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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되는 ‘포스코’ 비상장으로 주주가치 제고?…포스코 지주사 전환에 쏠린 눈

철강 자회사에는 비상장으로 '주주가치 제고' 못 박아
향후 신설 법인엔 상장 ‘지양’으로 여지 남겨
내년 1월말 임시주총, 국민연금 선택 주목

 
 
포스코 광양제철소 전경. [중앙포토]
 
포스코가 철강 사업회사를 물적분할(지주회사가 분할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소유하는 것)하는 방식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한다. 
 
포스코 측은 물적분할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등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이번에 분할을 추진하는 철강사업을 포함해 향후 설립될 신규 법인들 역시 비상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각 자회사의 성장 가치를 지주회사 주주가치로 연결해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것이다. 
 
다만 철강 사업회사는 정관에 상장을 위한 규정을 반영하지 않는 등 상장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 것과 달리, 향후 지주회사 산하에 새롭게 설립되는 법인들의 경우 상장을 지양한다고 언급하는 수준에 그쳤다. 
 
포스코는 10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주회사 전환 추진 안건 등에 대해 의결했다. 미래 신사업 발굴과 사업·투자 관리를 전담하는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를 상장 존속법인으로 유지하고, 분할 신설법인인 철강 사업회사 ‘포스코’를 비상장으로 물적 분할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균형 있는 성장을 가속화하고 현재 기업 가치를 2030년까지 3배 이상으로 증대시킨다는 목표다. 
 
포스코의 지주회사 전환 추진 배경은 철강사업의 친환경 전환, 신성장 분야 본격 육성, 포스코 주가 저평가 등으로 요약된다. 포스코는 “철강사업의 친환경 전환과 신성장 분야 본격 육성 등을 위해 지주회사를 통한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하도록 하고, 각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또한 “철강사업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릴 뿐 아니라 국내외 이차전지 소재, 수소 사업 등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으나, 포스코의 주가는 저평가돼 있는 상황”이라며 “포스코가 철강 중심 기업이라는 인식 때문에 신성장 사업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그룹 안팎에서 대두됐다”고 밝혔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 포스코]

수소 등 향후 신설 법인의 상장 가능성은?  

포스코 측은 물적 분할하는 철강 사업회사를 비상장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측은 “철강 사업회사의 비상장 유지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분할 신설법인의 정관에 ‘제3자 배정, 일반 공모’ 등 상장에 필요한 규정을 반영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기존의 ‘분할 후 상장’ 모델과 차별화된 세계적인 선진 지배구조 모델을 그룹에 정착시킬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향후 지주회사 산하에 신설될 것으로 예상되는 법인들이다. 포스코는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하고 지주회사와 자회사 주주 간 이해관계가 상충되지 않도록, 철강사업을 포함해 향후 설립될 신규 법인들 역시 비상장을 유지한다”면서도 “향후 지주사 산하에 새롭게 설립되는 법인들의 상장은 지양한다는 방침”이라는 입장이다. 정관에 상장 관련 규정을 반영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상장 불가’를 못 박은 철강 사업회사와 달리, 향후 신설 법인들의 비상장은 “유지”, “지양” 수준에 그친 것이다.  
 
이에 대해 김우찬 경제개혁연구소장(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은 “철강 외에 수소 등 미래 가치가 높은 사업들에 대한 상장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며 “기업의 상장은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 이사회 의결만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지주회사 전환 추진 등을 최종 결정하는 임시주총은 내년 1월 28일로 예정돼 있다.  
 
포스코가 지주회사 체제 아래서 철강, 이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 7대 핵심 사업 중심의 성장을 도모한다고 밝힌 만큼, 향후 신사업에 관한 법인이 신설될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는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개발 ▶그룹 사업 개편과 시너지 확보 ▶그룹 연구개발 전략 수립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리딩 등 이른바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는다. 이 같은 사업 구조를 감안할 때, 신사업 등에 위한 신설 법인 출범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민연금 입장과 임시 주총 통과 가능성은?

포스코가 물적 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이에 대한 주요 주주들의 반발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가 약속대로 철강 사업뿐만 아니라 신사업을 영위하는 신설 법인에 대한 비상장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에 대한 우려다. 
 
특히 포스코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선택이 주목된다. 이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 물적분할에 대해 2대 주주로서 반대표를 행사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반대표를 행사한 이유는 “주주 가치 훼손”이었다. 지난 3분기말 기준 포스코의 주요 주주 지분율은 국민연금 9.75%, 미국 시티뱅크 7.30% 등이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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