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고 호황’ 반도체·스마트폰 세계 1위 모두 석권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 전년 대비 31.6%↑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점유율 18.9% 기록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시장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모두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월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나는 등 경영 공백 위기를 비롯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장 가동 불안, 경쟁사 애플의 신작 스마트폰 출시 등 대내외 악재에서도 시장 1위를 석권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발표한 ‘2021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톱10’(2021 Worldwide Top 10 Semiconductor Vendors by Revenue)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매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31.6% 증가한 759억5000만 달러(약 90조3000억원)였다. 2위인 인텔의 매출은 731억 달러(약 87조원)였다.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13.0%, 인텔이 12.5%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8년 반도체 매출 1위를 기록했으나, 2019년 인텔에 정상을 내준 뒤 2년 연속 2위에 머물렀다. 삼성전자의 이번 1위 탈환은 전 세계적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트너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 원격 작업, 학습 수요 등으로 시장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지난해 삼성전자의 메모리 매출은 전체 메모리 시장의 성장률에 따라 34.2%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메모리 매출 성장에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전년보다 31.6% 증가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인텔 매출은 0.5% 증가에 그쳐 상위 25개 반도체업체 가운데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점유율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매판매량 기준 18.9%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애플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17.2%로 2위에 올랐다. 이어 샤오미(13.6%), 오포(11.4%), 비보(9.6%) 등이 뒤를 이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거둔 성적인데다 스마트폰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애플을 제친 결과여서 업계에선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 1위 기록은 지난해 출시한 폴더블폰이 실적을 이끈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는 출시 한 달여 만에 국내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었을 정도로 흥행했다.
폴더블폰 시장이 성장하자 오포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이 가세하고 있다. 폴더블폰 시장을 애써 외면하던 미국 애플도 최근 폴더블폰을 개발 중이지만 기술 부족으로 2년뒤에야 폴더블아이폰을 선보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폴더블폰 판매량이 전년 대비 수 배 수준으로 늘었다”며 “내년에도 큰 폭의 성장을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6930만 대로 20% 증가하면서 1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2분기와 1분기에도 각각 5800만대, 7680만대로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성과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한 해 삼성전자 주가는 5.66%의 하락세를 보였으며, 올해 들어 이달 19일까지 2.92% 떨어졌다. 이에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 대비 현재 주가는 저평가 국면에 있다”고 평가했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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