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뚫고 외식 수요 몰려간 프랜차이즈 음식점은?
지난해 패밀리 레스토랑별 티맵 차량도착 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 VIPS > 애슐리 순
배달·밀키트 상품 만들어 매장 밖 영업도 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휩쓴 국내 식품·외식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업계 흐름과 구조를 뒤집은 판세 변화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방역 강화로 외출이 제한되자 외식 수요가 급감했다. 음식점들은 폐업행렬이 이어졌다. 폐업 식당의 중고자재들이 서울 황학동 주방거리에 넘쳐났다.
하지만 풍선효과 같은 반대 양상도 나타났다. 완전·반 조리 형태의 가정간편식(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이 급성장했다. 그 중에서도 단순 조리과정을 거치는 즉석조리식품이 수요와 공급 모두 급증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4조3000억원으로 2016년 대비 89%나 증가했다. 2022년 새해엔 5조원을 넘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HMR 특허출원 건수도 최근 5년간 연평균 7.3%에서 2020년 상반기에만 32%까지 증가했다.
그러자 HMR 시장의 각축전이 벌어졌다. 동원·롯데푸드·신세계푸드·풀무원·CJ제일제당·SPC삼립 등 식품 대기업들은 물론 식품 제조사·유통사·쇼핑플랫폼 등까지 가세했다. 심지어 유명 레스토랑들도 자사 메뉴로 만든 간편식(RMR)까지 내놓고 있다.
이렇게 ‘집밥’(집에서 먹는 밥), ‘혼밥’(혼자서 먹는 밥)이 열풍인 가운데서도 외식업계 가맹점(프랜차이즈)은 나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심지어 브랜드와 가맹점을 늘리며 확장세를 나타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한 국내 가맹사업 현황을 보면 외식업의 경우 브랜드 수가 2019년 4792개→2020년 5404개(12.8%)로 증가했다. 가맹본부 수도 2019년 3861개→2020년 4208개(9.0%) 늘어났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던 상황에서도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방역 강화에 대응해 밀키트·배달·홈파티로 상품 확대
그 결과 차량들이 많이 몰려간 상위 업체 3곳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89만3192대), VIPS(VIPS 프리미어 포함 34만6814대), 애슐리(애슐리퀸즈 포함 23만4874대) 순으로 나타났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이용객 수가 차순위인 VIPS·애슐리에 비해 큰 격차를 보이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에서 후발 주자로 출발했다. 하지만 지금은 2021년 12월 기준 딜리버리 매장을 제외하고 전국 매장 수 78곳을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공항점·잠실점·서현점 등 수도권 주요 상권의 매장은 전체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의 단일매장별 차량도착 수에서도 단연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VIPS는 샐러드바·뷔페를 내세운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요 이탈과 매출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프리미엄 매장인 VIPS 프리미어와 배달 전용 브랜드인 빕스얌딜리버리 매장을 늘려가는 등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애슐리는 자연별곡과 함께 이랜드이츠의 대표 외식 브랜드다. 애슐리도 코로나19 사태로 분산된 수요를 잡기 위해 뷔페 형태의 퀸즈, 배달 전용인 애슐리 투고, 애슐리 메뉴를 집에서 즐기는 밀키트 애슐리 홈스토랑 등으로 다각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지난해 패밀리 레스토랑 방문 수요는 꾸준하게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나들이가 많은 시기엔 증가하는 모습도 보였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VIPS·애슐리의 지난해 차량도착 수를 합산해 월별로 분류한 결과 지난해 10월에 가장 많이 몰린 것으로 조사됐다.
졸업과 입학 행사가 이어지는 2·3월, 꽃피는 5월, 연말 12월에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증가폭은 크지 않았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다중이용시설 허용 인원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패밀리 레스토랑들은 밀키트 상품, 배달 서비스, 홈파티 메뉴 등을 내놓으며 매장 밖으로 수요 찾기에 나서고 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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