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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 l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 부회장] DB손보, 순익 ‘2위 굳히기’…최장수 CEO 김정남 관록 빛났다

지난해 7700억원대 순익 내며 사상 최대치
업계 2위 경쟁 중인 현대해상과 격차 벌려
코로나19 넘어 車보험 손해율 안정화 과제

 
 
김정나 DB손해보험 대표이사 부회장.[사진 D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이 지난해 창사이래 처음으로 세전이익 1조원 돌파와 함께 역대 최고치인 77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업계 ‘1위 기업’ 도전을 선언한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 부회장에게 연초부터 날아든 희소식이다. 
 
지난 12년간 DB손보의 성장과 함께해온 김정남 부회장이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등 여러 변수를 극복하고 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서의 관록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세전 영업익 1조…손해율 관리 성공한 DB

25일 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656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처음으로 세전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55.9%(3822억원)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54.6% 증가한 776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절반 이상 상승했다.
 
물론 올해 손보사들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손해율이 줄어 대부분 호실적을 기록했다.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손보사 4곳인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는 지난해 전년 대비 20% 증가한 2조6000억대 순익을 냈다. 자동차보험 연간 손해율이 80%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 컸다.
 
지난해 DB손보 역시 연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9.5%로 하락해 흑자를 냈다.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은 78~80% 수준으로 추정된다. 2020년(84.4%)에 비해서는 4.9%포인트 떨어졌다.  
 
다른 손해율 관리에 성공한 것도 호실적의 요인이다.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손해율은 각각 84.6%, 68.4%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2.3%포인트 개선됐다. 사업비율도 연간 19.6%를 기록, 20% 이하로 떨어졌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간 사업비율이 다른 회사 대비 현저한 개선세를 보인 점은 DB손보의 차별화된 비용 관리 능력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업손실액은 줄이면서 투자이익은 늘렸다. 보험영업손실은 2020년 5904억원에서 지난해 2384억원으로 개선됐다. 같은 기간 투자영업이익은 1조2738억원에서 1조3039억원으로 2.4%(302억원) 증가했다. DB손보 관계자는 “보험영업이익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투자 영업이익은 채권 투자 확대 기조로 전년에 비해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DB손보는 업계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해상과의 순익 격차를 더 벌렸다. 2020년 DB손보(5611억원)와 현대해상(3319억원)의 순익 차이는 약 2300억원이다. 지난해에는 현대해상이 4383억원, DB손보가 7764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약 3300억원 차이로 벌어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총 자산은 현대해상이 51조원으로 DB손보 49조원에 앞서지만 순익에서는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DB손보 성공과 함께한 김정남 부회장

김 부회장은 북평고와 동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1979년 DB그룹(구 동부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1984년 현재의 DB손보로 자리를 옮겨 보상·영업·신사업·기획 등 핵심업무를 담당하며 보험전문가로서 탄탄한 기초를 다졌다. 이후 2010년 5월 사내 평사원 출신으로는 최초로 CEO 자리에 올랐고 현재까지 DB손보를 이끌며 보험업계 최장수 CEO 타이틀을 갖고 있다.
 
DB손해보험 빌딩. [사진 DB손해보험]
특히 5회에 달하는 연임 횟수는 김 부회장이 DB손보의 실적을 성공적으로 성장시켰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2010년 1000억~2000억원대 순익을 내던 DB손보는 김 부회장 부임 후 2012년 3000억원을 넘어선 뒤 성장을 거듭하며 2017년 6600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2018~2019년 실적이 주춤했지만 2020년을 기점으로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취임 당시 530만명 수준이던 가입자는 지난해 1000만명을 돌파했다. 국내 손보사 중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선 곳은 삼성화재와 DB손보, 현대해상이 유일하다. 또 재임 기간 업계 최초로 이륜차 운전자보험을 내놨으며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 운전자를 위한 담보도 탑재하는 등 상품 고도화에도 힘썼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DB손보도 CEO 교체 이슈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김정남 부회장이 안정적인 성과로 경영진에 어필하며 연임에 성공해왔다”며 “DB손보 성공기에는 늘 김 부회장이 함께한 셈”이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초 3년 연임에 성공하며 2024년까지 DB손보 수장직을 맡는다. 김 부회장은 52년생으로 올해 71세다. 나이가 적지 않아 향후 또 연임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다. 이번 재임기간 동안 DB손보 성장을 위해 불꽃을 불태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내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대비가 선과제다. IFRS17 도입 이후에는 고객에 받은 보험료가 모두 부채로 평가돼 자본 부담이 커진다. 김 부회장도 올 초 신년사에서 “FRS17 병행시행으로 수익성 중심의 매출 경쟁이 치열해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 부회장은 올해 채널 특성별로 장기보험 레벨업 전략을 수립해 재무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올해 손보업계 전망이 밝은 편은 아니다. 코로나19 여파가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미 보험업계에서는 전년도와 지난해 손보사들의 호실적이 코로나19로 인한 ‘반짝 실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근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는 추세다. 이달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결정한 가운데 DB손보도 인하가 유력하다. 김 부회장 입장에서는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안정적으로 방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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