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넌 버릴게 없구나”…'샤넬 단추’ 40만원에 당근에서 팔리는 사연
명품 단추, 업사이클링 열풍…목걸이 귀걸이로 재탄생
단추 1개당 5만원~10만원…정품보다 크게 저렴해 선호
“샤넬 정품 단추 팔아요.”
최근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샤넬 단추’, ‘루이비통 단추’ 등 명품 단추를 판매한다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명품 옷에 부착된 단추만 판다는 것인데 단추 디자인과 선호하는 색에 따라 통상 6~7개에 40만~70만원 정도에 거래 중이다. 명품 가방과 옷도 아닌 단추가, 그것도 몇십만원에 거래되는 이유는 뭘까.
귀걸이 된 샤넬 단추…“16만원에 팔아요”
패션업계에 따르면 샤넬, 루이비통 등 명품 단추를 리폼해 귀걸이와, 목걸이, 팔찌 등 악서사리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이 유행하고 있다. 중고거래나 빈티지샵을 통해 명품 단추를 구매한 뒤 목걸이, 귀걸이 혹은 가방의 심볼로 제작하거나 아예 완성된 단추 액세서리를 구입하는 것이다.
현재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디자인과 연식이 다른 명품 단추들이 거래되고 있다. 한 판매자는 “정품이라 뒷면 음각이 뚜렷한 귀걸이로 재탄생했다”면서 “16만원에 팔겠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판매자는 연식이 오래된 샤넬 스커트에 장식으로 붙어 있는 단추 6개를 판매했다. 이 판매자는 “샤넬의 대표 색과 디자인인 까만색 배경에 흰색 로고 단추”라면서 “단추 6개를 40만원에 판다”고 썼다.
제니‧조이가 리폼해 착용한 목걸이, 인기 아이템으로 입소문
이 서비스는 단연 MZ세대에게 인기다.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다 같은 모양이 아닌 자신의 취향을 반영해 차별화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 정품 액세서리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명품 목걸이 구매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게 두 번째다. 일반적으로 샤넬 매장에서 판매하는 목걸이는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이에 반해 단추로 만든 명품 목걸이는 10만~20만원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5분의1, 10분의1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오래된 제품을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착한 소비를 지향한다는 측면도 있다.
한 소비자는 “매장 가격에 구매는 못하겠고 가품은 사용하기 싫은 마음인데, 샤넬 단추를 이용해 목걸이로 재탄생시킨 제품을 발견했다”면서 “어차피 매장 제품도 도금인 데다, 단추가 정품이라고 하니 크게 다른 점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를 오래된 명품 가방을 리폼해 최신 디자인으로 재탄생 시키는 가방 리폼의 진화 단계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리폼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명품을 손대 ‘짝퉁’(모조품)을 만든다는 인식 탓이다. 명품 리폼은 명품 고유 가치를 훼손하고 짝퉁을 양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반면 명품을 새롭게 향유했다는 또 하나의 재미와 트렌드로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미지 소모가 가속화 될 수 있어 난처하겠지만 명품 리폼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쇼핑백, 단추에 이어 리폼 대상은 다양하게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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