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이더리움’ 웨이브…전쟁 포화 속 일주일에 52% 급등
러-우크라 지정학 리스크와 웨이브 2.0 업데이트 호재 맞물려
‘러시아의 이더리움’으로 불리는 가상자산(암호화폐)인 웨이브(WAVES) 가격이 이달 들어 급상승했다. 지난 한주 동안에는 50% 이상 급등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하면서 러시아에서 사용되는 암호화폐로 많은 돈이 몰리며 웨이브도 급등한 것으로 해석된다.
6일 오후 5시 업비트 기준 웨이브는 전일(오전 9시 종가) 대비 5.15%(1100원) 오른 2만24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4시경에는 2만5510원까지 오르면서 이번주(2월 28일~3월 6일) 중 최고가를 보였다. 시가총액은 약 2조3981억원으로 글로벌 전체 암호화폐 가운데 50위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 24시간 거래량은 7178억원가량으로 거래가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
웨이브는 러시아 국적의 알렉산더 사샤 이바노프가 개발해 2016년 출시한 암호화폐 플랫폼이다. ‘러시아의 이더리움’으로도 불린다. 이더리움도 러시아인 비탈릭 부테린이 창시했기 때문에 언뜻 어색하게 들리지만, 웨이브는 러시아 내에서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2020년에는 러시아의 엑스포뱅크라는 은행이 웨이브를 담보로 대출을 진행한 바 있다. 러시아 최초로 코인을 담보로 대출을 진행한 사례였다.
버거킹 러시아 법인은 웨이브 플랫폼 위에서 작동하는 탈중앙화 분산 애플리케이션(DApp·디앱)인 ‘와퍼코인’을 이용한 주문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고객이 와퍼를 하나 살 때마다 1개씩 지급되는데, 버거킹 러시아 법인은 와퍼코인이 발행량이 10억개를 넘어서자 암호화폐로 통용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2017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주문에 활용했다.
‘우크라 사태’에 폭등한 웨이브…업데이트 등 자체 호재도
실제로 비트코인의 루블화 거래량은 지난달 17일 2900만 루블에서 일주일 만에 3억 루블까지 치솟았다. 또한 암호화폐 거래 분석사이트 크립토컴페어에 따르면 지난 1일 루블로 표시된 비트코인 거래량은 달러화 기준으로 전날보다 259% 증가한 약 1310만 달러(약 157억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매집세가 비트코인뿐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웨이브 등 다른 암호화폐로도 옮겨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정학적 이유와 별개로 웨이브의 2.0 업데이트, 올브릿지와의 협업 소식 등 자체 호재도 있다. 웨이브는 지난달 10일 웨이브 2.0으로의 전환을 발표했다. 올 한 해에 걸쳐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 메타버스 프로토콜, 미국 진출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난달 22일 올브릿지와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올브릿지는 이더리움과 솔라나처럼 다른 블록체인의 연결을 지원해주는 플랫폼이다.
하지만 자체 호재는 꽤 시차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전쟁 사태가 반등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데 무게가 더 실린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일부 알트코인들은 개인 투자자들에 의해 폭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웨이브는 국내 4대 거래소 가운데 업비트와 빗썸에서 거래 가능하다. 현재 코인원과 코빗에는 상장돼 있지 않다.
윤형준 기자 yoon.hye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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