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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외부 인사 황규별 영입 의미?…탈통신 전략 본격화

글로벌 통신기업 거친 황규별 전무, 데이터 책임자로 영입
올해 들어 콘텐트·데이터 등 성장사업부 외부인사 모시기
그룹사 차원 데이터 사업 강화 일환…미래사업 개발 박차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 온라인 신년사를 통해 그룹 전체 임직원에게 ″가치 있는 고객 경험에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LG]
LG유플러스의 2022년 주력 사업 전략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디지털 전환(DX), 미디어 콘텐트 등 신사업 부문에 새 인재를 앉히면서다.
 
LG유플러스는 자사 데이터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세계 최대 규모의 다국적 통신기업 AT&T 출신의 데이터 전문가 황규별 전무를 사내 최고데이터책임자(CDO)로 선임했다고 17일 밝혔다. 황규별 CDO는 미국 델타항공에서 고객관리시스템(CRM) 분석 업무를 시작으로 다이렉TV(DirecTV) 비즈니스 분석 수석이사, AT&T 콘텐트인텔리전스1·빅데이터 책임자, 워너미디어 상품·데이터플랫폼·데이터수익화 담당 임원 등을 거쳤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황규별 CDO는 지난 14일부터 LG유플러스 사옥으로 출근해 업무 전반을 살피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미디어 콘텐트 사업부문 임원에 외부인사를 영입했다. 이달 초 LG유플러스의 콘텐트플랫폼 사업단장에 오른 이덕재 최고콘텐트책임자(CCO)다. 이덕재 CCO는 25년 넘게 방송콘텐트 사업에 몸담은 전문가로, tvN 본부장을 거쳐 CJ ENM 미디어 콘텐트부문 대표, CJ ENM 아메리카 대표를 역임했다. 이덕재 CCO는 LG유플러스에서 확장현실(XR)과 아이돌 라이브, 스포츠, 스마트홈트레이닝 등 플랫폼 사업을 추진한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콘텐트 조직을 분사하거나 신설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덕재 CCO가 대표를 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사업부문 잘 아는 전문가 영입…LG유플러스, 전망 사업 속도 낸다

LG유플러스가 주요 신사업에 외부 전문가를 책임자로 선임한 것은 회사가 새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속도를 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LG유플러스를 비롯한 이동통신 3사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미디어 콘텐트 등 다양한 신사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더는 성장하기 어려운 통신업 대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신사업은 전문성과 혁신성이 모두 필요하기 때문에 LG유플러스가 외부에서 수혈에 나설 수밖에 없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도 CJ ENM, 하이브를 거친 이상진 상무를 콘텐트플랫폼사업단 콘텐트사업담당으로 배치했다.
 
황규별 CDO가 맡을 데이터 사업부문은 LG그룹을 관통하는 미래사업이기도 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18년 취임 이후 지속해서 각 계열사에 DX를 주문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LG만의 고객가치를 실천하자며 "AI, 빅데이터 같은 디지털 기술이 고객가치혁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LG유플러스와 LG전자, LG생활건강 등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 계열사를 중심으로 CDO 조직을 만들어 DX를 위한 기반을 다졌다. 데이터 사업을 강화하려는 그룹 차원의 의지가 돋보이는 지점이다. 이중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 CDO 조직을 신설했다. 황규별 CDO가 공석이던 책임자 자리를 처음으로 맡는 셈이다.
 
LG유플러스가 황규별 CDO의 손을 통해 재탄생시킬 서비스는 고객센터와 마이데이터 사업 등이다. 우선 통신사가 가진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이용해 개인화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홈페이지나 온라인몰에서 단말기, 요금제, 프로모션 등을 검색하면 맞춤형 선택지를 제안하는 식이다. AI가 적용된 챗봇을 통해 고객의 불편사항도 빠르게 해결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부터 LG CNS와 손잡고 AICC(AI가 적용된 고객센터) 솔루션을 금융사를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도 LG유플러스의 새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이미 지난해 12월 말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신청했다. 그 맛보기로 신한은행, CJ올리브네트웍스와 마이데이터 서비스 '디키타카'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서비스는 빅데이터를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보여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데이터 사업의 기본 방향은 통신사, 금융사, 유통사가 보유한 고객 데이터를 토대로 사용자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라며 "올해는 마이데이터를 비롯해 여러 데이터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다양한 서비스가 나올 예정"이라고 했다.

선모은 기자 seon.m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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