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하락률 1위 크래프톤, HDC현산보다 더 폭락...기관물량도 풀린다
크래프톤, 한 달간 40% 넘게 하락...HDC현대산업개발 36.9% 떨어져
2700선이 무너지며 휘청거린 새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떨어진 종목은 게임업체 크래프톤이었다. 크래프톤은 광주에서 붕괴사고를 내며 대형 악재를 겪은 HDC현대산업개발보다 하락 폭이 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크래프톤 주가는 작년 말 46만원에서 지난 1월 28일 27만4500원으로 한 달간 40.33% 하락했다. 코스피 1월 월간 하락률인 10.56%와 비교하면 4배 가까이 하락해 이 기간 코스피 주가 하락률 1위다.
지난해 8월 상장한 크래프톤은 지난해 11월 17일 58만원을 찍고 급락했다. 1월에 크래프톤은 증시 전반이 반등한 28일(3.98%), 소폭 오른 20일(0.15%)과 12일(0.68%), 보합 마감한 3일을 제외한 모든 거래일에 하락 마감했다. 지난 25일에는 '마지노선'이라 불리던 30만원대도 무너졌다. 최근 거래일 종가 기준 크래프톤 주가는 공모가 49만8천원과 비교하면 45% 가량 하락했다.
크래프톤의 주가 급락은 지난해 출시한 신작의 흥행 실패로 인한 실적 부진과 글로벌 유동성 축소 등 외부 요인이 겹친 것으로 풀이된다. 크래프톤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가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내자 증권사들은 크래프톤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또 새해 들어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이 빠르고 강하게 이뤄질 것이란 우려에 게임주를 비롯한 성장주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점도 악재였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 역시 크래프톤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다. 올해 들어 외국인과 기관은 크래프톤의 주식을 각각 1594억원, 3129억원어치 팔아치웠다. 특히 상장 초기부터 크래프톤을 순매수한 연기금이 작년 11월 고점 이후 매도 우위로 돌아서면서 주가 하방 압력을 키웠다. 연기금은 1월에 크래프톤을 165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여기에 또 다른 악재도 크래프톤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상장한 대형 공모주들의 기관 투자자 보유 물량이 설 연휴 이후 대규모로 풀린다. 크래프톤의 총 발행주식의 31.66%에 해당하는 1550만주 역시 2월 10일 의무보유에서 해제된다. 보호예수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지면 수급 충격으로 주가가 더 내려갈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있을 신작 발표가 향후 투자심리를 좌우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크래프톤은 올해부터 신작 출시를 비롯해 딥러닝, VR, NFT·웹 3.0 등 신사업 추진을 본격화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직 신작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으로 공개된 만큼 올해 있을 신작 발표가 향후 투자심리를 좌우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크래프톤의 뒤를 이어 낙폭이 컸던 코스피 종목은 대형 붕괴사고를 낸 HDC현대산업개발(36.90%)이다. 상장 폐지설이 돌았던 비케이탑스(34.96%)와 대선 후보 테마주로 엮인 삼부토건(-33.76%)·형지엘리트(-33.56%)·일성건설(-32.78%) 역시 크게 하락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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