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와 콜 연동’ 소문까지…우버의 좌충우돌, 티맵 대응은
카카오T와 택시 호출 제휴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우티 통한 국내 사용자 확대에 한계 느꼈을 수도
“우티를 둘러싸고 티맵모빌리티(이하 티맵)와 우버의 불협화음이 심각한 수준이다. 독자 브랜드로 카카오모빌리티(이하 카카오)에 맞서려는 티맵과 달리, 우버는 카카오와의 협력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모빌리티업계에 공공연하게 도는 소문이다. 두 회사가 여러 사건으로 순탄치 않은 협업관계를 드러냈는데, 불협화음의 이유가 양사가 그리는 우티의 미래 비전이 다르다는 것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 4월 합작법인 ‘우티(UT)’를 만들었다. 티맵이 지분의 49%를, 우버가 나머지 51%를 가졌다. 이사진도 나눠서 구성했다. 우버의 한국총괄을 맡았던 톰 화이트가 대표를 맡고,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와 윤풍영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 등이 등기이사로 참여했다.
티맵 측은 카카오에 맞먹는 모빌리티 애플리케이션(앱)을 목표로 삼았다. 단적인 예로 지난해 11월 우티 앱을 선보이면서 “가맹택시 운행 대수를 연말까지 1만대, 2022년까지는 2만대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2만대면 카카오의 가맹택시 브랜드인 ‘카카오T 블루’와 맞먹는 숫자다.
이종호 대표도 지난해 12월 내비게이션 앱 ‘티맵’을 개편하면서 “비운전자 중심 대중교통, 셔틀 등으로 서비스 경험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T처럼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말이었다.
우버의 생각은 달랐다. 국내보단 글로벌 시장에 관심이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인 사용자가 한국에서 우버 앱으로 택시를 잡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우버·우티 앱을 연동시켰다. 차두원 모빌리티연구소장은 “전 세계 어디서든 앱 하나로 해결한단 점에서 ‘원 앱 정책’으로 부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티가 생각만큼 시장 점유율을 늘리지 못하면서 한계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 우티의 가맹택시 브랜드인 ‘우티택시’ 운행 대수는 2000대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인 프로모션으로 11만명대까지 늘렸던 앱 사용자 수(안드로이드 기준)도 최근 4만명 안팎으로 줄었다.
‘카카오T와도 협력할 수 있다’는 말은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우티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최근 우버 측에서 카카오와 협력을 우티 내부에서 제안한 상황”이라며 “우티택시 기사도 카카오T 호출을 받을 수 있도록 카카오 측과 제휴를 맺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가맹택시 기사는 원칙적으로 타사 앱 호출을 받으면 안 된다. 그러나 사용자가 가장 많은 카카오T의 호출을 공공연히 받으면서 문제가 됐다. 카카오는 지난해 타다, 마카롱택시 등 주요 브랜드와 업무협약을 맺고 카카오T 호출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주요 브랜드 중에선 우티만 참여하지 않았다.
우티 측에서 경계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 카카오T 호출을 함께 받을 수 있으면 기사 입장에선 굳이 가맹비용을 내고 택시를 운행할 필요가 없다. 실제 한 가맹택시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카카오T에서 앱 호출을 막을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가맹에서 탈퇴하는 기사가 속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버의 원 앱 기조에 비춰보면 카카오와 협력 못 할 이유가 없다. 우티든 카카오T 블루든, 외국인이 우버 앱으로 원활하게 택시를 부를 수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우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논의한 내용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티맵 관계자 역시 “플랫폼택시사업은 우티로 모두 이관한 상황”이라며 “사실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우버의 원 앱 정책, 올해는 달라질까
우버 측은 카드결제 방식만 허용했다. 우버 앱에서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다. 앱 내에 미리 신용·체크카드를 등록하고, 등록한 카드로 택시요금을 결제하도록 했다. 후불교통카드나 간편 결제를 주로 써온 국내 사용자 사이에선 불편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다만 완고하던 우버 측 태도에 변화 조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우티에 현금이나 신용카드로 택시기사에게 직접 결제할 수 있는 직접 결제 기능을 추가한 것이 변화의 신호 중 하나다. 우버 측과 가까운 한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단 티맵 쪽 설득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라며 “올해 중으로 우티 서비스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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