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한국형 PPP” vs 尹 “국가 임대 나눔”...50조 지원은 공통
[선택, 누가 살림살이를 바꿀 것인가]
여·야 대선 후보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공약 비교
이재명 후보는 신용 대사면 및 한국형 PPP 도입
윤석열 후보는 임대료 나눔제 실시, 방역패스 폐지
3월9일 제 20대 대통령선거일을 앞두고 여야 후보자들의 공약 대결이 한창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특수 상황에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지원 공약이 주요 후보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자영업자 앞으로 손실보상 제대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코로나19 극복, 회복과 도약’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각 선거물에 자영업자를 위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두 후보는 모두 ‘50조원’ 예산 지원이라는 공통적인 공약을 내밀고 있지만, 각자 특징이 다른 금융 구제책도과 방역체계를 제시하고 있다.
李 “신용 대사면 지원하고 한국형 PPP 도입”
먼저 이재명 후보는 지원금 50조원에 대해서 취임 직후 긴급 재정명령을 통해 즉각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비용적 지원뿐 아니라 코로나19 장기화로 신용점수가 하락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긴급 금융 구제 지원 방안’을 내세운다.
이 후보의 긴급 금융 구제 지원 방안 중 대표적인 공약은 ‘신용 대사면’이다. 회생 가능한 채무를 국가가 매입해 떨어진 자영업자의 신용등급을 회복하게 돕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는 “고금리 사채의 늪과 폐업의 벼랑으로 내몰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신용회복을 돕고 채무 부담을 줄여 드리겠다”며 “코로나19로 신용등급이 낮아져 시중은행이 아닌 고리 대부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신용등급 회복을 위한 신용 대사면을 단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원 방안으로는 ‘한국형 PPP 도입’이다. 이는 미국 급여보호프로그램(PPP)을 한국형으로 바꿔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에게 저리로 대출을 지원하고 이를 고정비로 지출할 경우 해당 금액은 대출을 상환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즉 소상공인이 대출한 돈을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로 쓸 경우 돈을 돌려받지 않는 것이다.
이외에도 이 후보는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소상공인 전용 소비쿠폰을 지급해 소상공인 매출을 지원하는 공약도 내세우고 있다. 지난 2월 25일 이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당선이 되면 지역화폐형 소비쿠폰을 전 국민 대상으로 확대 발행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경기회복을 제대로 체감토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尹 “방역패스 철폐하고 국가가 임대료 3분의 1 분담”
윤석열 후보는 50조원 지원에 대해 그 이상 액수를 재정자원으로 확보하겠다고 공약했다. 윤 후보는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50조원을 조성하고 그중 43조원을 손실보상에 사용하고 나머지 7조원은 신용보증보험 수수료로 투입해 대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윤 후보는 지난 2월 2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적극적인 방역지원금 확대 의지를 밝혔다. 윤 후보는 “이번 추가경정예산에서 통과한 방역지원금 300만원은 불충분한 금액”이라며 “특별한 희생을 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분들에게 실질적인 보상을 약속드리며, 대통령이 된다면 즉시 기존 정부안과 별개로 600만원을 추가해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금융 구제정책으로는 ‘임대료 나눔제’ 지원책을 내놨다. 윤 후보는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운영 방향에 관해 설명하며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 소상공인에게 큰 부담인 임대료를 임대인과 임차인, 국가가 3분의 1씩 분담하는 임대료 나눔제를 제시했다.
임대인이 임대료의 3분의 1을 삭감하면 그중 20%는 세액공제로 정부가 돌려주고, 나머지 손실분도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 세액공제 등 형태로 전액을 보전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임차인인 자영업자에게도 임대료와 공과금의 절반을 면제하는 ‘한국형 반값 임대료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한국형 반값 임대료 프로젝트’는 소상공인이 대출금을 임대료와 공과금 납부에 사용한 것이 확인되면 그 금액의 50%는 나라에서 면제하는 지원이다.
영업시간 허용 범위서도 구분된 여야 정책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사업 운영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부의 방역체제에 대해서도 두 후보의 의견은 갈라진다. 먼저 이 후보는 ‘스마트 방역’을 내세우며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3차) 접종자를 대상으로 자정까지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소극적인 완화 공약을 냈다.
반면 윤 후보는 방역패스를 완전히 철폐하고, 백신 접종여부와 상관없이 24시간 모두를 상대로 자유영업을 할 수 있게 기존 방역체제를 완전히 바꾸는 공약을 내세운다.
현재 정부는 3월 1일을부터 식당, 카페, PC방, 목용탕, 실내 체육시설 등 11종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방역패스 제도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있다. 방역패스 제도 중단으로 백신 미접종자가 자유롭게 다중 이용시설을 오갈 수 있게 됐지만 단 운영시간 제한은 유지된다.
두 후보 모두 ‘사후 보상이 아닌 사전 지원 개념’임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지원 공약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소상공인 단체 반응은 차갑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이코노미스트]와의 통화에서 “각 후보자의 소상공인 지원 공약을 일일이 말할 순 없지만, 두 후보 모두 50조원 지원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 공약들이 대선 전에 이뤄져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적용되는 것이 급선무”라며 “벼랑 끝에 서 있는 소상공인들은 당선 이후 얼마를 지원하겠다는 등의 이야기는 와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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