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주주 뺀 쌍용차 회생 채권자, 회생계획안 사실상 반대
서울보증보험, 법원에 회생계획안 수정 명령 제출
상거래 채권단에 이어 주요 회생 채권자 반대 입장
표류하는 쌍용차 매각…尹 정부서 해결될까
쌍용자동차의 회생 채권자인 서울보증보험이 법원에 쌍용차 회생계획안에 대한 수정 명령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쌍용차 전체 회생 채권의 약 70%를 차지하는 상거래 채권단이 회생계획안에 반대하면서 인수자 교체를 요구한 데 이어, 또 다른 회생 채권자가 법원에 현재의 회생계획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이다. 쌍용차 최대주주인 마힌드라를 제외한 사실상 모든 회생 채권자가 쌍용차 회생계획안에 반대한 것이다.
14일 법조계와 완성차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11일 서울회생법원에 쌍용차 회생계획안에 대한 수정 명령을 제출했다. 쌍용차 인수를 추진 중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측이 지난 2월 25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대한 수정을 요청한 것이다. 서울보증보험의 최대주주는 지분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예금보험공사다.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 측은 서울보증보험에 투입된 약 10조원에 달하는 공적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배당 성향을 약 50%로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공적 자금 회수를 위해 서울보증보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서울보증보험이 쌍용차 회생계획안에 담긴 1.75%에 불과한 회생 채권 현금 변제율을 받아들일 입장이 아니라는 얘기다. 서울보증보험 측은 “해당 사안과 관련해 언급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쌍용차에 따르면 이 회사 회생계획안에는 약 5470억원의 회생 채권 가운데 1.75%만 현금으로 변제하고 나머지 98.25%는 출자 전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 대금(3049억원)을 재원으로 활용해 회생 담보권(약 2320억원)과 조세 채권(약 558억원)은 현금 변제하지만 회생 채권은 1.75%만 변제한다는 것이다.
완성차업계와 금융업계 등에선 “회생 채권자들이 1.75%에 불과한 회생 채권 현금 변제율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했던 만큼, 최대주주인 마힌드라를 제외한 주요 회생 채권자들의 반대는 예정된 수순”이란 평가가 많다. 쌍용차 역시 이 같은 반발을 예상한 듯 “금번 제출한 회생계획안이 최종적인 것은 아니고 인수인 및 이해관계인들과 채권 변제율 제고 방안 등을 협의해 관계인 집회 직전에 제출하는 회생계획안 수정안에 반영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尹 정부 출범 후 쌍용차 운전대 어디로
현재로선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측이 회생 채권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회생계획안을 수정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상거래 채권단이 제시한 최소한의 회생 채권 현금 변제율은 50% 이상인데,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쌍용차 인수 대금의 사실상 대부분을 회생 담보권과 조세 채권 변제에 사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쌍용차 내부에서도 회생계획안 수정과 관련한 별다른 논의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일부에선 법원의 회생계획안 강제 인가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강제 인가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따라 오는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 쌍용차 매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교체될 것이란 예측이 많은 상황이라, 차기 회장 인선에 따라 쌍용차 매각이 새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회생 채권자 입장에서 회생 채권 변제율 1.75%에 출자 전환, 주식 병합 등을 통해 쌍용차 지분 91%를 인수한다는 회생계획안에 동의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지금으로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재매각을 통해 쌍용차 새 주인을 찾는 것이 유일한 회생 방안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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