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체라, 산불 조기감지 솔루션으로 미국 진출 성공 눈길
인공지능 솔루션, 사람 신고보다 최대 7분 빨라
23일 美 서부 최대 전력회사 PG&E와 실증사업
국내 기업이 미국 산불 조기감지에 나선다. 인공지능이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산불 징후를 발견하고, 관제센터에 신고한다. 현장에 투입했더니 사람보다 최대 7분 빨리 감지했다. 시간을 줄이는 만큼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다. 미국은 연간 산불 피해액 규모가 19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엔 캘리포니아 주에서 대규모 산불이 나 남한 면적의 16%에 달하는 지역이 불탔다.
조기감지 솔루션을 만든 기업은 한국 스타트업 ‘알체라’다. 국내에선 한때 메타버스 테마주로 엮였다. 네이버제트에서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전신 인식 기술을 제공하고 있어서다. 아바타 움직임을 실재 인물처럼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기술이다. 그러나 지난 7월 낸 공고문에서 “메타버스와 관련한 직접 사업 모델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주목받았다.
메타버스 대신 산불 조기감지 솔루션 ‘파이어 스카우트’에 주력했다. CCTV 영상으로 산불 징후를 학습시켰다. 그 결과 초기 산불과 비슷한 도시 불빛, 자동차 전조등을 구분해내고, 야간에도 징후를 찾아낼 수 있게 됐다. 또 연기가 솟아오르는 방향을 바탕으로 산불이 난 곳을 지도에 표시해준다. 현장에 투입한 결과 사람이 신고할 때보다 최대 7분 일찍 징후를 감지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23일 미국 서부 최대 전력회사인 PG&E(Pacific Gas and Electric)와 산불감지 시스템 실증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캘리포니아 주 전역에서 산불을 감시하는 PG&E의 카메라 140대 중 46대에 파이어 스카우트를 시범적으로 설치하는 사업이다. 지난 3월엔 캘리포니아 주 소노마(Sonoma) 카운티와 계약을 맺은 이후 두 번째 성과다.
알체라는 이번 실증사업을 계기로 화재감지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미주 지역은 물론, 산불 피해가 극심한 국가가 대상이다. 일례로 호주는 2019년 9월부터 반년간 이어진 화재로 한반도 면적의 83%(약 18만6000 ㎢)에 달하는 숲이 사라졌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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