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LG家 ‘아름다운 이별’ 마무리만 남은 LX그룹, 향후 과제는?

[구본준 독립 1년 ②] 지난해 12월, 구광모-구본준 회장 지분 정리 마쳐
계열사 간 거래 의존도 높은 점은 약점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구본준 LX그룹 회장 모습.[사진 LG}
LG그룹에서 사실상 계열 분리를 마친 LX그룹이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하며 독립 경영의 성공적인 신호탄을 쐈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아직 남은 과제도 있다고 평가한다. 공정위로부터 계열 분리 인가를 받아야 완전한 홀로서기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승계 문제도 남은 숙제다.  
 
LX그룹은 지난해 5월 출범하며 LG그룹의 울타리를 벗어났다. 구본준 전 LG 고문은 LX그룹‧LX홀딩스 회장으로 그의 장남 구형모 전 LG전자 책임은 LX홀딩스 상무로 자리를 옮겼다.  
 
같은 해 12월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서로가 가지고 있던 상대 회사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경영권 문제도 해소했다.  
 
구광모 회장은 LX홀딩스 지분을 모두 정리했고, 이를 사들인 구본준 회장은 LX홀딩스 지분 40.04%를 확보하며 안정적인 경영권을 갖게 됐다. 이후 구본준 회장이 자녀인 구형모 상무, 구연제 씨에게 지분을 증여하면서 LX가(家)의 초석을 다졌다. 현재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보유한 LX홀딩스 지분은 20.37%, 구형모 상무와 구연제 씨의 지분율은 각각 11.75% 8.78%다.  
 
반대로 구본준 회장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LG 지분 7.72% 가운데 4.18%를 매각하고 일부(1.5%)는 LG 공익재단 등에 기부하면서 LG그룹에 대한 영향력을 최소화했다. LS·GS·LIG 그룹 등에 이어 LG가(家)의 ‘아름다운 이별’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보고서를 통해 “LG와 LX의 인적분할 이후 양사의 주가 약세와 주식교환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이 주가 약세의 배경으로 작용했지만, 주식교환으로 계열 분리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LX그룹은 지주사인 LX홀딩스가 LX엔터내셔널(24.7%)·LX하우시스(33.5%)·LX엠엠에이(50%)·LX세미콘(33.1%)을 지배하는 구조다. LX인터내셔널은 LX판토스(51%)와 당진탱크터미널(100%)를 소유하고 있다. LX그룹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핵심 계열사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6조6865억원의 매출액과 6562억원의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LX그룹의 완전한 분리 위해선 공정위 승인 필요

남은 것은 공정위의 LG‧LX그룹 계열분리 승인이다. 재계에서는 이미 LG그룹에서 수차례 분리가 이뤄진 전례를 볼 때 이번에도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양사 임원들의 주식 보유 문제나 계열사 간 내부거래 등을 꼼꼼히 보겠지만,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구광모 회장은 LX그룹에 대한 지분을 모두 털어냈고, 구본준 회장은 LG 지분을 3% 이하만 보유하는 등 지분 정리를 마치면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계열 분리가 인정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다만 LG와 LX 계열회사 간 부당지원 혐의가 없어야 하고, 자금대차나 채무보증도 없어야 하는 등의 조건도 충족해야 하는데 LX그룹 계열사의 LG그룹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LX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 비중의 46.4%는 LG전자와의 거래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LX세미콘 역시 3분기 누적 매출액 1조3603억원 가운데 70.53%에 해당하는 9500억원가량이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관계기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준 회장의 뒤를 이어 LX그룹을 이끌 후계자로는 구형모 상무가 꼽히지만, 1987년생인 구 상무가 아직 30대라는 점 때문에 승계를 거론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40세에 그룹 총수에 올랐다는 것을 고려하면 나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현재 구형모 상무는 아버지인 구본준 회장에 이어 LX홀딩스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애플의 中 사랑?…팀 쿡, 올해만 세 번 방중

2 “네타냐후, 헤즈볼라와 휴전 ‘원칙적’ 승인”

3“무죄판결에도 무거운 책임감”…떨리는 목소리로 전한 이재용 최후진술은

4中 “엔비디아 중국에서 뿌리내리길”…美 반도체 규제 속 협력 강조

5충격의 중국 증시…‘5대 빅테크’ 시총 한 주 만에 57조원 증발

6이재용 ‘부당합병’ 2심도 징역 5년 구형…삼성 공식입장 ‘無’

7격화하는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갈등…예화랑 계약 두고 형제·모녀 충돌

8“이번엔 진짜다”…24년 만에 예금자보호 1억원 상향 가닥

9로앤굿, 국내 최초 소송금융 세미나 ‘엘피나’ 성료

실시간 뉴스

1애플의 中 사랑?…팀 쿡, 올해만 세 번 방중

2 “네타냐후, 헤즈볼라와 휴전 ‘원칙적’ 승인”

3“무죄판결에도 무거운 책임감”…떨리는 목소리로 전한 이재용 최후진술은

4中 “엔비디아 중국에서 뿌리내리길”…美 반도체 규제 속 협력 강조

5충격의 중국 증시…‘5대 빅테크’ 시총 한 주 만에 57조원 증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