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챗봇 어디까지 왔나①] 쓰면 쓸수록 똑똑해지는 AI 금융 비서 ‘챗봇’
비대면 흐름 타고 금융 경쟁력 필수 서비스로 부각
KB국민은행 만족도 94%, 농협은행 ‘좋아요’ 46만건
사람보다 빠르고 똑똑한 챗봇이 은행원을 대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대두된 언택트(비대면) 흐름은 금융업계도 피할 수 없었다. ‘인공지능(AI) 챗봇’이 모바일 화면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한다. 다른 사람에게 송금도 해주고, 적합한 금융 상품도 추천해준다. 그러나 챗봇이 완벽한 금융 파트너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현재 챗봇은 명령어 이해도가 떨어져 엉뚱한 답변을 하기도 하고,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 경험조차 없는 고객들도 부지기수다. 금융권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자 저마다 챗봇의 일상대화 수준을 높이고, 심리 테스트 등 친숙한 비금융 콘텐트를 제공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본격화된 언택트 시대 안에서 국내 금융업계는 챗봇을 어떻게 발전시킬까. [이코노미스트]가 국내 금융권 AI 챗봇의 현주소를 진단해봤다. [이코노미스트 뉴스룸]
“신용대출 맞춤 상품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사용 및 잔액 조회 화면을 연결해 드릴까요?”
은행원을 통해 안내받은 내용이 아니다. 챗봇 상담으로 진행된 결과다. 과거 은행 창구를 방문해야 받을 수 있었던 서비스가 이제는 모바일 화면을 통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챗봇(chatter robot)은 말 그대로 사람을 대신해 질문에 대답하는 로봇을 의미한다. 금융권에선 일찍부터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챗봇 고도화를 추진해왔는데, 최근 디지털·비대면 흐름이 본격화되면서 실질적 결실을 맺고 있다. AI 기술이 접목된 챗봇 경쟁력이 모바일 금융 경쟁력의 마중물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기존 챗봇이 단순 문답식의 상담 업무만 이뤄졌다면, 현재 챗봇은 상품 가입 안내 등 활용 범위가 훨씬 넓어졌다. 챗봇 도입으로 단순 반복 안내 서비스가 크게 줄었다. 금융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 챗봇 서비스는 상당히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상품 가입하고 환전하고…복잡한 은행 업무도 ‘척척’
소비자들은 챗봇을 통해 계좌 조회뿐만 대출 이자율이나 펀드의 수익률까지 알 수 있다. 간단 송금 업무나 비밀번호 변경도 가능하다. 각 사 집계 결과 평균 응답률과 소비자 만족도도 크게 상승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챗봇 도입 이후 2~3년이 지난 지금 챗봇 응답률은 평균 80% 후반대를 나타내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챗봇 ‘비비’는 ‘개인화된 챗봇 상담 서비스’로 고객에게 솔루션을 제공한다. 올해 9월 기준 AI 챗봇 접수 건수는 70만건, 이용자의 만족도는 94%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중은행은 각각 비비(KB국민은행), 오로라(신한은행), HAI(하나은행), 위비봇(우리은행), 올인원상담봇(NH농협은행)이라는 AI 챗봇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은행별 선명성 강화를 위해 서비스 차별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 비비는 ‘weekly 금융 뉴스’를 제공하고 하나은행 HAI는 ‘엄마에게 5만원’으로 별칭을 설정해 이체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드·보험업계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체 앱 혹은 메신저와 결합한 챗봇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로 진행되는 정책성 소비 지원 등의 경우 챗봇 서비스가 더욱 빛을 발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특히 코로나상생지원금, 국민지원금 시즌에 챗봇 안내로 문의 절차가 간소해졌다”고 설명했다.
챗봇 이용률 해마다 쑥쑥…노년층 이용도·고도화 과제
그러나 챗봇 이용률이 급격히 올라오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2018년 농협은행의 전화 상담 이용 건수는 854만건, 고객행복센터 챗봇 답변 건수는 7만984건이었다. 당시 챗봇 건수는 전체 상담의 1%에도 못 미쳤다. 반면 올해는 전체 상담 건수 대비 챗봇 비율이 14% 수준으로 크게 상승했다.
답변 정확도도 개선 대상이다. 금융서비스와 연관성이 떨어진 질문을 할 경우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거나 상관없는 대답이 나오는 식이다. 이에 은행들은 챗봇에 일상대화 기능을 삽입하는 등 친근감을 더하기 위한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챗봇은 ‘언어 데이터’를 학습하기 때문에 쓰면 쓸수록 진화한다. 다양한 데이터가 쌓일수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챗봇은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포함해 최근의 금융 이슈들을 데이터화해 학습한다. 금융권 챗봇 서비스 관계자는 “대출 규제, 재난지원금 등 소비자의 관심이 몰리는 데이터들을 미리 챗봇에 업데이트해 놓는다”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는 것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기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AI 기술을 일상 금융에 접목시킨 챗봇 서비스는 갈수록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문맥을 읽지 못하거나 전혀 다른 대답을 내놓는 등의 오류는 머신러닝·시나리오 고도화 등을 통해 추분히 수정되고 정교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홍다원 기자 hong.da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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