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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4캔 1만원’ 왜 안보이나 했더니…업계 ‘궁여지책’

4캔에 1만원 판매 공식 깨는 맥주 업계
맥아·홉 원가 상승에 물류비까지 급등해
맥주 세금 4월부터 L당 855.2원으로 인상

 
 
4캔에 1만원에 팔던 맥주 공식이 깨지고 있다. [중앙포토]
맥주 판매에 공식처럼 내려오던 ‘4캔에 1만원’이 깨지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수입맥주인 하이네켄·타이거·에델바이스가 4캔 1만1000원으로 가격을 인상하고, 올해 1월엔 버드와이저·스텔라·호가든·블랑1664·산미겔 역시 1만1000만원으로 올렸다. 
 
또 이달 들어 칭따오와 국내 수제맥주인 제주맥주도 4캔에 1만1000원으로 판매 중이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맥주 1캔당 가격이 2500원에서 2750원으로 오른 셈이다.
 

원가 상승으로 매출 상승해도 적자 느는 기업들  

4캔에 1만원은 10년간 이어오던 맥주업계의 통뼈 굵은 마케팅이다. 하지만 원가 상승 압박을 이기지 못한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을 선택하면서 1만원 공식이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장 큰 원인은 맥주의 주재료인 맥아와 홉이 20~60%까지 상승하는 등 원부자재 가격 인상이 꼽힌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물류비가 급등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물가 상승으로 원가율이 비교적 높은 국내 수제맥주 기업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매출액 대비 매출 원가율을 분석해보면 수제맥주 기업은 원가율이 60%인 반면 국산 대기업 맥주사는 40%, 외산 대기업은 38%로 나타났다. 원가율이 높은 맥주기업 일수록 원재료 상승세로 인한 더 큰 영업이익 손실을 기록하는 셈이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 점유율이 높은 제주맥주 역시 지난해 적자를 봤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매출액 288억3891만원으로 전년 대비 33.8% 증가했지만, 영업 손실 72억4889만원을 기록했다. 맥주는 많이 팔렸지만 팔아도 남는 이익이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원가율이 비교적 낮은 국내 대기업 맥주사 중 하나인 하이트진로 역시 수익성이 악화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매출이 2조2029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7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 감소했다. 매출 감소폭보다 더 크게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4월부터 맥주 주세 인상 예정  

4캔에 1만원에 팔던 맥주 공식이 깨지고 있다. [중앙포토]
오는 4월부터 맥주에 붙은 주세가 오르는 것도 가격 인상을 부추길 전망이다. 정부는 4월부터 기존 맥주 L당 세금 20.8원 상승한 855.2원 껑충 올릴 것을 예고했다. 이는 물가상승률 2.5%가 반영돼 책정됐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4캔에 1만원이라는 정해진 틀 안에서 맥주를 판매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라며 “물가상승률과 별개로 수입맥주가 10여년 전 처음 한국 시장에 진출할 때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4캔 1만원 묶음 할인 판매를 시작한 것이 아직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묶음 판매에 포함되지 않으면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제조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4캔 1만원 가격정책에 동참해왔지만, 이제는 적자폭이 커져 묶음 판매 프로모션에 동참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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