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타고 오르던 은행株에 드리워진 악재 ‘3가지’
러시아 전쟁 등에 한은, 금리 속도 조절 가능성↑
가계·기업대출 증가 둔화에 은행 수익성 ‘빨간불’
당국의 충당금 적립 요구도 은행 부담
기준금리 수혜주로 여겨진 은행주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경제 전망치가 나빠진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증이 폭증하면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에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금융당국이 소상공인 등을 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지원 4차 연장을 결정했고, 은행엔 충당금 적립을 요구하고 있어 수익성 악화 우려까지 겹친 모습이다.
4대 금융지주, 코스피 대비 가파른 하락
이같은 주가 하락은 은행주에 악재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은의 기준금리 속도 조절 ▶코로나19 및 경기 악화 따른 기업대출 확대 어려움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 은행 수익성에 영향을 줄 변수가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7명 전원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증권업계에선 이번 만장일치 금리 동결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내기 어려운 한은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봤다. 기준금리 인상이 어려워지면서 은행주의 상승 동력이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대선 이후 신임 총재 인선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인상 소수의견 여부가 중요했다”며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이 만장일치로 결정됨에 따라 당분간 한은 금리인상 관련 시장 긴장은 잠복할 것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경제전망 악화로 기업대출 확대도 안갯속
은행 입장에선 경제성장률이 떨어질수록 악재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따라 은행들은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코로나19로 한계기업이 늘고 있어 기업대출 증가도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2020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한계기업 비중은 40.9%로, 2009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것은 기업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내지 못한다는 것을 말한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된 만큼 지난해 한계기업 비중이 더 늘었을 것으로 예상한다.
기업대출 외에도 당국의 대출 규제로 은행은 지난해보다 이자이익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각 은행의 대출 증가율은 4~5%를 넘을 수 없다. 아울러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도입으로 올해 1월부터 대출 2억원 이상 되는 대출에, 7월부터는 1억원 이상에 규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대손충당금 확대시 이익 확대 발목 잡힐 수도
특히 연말로 갈수록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 당국이 잠재된 리스크 대비를 빌미로 배당금 축소를 권고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배당금을 보고 들어온 투자자들의 실망을 키워 주가에 악영향이 될 수 있다. 실제로 2020년 말에 금융위는 각 금융지주에 배당성향을 20% 이하로 유지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당시에도 당국은 금융사의 나가는 돈을 줄여 리스크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1월 19일 열린 ‘소상공인 부채리스크 점검 간담회’에서 “예상되는 충격을 고려해 대손충당금 등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은보 금감원장도 같은 달 26일 금융플랫폼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작년보다도 충당금 규모가 좀 줄어드는 모습"이라며 "충당금을 더 쌓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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