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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인상으로 버틴 보험사…"내년엔 올릴 명분이 없네"

내년도 평균 공시이율 2.25%로 동결, 보험사 보험료 인상 어려워져
초저금리에 투자수익률 하락 … 보험업계 성장세 둔화 고민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내년 평균 공시이율을 동결하면서 보험사들의 보험료 인상 명분이 적어졌다. 손해보험사들의 골칫덩이인 자동차보험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차량 운행이 줄며 손해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보험료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내년 수입보험료 성장세 둔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보험사들은 당장 보험료 인상 명분이 사라진 상태여서 시름이 깊어지게 됐다.
 

공시이율 2.25% '동결'…보험료 인상 어렵다

지난달 말 금융감독원은 2022년 보험사 평균 공시이율을 올해와 같은 2.25%로 동결했다.  
 
평균 공시이율은 각 보험사별 공시이율을 매월 말 보험료적립금 기준으로 가중평균한 이율로 보험사들에게 매우 중요한 지표다. 공시이율이 예정이율 조정으로 이어져 보험료 조정과 연관이 깊기 때문이다.  
 
대체로 다음해 평균 공시이율은 전년도 10월 말에 결정된다. 보험사는 이 평균 공시이율을 바탕으로 내년도 예정이율을 조정한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 보험료를 운용해 올릴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이다. 공시이율이 하락하면 보험사는 예정이율을 낮출 명분이 생긴다. 통상 보험사들이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낮추면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보험료는 5~10%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 금융감독원]
 
하지만 금융당국이 평균 공시이율을 동결했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예정이율을 낮추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사들이 내년도 공시이율 조정 시 평균 공시이율 2.25%를 감안해야해서다.
 
이달 1일 기준, 빅3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보장성보험 공시이율은 2.00~2.20%, 저축성보험은 2.22~2.26%로 형성됐다. 이미 2%대 초반으로 공시이율이 하락한 상태여서 내년도 평균 공시이율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이 쉽지 않다. 즉, 내년도 보험료 인상이 어렵게 된 셈이다.  
 
평균 공시이율은 그동안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왔다. 2016년 3.5%에서 지난해 2.5%, 올해는 2.25%로 하락했다.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이 2~3%대까지 추락하자 보험사들이 공시이율을 꾸준히 내리며 보험료를 인상해온 것이다.  
 

수입보험료 '성장세 둔화' 전망, 난감한 보험사 

지난 9월 자동차 정비수가(시간당 공임비)가 4.5% 인상돼 12월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정비수가 인상은 손보사에는 악재다. 수리비 상승은 곧 지급 보험금 증가로 이어져,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치솟을 수 있어서다.  
 
하지만 손보사들은 내년도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꾸준히 하락하며 보험료 인상 명분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중앙포토]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빅4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의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5%~79.8% 수준이다.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이 77~80% 수준임을 감안하면 빅4 손보사 모두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손해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손보사들은 매년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보고 있고 위드코로나 시행 이후 차량 운행이 정상화되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80% 이상으로 치솟을 것이라 전망한다. 당장의 요인만 보고 보험료를 동결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금융당국이 보험료에 개입한다. 손보사들은 정비수가 인상에도 손해율이 적정 수준을 보이고 있어 자동차 보험료 인상 시 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한편 보험연구원은 내년 생명보험 수입보험료 성장률 전망을 올해의 4.3%(추정치)보다 둔화한 1.7%로, 손해보험 원수보험료 성장률은 올해의 5.5%보다 낮은 4.9%로 각각 제시했다.  
 
전체 수입보험료는 증가하겠지만 성장세는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내년도 보험료 인상이 쉽지 않은 보험사들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년간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에 투자수익률이 하락하며 실적 부문에서 고심이 컸다"며 "보험료 인상은 보험사들에게 '최후의 보루'지만, 이번 평균 공시이율 동결로 보험료 인상 카드를 쉽게 꺼내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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