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단독] 알림 빙자 ‘스팸’, 쓰레기 정보 대신 뿌려주는 카카오톡
- 카카오 “영리 목적 아니라 문제없다”
취재 시작되자 “스팸 차단 프로그램 가동 중”

카카오톡이 자체 서비스인 일정 알림 기능을 통해 스패머가 만든 쓰레기 정보, 이른바 ‘스팸’ 글을 카카오톡 이용자에게 대신 뿌리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카카오는 2019년 9월부터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일정 관리 서비스 ‘톡캘린더’를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가 신규 일정을 등록하면 카카오톡 채널 ‘톡비서 죠르디’를 통해 알림 서비스를 한다.
문제는 이 ‘알림 서비스’가 스팸 전달 기능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쓰레기 정보를 뿌려대는 스패머가 특정 날짜를 지정해 스팸 글을 올려놓고 무작위로 카카오톡 이용자들을 선정해놓으면 ‘톡비서 죠르디’가 해당 이용자들에게 알림을 보내준다.
형식상 ‘알림’이지만, 유튜브 채널 홍보나 무료주식방 개설 등과 같은 내용이 전달되는 것을 보면 카카오톡이 사실상 스팸 글을 대신 전달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에 사는 30대 회사원 A씨는 “모르는 사람이 보낸 메시지는 읽지 않고 삭제하거나 차단하는데, 갑자기 카카오톡 채널에서 일정 알림이라며 문자가 와 확인해보니 무료주식방 개설에 대한 내용이었다”며 “카카오가 직접 알려주는 정보라는 게 스팸 문자여서 황당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카오톡 이용자 B씨는 “죠르디가 보낸 영화 알림이라서 확인했더니 유튜브 영화 소개 채널이었다”며 “내가 원치도 않는 정보를 왜 카카오가 대신 보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고객센터 측은 “영리 목적의 광고성 메시지가 아니라 사용자에게 필수적인 정보를 놓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알림이니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용 중인 채팅방에서 일정이 등록되면 알림을 전송한다”는 것이다.
카카오 측은 “‘알림 메시지’만 발송하고 있으며 초대받은 알림이나 일정 내용은 고객이 직접 확인해야 한다”며 “죠르디 채널은 차단 또는 신고할 수 없다”고도 했다. 스팸 알림을 보내는 것은 카카오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스패머를 신고하라는 뜻이다.
그러나 카카오톡을 이용하면 캘린더 서비스와 알림 기능 자체를 삭제할 수 없어 이런 알림을 막을 뾰족한 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가 시작되자 카카오 측은 스팸 알림에 대한 문제점을 인정하고, 카카오톡 친구로 설정된 이용자에게서 온 알림만 받을 수 있도록 설정하는 기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런 문제를 지적하는 이용자들이 있어 따로 스팸을 차단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조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스패머가 스팸 발송 방식을 바꾸는 등 차단망을 피하는 경우가 있어 모든 스팸을 막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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