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선구매…긴급사용승인 심사만 남아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긴급사용승인 요청
식약처 “안전성·효과성 확인되면 연내 허가 가능”
MSD·화이자와 경구용 치료제 40만명분 선구매
“내년 2월 단계적 도입, 중환자 급증 차단 기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미국 제약사 머크앤컴퍼니(MSD)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긴급사용승인 심사에 나섰다. 식약처는 전문가 자문을 거쳐 이르면 올해 안으로 긴급사용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17일 충북 오송 식약처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날 질병관리청으로부터 MSD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인 ‘몰누피라비르’의 긴급사용승인 요청을 받았다”며 “임상 자료 검토, 전문가 자문회의, 관련 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안전성과 효과성이 확인되면 연내에 허가가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MSD 측은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고 5일 안에 몰누피라비르를 투여하면 입원·사망 확률이 절반가량으로 줄어드는 등 임상 시험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코로나19 치료제는 정맥주사 형태로 나와 약을 투여하기 위해서는 내원해야 했다. 하지만 먹는 치료제가 나온다면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도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런 이점 때문에 몰누피라비르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단계에서 입원자와 중증환자 급증을 막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처장도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현장에서 사용된다면 좀 더 다양하고 상황에 맞는 방역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지난 4일(현지 시각) 세계 최초로 몰누피라비르 사용을 승인했으며, 미국도 이달 말 사용 승인을 검토하는 회의를 열 예정이다.
한국 정부는 몰누피라비르 등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40만4000명분을 선구매 중에 있다. 지난 8일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정부가 40만4000명분의 경구용 치료제 확보를 결정했고, 내년 2월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확보한 40만4000명분의 경구용 치료제 가운데 MSD의 몰누피라비르는 20만명분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정부와 MSD는 지난 9월 구매약관을 체결했다. 정부는 지난달에는 미국 화이자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7만명분도 선구매했다. 나머지 13만4000명분에 대해서는 MSD·화이자 및 스위스 로슈와 협의 중이며 이달 안에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몰누피라비르와 달리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아직 긴급사용승인 신청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식약처는 향후 질병관리청 또는 화이자로부터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긴급사용승인이나 품목허가 신청이 있으면 신속하고 철저하게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지원 기자 jung.jee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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