시
외식업계 금기시 된 컬러로 MZ세대 사로잡기에 나서
외식업계의 ‘색’다른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음식 본연의 색이 아닌 다른 색으로 요리된 메뉴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과거 금기시 되던 ‘검은색’(블랙) 메뉴가 속속 나오고 있다. 흔히 검은색은 쓴맛의 느낌과 부패한 느낌을 주고, 식욕 억제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금기를 깨고 색다른 도전을 한다는 긍정적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재미’에 빠진 MZ세대를 사로잡기 제격이란 평가다.
지난 21일 BBQ는 신메뉴 ‘까먹치킨’을 출시했다. 오징어 먹물을 넣어 튀긴 치킨으로, 검은색 닭껍질로 뒤덮여있다. 얼핏 보면 새까맣게 타버린 치킨 같지만, 이는 정상적으로 요리된 치킨이다.
빕스는 지난달 기네스와 콜라보한 ‘블랙치킨’을 선보였다. 블랙치킨 역시 까맣게 다 타버린 것 같은 비주얼이다. 기네스 맥주의 상징인 검은색을 치킨에 녹여내 출시했다.
떡볶이 업계도 검은색에 빠졌다. 지난 여름 ‘배떡’은 ‘블랙로제떡볶이’ 메뉴를 출시했다. 기존 로제떡볶이랑 맛은 똑같지만 색은 온통 검은색이다. 충격적인 비주얼은 SNS상에서 이슈가 되면서 '갯벌떡볶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떡볶이 프랜차이즈 ‘달토끼의 떡볶이 흡입구역’은 ‘핫블랙투움바떡볶이’를 선보이며 검은색 떡볶이 라인에 이름을 올렸다. CJ ENM의 애니메이션사업부 신비아파트도 ‘리얼 초코 떡볶이’를 출시하며 검은색의 초콜릿맛 떡볶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롯데리아는 지난 21일 ‘블랙오징어버거’를 출시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을 모티브로 한 제품으로, 오징어 먹물을 함유한 블랙오징어 패티를 사용했다. 블랙오징어버거는 음식 전체가 검은색은 아니지만, 새까만 버거 패티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외식업계가 검은색 음식을 선보이는 것은 이색 메뉴가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기 때문이다. 배떡의 블랙로제떡볶이는 출시되자마자 유튜버들의 후기 영상이 올라왔고, 조회수는 5만~50만회 이상을 기록했다. 이색 메뉴가 출시되면 유튜버들이 반응하고, SNS에서도 이슈가 되기 때문에 외식업계는 계속해서 이색 메뉴를 출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색 메뉴 출시가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한다. 신메뉴의 주 타깃층인 MZ세대는 맛만큼 ‘재미’를 소중히 여긴다. 색다른 음식을 도전하는 것으로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BBQ 관계자는 “기존 치킨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블랙치킨으로 색다른 도전을 즐기는 MZ세대 마음을 사로잡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신제품을 적극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미 한국외식산업 연구원은 "이색 메뉴는 SNS에 새로운 것을 공유하며 즐기는 MZ세대를 저격하고 있다"며 "외식업계는 입소문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검은색 음식 등 이색 메뉴를 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 오징어게임이 인기를 끌며서 이와 연계한 패러디 마케팅도 검은색 음식 유행에 한 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정 기자 lee.hyunjung3@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1400원 强달러’에 달러보험 눈길 가네…장·단점은?
2구글 최고의 무기, 세계 1등 브라우저 크롬…분사해야 한다면?
3‘제2의 도시’의 운명…성장과 쇠퇴 그리고 도전
4“최강야구부터 무쇠소녀단까지”...땀 흘리는 예능이 인기인 까닭
5코오롱 ‘인보사 사태’ 이웅열 명예회장 1심 무죄
6‘코인 과세유예·상속세 완화’ 물 건너가나…기재위 합의 불발
7최상목 “야당 일방적 감액예산…결국 국민 피해로”
8日유니클로 회장 솔직 발언에…中서 불매운동 조짐
9최태원은 ‘한국의 젠슨 황’…AI 물결 탄 SK하이닉스 “우연 아닌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