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올라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제치고 美 시총 1위 등극
MS, 3분기 실적 상승에 美 시총 지도 바꿔
애플, 부품 공급난 탓에 시장 기대 못미친 매출 보여
클라우드 서비스로 실적을 키운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을 제치고 미국 시가총액 1위를 차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전날보다 2.24%(7.27달러) 상승한 331.6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비해 애플 주가는 1.86% 하락한 149.80달러로 떨어졌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는 시가총액 2조4897억9600만 달러로 애플(2조4762억1900만 달러) 제치고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약 16개월 만의 일이다.
두 회사의 희비를 가른 것은 올해 3분기 실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올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453억 달러, 205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2%, 48% 증가했다. 특히 매출 증가폭은 2018년 이후 최대치로 11분기 연속해서 시장 전망치를 넘어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을 견인한 건 클라우드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수요 확대가 매출 상승의 배경이다. 회사의 주력사업으로 부상한 애저(Azure)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 등의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약 50% 성장했다. 소프트웨어는 최근 전 세계적인 물류 대란에 따른 각종 부품·제품 공급난의 영향을 적게 받았고 그 덕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매출 성장세를 가파르게 유지할 수 있었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올 들어 45% 이상 급등했다.
애플도 3분기 매출이 늘었지만 시장의 기대치를 밑돈 것이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애플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어난 833억6000만 달러, 영업이익은 61% 증가한 237억8600만 달러였다. 시장에선 당초 애플의 매출 전망치를 850억 달러로 내다봤다. 애플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것은 201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실적은 아이폰 생산 차질에 따른 것으로, 공급망 병목 현상에 따른 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가 애플의 발목을 잡았다. 시장에선 올 3분기 아이폰 매출을 415억1000만 달러로 예상했지만, 실제 매출은 388억7000만 달러에 그쳤다.
공급망 문제 장기화 전망 탓에 애플의 4분기 실적도 먹구름 전망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공급 제약은 업계 전반의 반도체 부족과 동남아시아의 생산 차질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분기에도 반도체가 특히 부족해 더 심각한 공급 제약에 직면할 것”이라며 “반도체 부품 부족 문제가 얼마나 오래 갈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마이크로소프트가 4분기에도 클라우드 서비스, 오피스365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인상을 동력으로 수익이 늘어, 주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 또한 부품 수급 차질 문제가 해결되면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향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두고 두 회사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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