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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올해 이자수익 34조원 육박…역대급 예대금리차 덕봤나

은행권 이자이익 매분기 늘어나…“내년 사상 최대 이익 전망”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比 50% ↑…지난해 연간 실적 넘어
대출금리 중장기적 상승세 관측…금융당국 “직접 개입은 어려워”

 
 
 
[사진 연합뉴스]
국내 은행들의 대출금리와 수신금리 간 격차가 약 11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진 가운데 은행권이 올해 3분기까지 거둬들인 이자 수익이 총 3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예대금리 격차는 추후 더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다 연내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은행이 내년에 사상 최대 이익을 낼 것”이란 관측과 동시에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자들의 불만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은행들의 누적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8% 늘어난 33조7000억원을 올렸다. 은행들의 올해 분기별 이자이익은 ▲1분기 10조8000억원 ▲2분기 11조3000억원 ▲3분기 11조6000억원 등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돼왔다.
 
누적 당기순이익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올해 3분기 기준 은행들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5% 급증한 15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당기순이익 12조1000억원을 이미 3조원 이상 넘어선 규모다.  
 
특히 예대금리차는 1.80%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1.76%와 비교해선 0.04%포인트 올랐고, 지난해 말 1.72%와 비교했을 땐 0.08%포인트 상승했다. 앞서 지난 8월엔 예대금리차가 지난 2010년 10월 이후 11년만에 최대치로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기준 국내 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1%포인트였다. 
 
이는 금융당국과 약속한 가계대출 증가율을 맞추기 위해 우대금리와 한도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은행들이 대응해온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은행들이 이자이익을 내는 동안 서민들은 금리 부담에 직면했다. 지난 16일부터 적용된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최고 4.78%로 전월 대비 0.11%포인트 올랐고, 일각에선 연말엔 5~6%대를 돌파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중장기적으로 대출 금리 상승세는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는 25일 예정된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이 상당히 높은데 이 경우 시장금리 상승흐름에 또다시 가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한은이 내년 초 또다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물가 급등세가 지속해 금리 정상화 차원서 추가 인상을 할 것이란 설명이다.
 
또 불안한 물가 탓에 미국까지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게 되면 국내 대출금리도 빠르게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선 내년 은행권의 순이익이 올해 실적을 뛰어 넘는 사상 최대치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권은 내년 금리 상승효과로 인해 순이자마진(NIM)이 약 5bp 개선될 것”이라며 “가계대출 성장률은 4~5%로 올해보다 낮아지겠지만 기업대출이 7%대 견고한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 연구원은 “이를 바탕으로 은행계 금융지주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은행계 금융지주 4사 합산 영업이익은 총 21조3000억원으로 올해보다 5.7% 증가하고, 지배순이익은 14조8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4.1%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금리상승 상황에 대해 “적극적 개입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정부의 대출 총량 규제로 대출금리가 급상승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정은보 금감원장 역시 지난 9일 시중은행장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금리’라는 것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으로 시장 자율 결정 과정에 대해서는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감독 차원에서는 계속해서 아주 신중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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