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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로 들어올린 5대 금융 순이익 ‘16조원’…잔치는 계속된다

[5대금융 실적분석 ①은행] 대출 증가에 5대 지주 순이익 16조8346억원
금리 상승 영행에 올해 20조원 돌파도 가능
4대 금융지주, 적극적 주주환원 통해 주가 상승에도 성공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바야흐로 은행 전성시대다. 5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6조원을 돌파했다. 이 중에 5대 은행은 첫 11조원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발생한 영끌·빚투로 대출 자산이 증가했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며 이자이익이 극대화됐다.
 
최대 실적으로 금융지주들은 통 큰 주주 배당에도 나섰다. 4대 금융지주가 최근 결정한 배당금 규모는 3조7500억원이다. 호실적과 배당금 확대에 각 금융지주의 주가는 불안정한 장세 속에서도 일제히 급등했다.  
 

‘리딩뱅크’는 국민은행…하나은행, 다크호스로 급부상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금융지주 등 국내 5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은 총 16조834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12조5503억원)보다 34.1% 증가해 최대 실적을 냈다. 업계에선 올해 5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이 20조원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순이익 증가율이 20%만 기록해도 20조원을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5대 은행의 대출채권이 총 1399조7000억원으로 1년 만에 112조5000억원(8.7%) 증가했고,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이익이 극대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지주 별로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이 각각 27.6%, 17.7% 증가한 4조4096억원, 4조190억원을 기록해 ‘4조클럽’ 달성에 성공했다. 이어 하나금융이 33.7% 늘어난 3조5261억원, 우리금융이 98.0% 급증한 2조5880억원을 기록했다. 농협금융 순이익은 32.0% 증가한 2조2919억원이다. 
 
최대 계열사인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11조5872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1198억원)보다 27.0% 증가했다.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선 것에 이어 11조원 신기록도 달성했다. 각 은행 순이익 발표에 따르면 ▶국민은행 2조5908억원(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  ▶하나은행 2조5704억원(27.9% 증가) ▶신한은행 2조4944억원(20.1% 증가) ▶우리은행 2조3760억원(74.3% 증가) ▶농협은행 1조5556억원(13.4% 증가) 순을 기록했다.  
 
특히 하나은행이 지난해 신한은행을 따돌리며 업계 2위로 올라온 것이 눈에 띈다. 하나은행이 연간 실적으로 국민은행에 이어 2위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은행과의 순이익 차이도 204억원밖에 나지 않았다. 내년 리딩은행을 노려볼 가능성까지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은행의 강점은 조직 효율화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원화대출을 살펴보면 각각 319조원, 256조원으로 국민은행이 월등히 높았다. 두 은행의 이자이익도 각각 7조7285억원, 6조1506억원을 기록하며 1조5000억원이상 차이가 났다. 하지만 일반관리비에서 국민은행이 4조4027억원, 하나은행이 2조9731억원을 기록해 하나은행이 비용 관리에서 경쟁력을 보였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디지털 혁신 등을 통한 비용 효율성 개선으로 그룹의 일반관리비가 전년 대비 3.4% 증가에 머무는 등 이익 증가세 대비 양호한 수준으로 관리됐다”고 밝혔다. 
 

4대 지주 배당금 3.7조원…증권업계 “배당확대 적극 추진”

국내 금융지주들은 지난해 최대 실적을 낸 만큼 배당금 확대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분간 미국과 함께 한국의 기준금리가 계속 인상될 예정이라 금융지주의 이익 증가에 따른 배당 확대 추세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중간배당을 포함해 배당금 총 3조7505억원을 주주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배당 확대에 따른 4대 금융지주 주식의 배당수익률(2021년 종가 기준)은 평균 6.3%에 달했다. 하나금융이 7.4%, 우리금융이 7.1%로 7%대를, KB금융과 신한금융이 각각 5.3%를 기록했다.  
 
호실적과 배당확대에 따라 올해 4대 금융지주의 주가도 코스피와 코스닥의 하락과 반대로 급등한 모습이다. 연초 이래 지난 13일까지 하나금융지주는 19.48%, KB금융은 16.81%, 우리금융지주은 14.45%, 신한지주는 10.3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8.66% 떨어졌고, 코스닥은 15.38% 하락한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상승세다.
 
증권업계는 금융지주가 올해도 최대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추가 배당 확대에 따른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목표주가 상향도 잇따른다. SK증권은 KB금융이 금리 상승 수혜를 받는 은행업종 중 대장주가 될 것이라 보고 목표주가를 7만6000원으로 7% 상향 조정했다. IBK투자증권은 하나금융지주 목표주가를 기존 6만원에서 6만6000원으로 높였고, NH투자증권은 신한지주 목표가를 기존 5만2000원에서 5만6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우리금융지주의 목표주가를 12% 상향 조정한 1만9000원으로 잡았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1년 배당성향은 2019년 수준으로 결정되었고 이에 따라 커버리지 은행 합산 보통주 자본비율은 12.5%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이는 내부등급법이 통과되었던 2017년 12.1%보다도 높은 수준인데, 2022년에는 무리 없이 배당성향이 상향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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