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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상비약 세트를 아시나요?”…각자도생 길 찾는 사람들

마스크 대란, 자가검사키트 품귀 현상에 이어
약품 모아 판매하는 ‘코로나 상비약 세트’ 등장
확진 시, 일반관리군은 의약품 제공받지 못해

 
 
약국에서 판매하는 코로나19 상비약 세트. [사진 화면캡처]
 

‘코로나 재택치료 대비, 상비약 세트 1만~3만원’  

최근 약국에 새로운 세트 상품이 등장했다. 바로 ‘코로나 상비약 세트’다. 종합감기약을 비롯해 해열제·염증치료제·소화제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렸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에 대비한 약들로 구성돼 있다. 가격은 약국마다 천차만별이다. 약사들이 어떤 제품들을 어떻게 조합했느냐에 따라 가격이 정해진다.  
 
코로나 상비약 세트가 등장한 배경에는 지난 10일부터 정부의 코로나19 확진자 치료체계가 바뀐 것이 영향을 미쳤다. 70세 미만 무증상자 또는 경증 환자에 한해 ‘일반관리군’과 ‘집중관리군’을 따로 분리하고 일반관리군에게는 재택치료 키트를 따로 제공하지 않는다. 반면 집중관리군인 60세 이상 고령자, 50세 이상 기저질환자 또는 면역저하자 등은 재택치료 키트를 제공받는다.  
 
약국들이 코로나19 재택치료를 대비한 상품, 코로나19 상비약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 화면캡처]
 
때문에 일반관리군에 해당하는 확진자들은 스스로 의약품을 구해야 한다. 이때 문제가 되는 확진자는 동거가족이 없는 ‘나홀로족’이다. 동거가족이 있는 확진자는 가족이 주변 약국에서 약품을 산 것을 전달받을 수 있지만, 동거가족이 없는 경우엔 보건소에서 약품을 신청해 받아야 하는데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해당 보건소와 연결 자체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상비약 세트를 구입한 직장인 김인지(34) 씨는 “코로나19에 확진된 가족이 있었는데, 이때 정부에서 제공하는 약이 타이레놀과 같은 일반 약국 제품인 것을 보고 코로나19에 걸릴 것을 대비해 미리 약국에서 약품을 샀다”며 “가족이 확진된 당시 확진 결과도 늦고, 결과 후 보건소와 연락을 취하려고 해도 연결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을 경험했기 때문에 이젠 스스로 살 방법을 찾는 ‘각자도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가검사키트, 1인당 1회 5개까지 구입 가능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품절사태가 났다. [사진 연합뉴스]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품귀 현상도 약품 선구매를 부추긴다. 자가검사키트는 구입방법도 한정적으로 제한됐다. 13일 식품의약안전처는 오는 3월 5일까지 3주 동안 자가검사키트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고 약국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자가검사키트 역시 1인당 1회에 5개까지 구입할 수 있도록 수량을 제한한다.  
 
마스크 대란에 이어 자가검사키트 품귀 현상까지 이르자, 종합감기약과 해열제 등도 미리 확보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한편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지난 11일 코로나19중앙재난안전대책회의본부 회의에서 김부겸 국무총리는 "‘속도’와 ‘효율’에 방점을 두고 방역 혁신을 하다 보니 ‘통제포기', '재택방치', '각자도생' 등의 과격한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가 아파하는 국민을 외면하거나 손을 놓거나 하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고,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에 맞게 위중한 분을 중심으로 의료 역량을 집중하되 나머지 국민들에게도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9일부터 일일 확진자 수 5만 명을 훌쩍 넘기고 있다. 최근 일주일 일 평균 확진자 수 역시 4만6000여 명에 이른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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