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UP | 구현모 KT 대표] 디지코 속도 낸다…KT클라우드 분사가 괜찮은 이유
증권업계 우호적 평가 “투자자 챙기는 분할 우수 사례”
구현모 KT 대표가 디지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엔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부문을 분사하기로 했다. 새 법인의 이름은 ‘KT클라우드’다. 초대 대표이사는 KT그룹의 클라우드 분야 전문가인 윤동식 부사장이 내정됐다. 성장성 높은 클라우드‧IDC 사업부를 독립법인으로 떼어내 사업 역량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다.
KT는 사업부 분할을 발표하고도 따가운 눈총을 받지 않았다. 계획을 발표한 15일엔 주가가 오히려 전일 대비 0.47% 올랐다. 이튿날인 16일엔 1.09% 상승했다.
요즘 증시에서 ‘분할 리스크’가 기업 주가에 큰 위협이 되는 것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여러 기업이 사업부 분할 결정을 내리면서 “알짜 사업만 똑 뗀다”는 여론의 비판이 들끓었다. 규제도 강화하는 추세다. 물적분할을 결정하고 기업 주가가 하락하는 사례가 이어지자 대선후보들이 관련 규제 방안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분할을 결정한 다른 회사의 주가와 KT의 주가 움직임이 엇갈린 건 KT가 선제적으로 주주가치 훼손 우려에 대응했기 때문이다.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정관 개정을 추진한다. 향후 KT클라우드가 상장할 때, KT 주주도 주식을 배당받을 수 있게끔 하겠다는 거다. 아울러 최근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기업분할 관련 제도개선이 법제화하면 이 역시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클라우드‧IDC 사업부가 KT의 핵심 사업부가 아니란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이 사업부가 거둔 매출은 4560억원으로 KT 전체 매출(24조8980억원)에 견주면 비중이 1.8%에 불과하다. 클라우드‧IDC 사업부를 떼어내도 KT의 경쟁력이 악화하진 않을 거란 얘기다.
증권가의 평가도 우호적이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KT의 분할은 최근 불거진 분할 이슈와는 결이 다르다”면서 “분할 결정 후 주가가 급락했던 기업은 이미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는 사업부문이나 메인 사업부를 나눴던 경우”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투자자 보호까지 챙기는 기업 분할의 우수 사례”라고 평가했다.
매출 비중은 적지만, 성장성이 뛰어나다. 지난해 거둔 매출(4560억원)도 전년과 비교하면 16.6% 증가했다. 비통신 기업간거래(B2B) 사업 중에선 가장 눈에 띄는 실적을 내고 있다.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ABC 역량’을 키우는 건 구현모 대표가 추진하는 디지코 전환의 핵심이다. 이번 분사 결정으로 KT 클라우드 사업의 가치가 재평가받을 거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향후 KT클라우드는 글로벌 수준의 AI 클라우드 경쟁력 확보를 위해 AI 인프라에 적극 투자한다. 아울러 8000억원 규모의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집중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IDC 공급에도 나선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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